[촌부의 단상]
식탁의자 그리고 책 이야기
2024년 12월 19일 목요일
甲辰年 음력 동짓달 열아흐렛날
한동안 이른 아침 기상시간은 어두컴컴했다.
모레가 동지(冬至)이니까 앞으로는 갈수록
점점 밤이 짧아지고 대신 낮이 조금씩 길어질
것이다. 어서빨리 겨울이 지나갔으면 좋겠다.
오늘도 여전히 춥다. 아침공기가 엄청 차갑다.
어제와 비슷한 영하 15도인데 오늘이 지나면
조금 나아질 것이란다. 오늘도 한파주의보...
어제 점심무렵에 주문한 아일랜드 식탁의자가
도착했다. 그동안 아내에게 참 많이 미안했다.
벌써 사줬어야 했는데... 따로 마련된 식당에
제대로 된 번듯한 식탁과 의자가 있지만 우리
둘이 있을 때는 거의 사용하지는 않는다. 대신
주방에 속해있는 아일랜드 식탁에서 식사한다.
별도로 딸린 의자가 없어 대충 이것저것 갖다
사용했다. 아내가 의자를 마련하자고 했던 게
언제인지 모른다. 의자는 가구점에 가서 사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원주에 가면 사와야지
했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인근 대화에 사는
아우에게 가구점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의아한
눈치였다. 인터넷 검색하면 얼마든지 값싸고
편하게 살 수 있는데 무슨 가구점이냐고 했다.
이놈의 촌부는 헛똑똑이다. 그것도 몰랐다니...
그 아우의 추천으로 인터넷으로 주문했더니
어제 도착했다. 하나씩 박스에서 꺼내 간단히
조립해주었다. 아내가 아주 좋아했다. 묵은 해
가기전에 큰 숙제 하나를 해치운 느낌이다.
어제는 날씨도 추웠고 때마침 일을 나가지않는
날이라서 종일 난롯불을 지펴놓고 책을 읽었다.
아마 근래 들어 가장 긴 시간을 책과 함께했다.
♧주경야독 晝耕夜讀
낮에는 농사(農事)짓고,
밤에는 글을 읽는다는 뜻으로,
어려운 여건(與件) 속에서도 꿋꿋하게
공부(工夫)함을 이르는 말이다.
♧일일불독서 구중생형극
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는 뜻으로
안중근 의사님께서 중국의 여순옥중에서
남기신 유묵(遺墨)으로 유명한 글귀이다.
이 두 글귀를 늘 마음에 새기고 있기는 하지만
제대로 실천을 못하고 있다. 바쁘다는 핑계로,
게으른 탓에 예전보다 독서량이 훨씬 줄었다.
산골살이를 하면 책을 꽤 많이 읽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과는 달리 여건이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았다. 예전의 젊은 시절에는
광고회사에 근무하여 온갖 잡지와 신문을 많이
읽고 일정량의 금액을 정해놓고 책을 구입하여
정말 많이 읽었다. 그리고 선물은 책으로 하곤
했다. 그 습관은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졌었다.
그런데 산골살이를 시작하면서 워낙 바깥일을
많이 하다보니 점점 책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2017년 이맘때 원하던
수필가로 등단을 하면서 애써 다시 책을 많이
읽게 되었다. 계간으로 발간되는 순수 문예지
푸른문학을 통해 많은 배움을 얻었다. 문우들
작품을 많이 읽는 것이 문학의 밑천이 되었다.
그렇긴 했으나 책을 가까이 못하는 핑계 아닌
핑계라면 한동안 집안 사정으로 많은 아픔을
겪다보니 책을 읽을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어찌되었거나 앞으로는 책을 가까이하고 많이
읽는 습관을 되살려봐야겠다고 다짐을 한다.
어젠 두 군데에서 책을 보내왔다. 앞에 언급한
푸른문학 2024 겨울호가 도착하여 반가웠다.
한동안은 푸른문학을 통해 작품을 발표했었다.
앞에서 말한 집안 사정으로 최근에는 제대로
활동을 못하고 있어 함께하는 동인, 문우들과
대표님께 죄송하다. 조금 더 쉼을 갖고 싶었다.
그래서 당분간은 활동을 못하겠다고 전했다.
생각의 여유, 마음의 여유를 찾게되면 활동을
다시 시작할 수 있을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또 하나의 책선물은 페친이신 김정순 시인님의
시집 '그리움 안고 섬으로 살자'이다. 요즘에도
전국의 이름난 명산은 물론이고 산이라고 하면
거의 모든 산을 섭렵하는 듯하여 너무나 인상이
깊은 분이었다. 학구열도 남달라 국문학 전공,
경영학 전공도 모자라 지금은 미디어영상학을
공부하고 있다고 한다. 다재다능한 시인께서는
세무회계전문가이며 캘리그라피 작가이기도
하다. 지난 한글날 기념 '한글 멋 글씨' 사진전
참여 작가로 명성을 날리기도 하셨다. 참으로
멋지고 대단한 여성 작가이시다. 이런 대단한
분의 작품, 시집을 선물로 받아 너무 감사하다.
김정순 시인님!
걸음걸음 산을 마주하며
마음으로 엮어서 담은 시집,
'그리움 안고 섬으로 살자'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