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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비우고 채우고... 

 

2024년 12월 3일 화요일 

甲辰年 음력 동짓달 초사흗날 

 

엊그제 장독대 쌓인 눈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이렇게 많이 쌓인 눈이 언제쯤 다 녹을까?" 

라고 했었는데 불과 이틀 사이 따스한 햇살과 

공기의 대단한 힘으로 언제 폭설이 내렸냐는 

듯 거의 다 녹아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아직 응달에는 덜 녹은 눈이 남아있지만 거의 

대부분 햇볕이 닿는 곳은 며칠 안보이던 흙이 

드러났다. 이틀간 영상의 기온이 이어진 결과, 

역시 햇볕의 힘은 참 대단함이라 느끼게 된다. 

오늘부터는 조금씩 기온이 떨어질 모양이다. 

이른 아침 기온이 어제보다 조금 낮은 듯하다. 

영하 3도, '이 정도쯤이야!' 라고 한다. 

 

어제는 하루종일 장작과 함께했다. 

다용도 창고가 거의 밑바닥을 드러내고 있어 

드디어 가득 채워놓은 장작집 장작을 헐었다. 

비우고 채우고, 나르고 쌓고... 

외부 장작집에 쌓아놓은 장작을 눈이나 비가 

내려도 현관문을 열면 바로 가져올 수 있게끔 

다용도 창고로 옮겨와서 쌓는 일을 한 것이다. 

비록 비닐하우스 형태의 간이창고이지만 아주 

편리하다. 장작 보관하는 것이 주된 목적인데 

온갖 잡동사니를 보관하고 있어 장작집이라고 

하지않고 우리는 다용도 창고라고 부른다. 

 

지난 여름 밭가 외부 장작집에 쌓아둔 장작은 

아주 잘 말랐다. 어차피 헐어야 하는 것이지만 

첫 번째 칸 장작을 꺼내 다용도 창고로 옮기는 

순간 뭔가 모르게 마음이 좀 이상함을 느꼈다. 

가득 차있던 장작집 장작을 헐어서 안쪽으로 

옮기는 것 뿐인데 말이다. 이런것도 욕심인가? 

맞다! 촌부의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 분명하다. 

어차피 언제가는 헐어 땔감으로 쓸 장작인데 

마냥 쌓아놓고 장작부자입네 라고 할 순 없는 

것인데 장작을 헐어 옮기는 것이 못내 서운한 

느낌이 들었던 모양이다. 

 

장작을 많이 해놓긴 했다. 지난 10월 중순부터 

12월이 시작된 지금껏 장작집의 장작을 헐지 

않고 다용도 창고에 쌓아놓은 것으로 충분했다. 

어제 옮겨다 쌓은 장작이 거의 그 전에 쌓였던 

만큼은 된다. 하지만 아직은 더 쌓을 수가 있어 

더 옮겨올 생각이다. 다용도 창고는 축대밑에 

위치하여 장소가 다소 협소하다. 그렇긴 하지만 

나름의 생각으로 앞쪽은 세로로 협소한 뒷쪽은 

가로로 쌓아놓았다. 보기엔 한 줄로 쌓은 듯이 

보이지만 두 줄로 쌓은 것이다. 최대한 더 많이 

쌓고 싶은 생각이라서 이렇게 쌓아본 것이다. 

꽤 많이 옮겨왔음에도 불구하고 외부 장작집의 

첫 번째 칸은 아직 다 비우지 못했다. 오늘 오후 

마저 장작집은 비우고 다용도 창고는 채워볼까 

싶다. 어제도 그랬는데 오늘도 아내가 이렇게 

말하려나? "조금씩 담아 나르라구! 힘들잖아!" 

 

어제 오후 우편집배원이 다녀갔다. 멀리서보니 

우체통에 제법 큼지막한 우편물을 넣고 가는 

것 같았다. 그런가 했는데 아내를 데리러 갔다 

왔더니 둘째네가 집에다 우편물을 갖다놓았다. 

뭘까 했는데 페친이신 조정애 시인님께서 최근 

발간하신 시집 '믿음의 유산'과 함께 부군이신  

소설가 오태규 선생님 신작 소설 '해동머리'를 

보내주신 것이다. 이렇게 책선물을 받는 것은 

그 어떤 선물보다 더 값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두 분 작가님, 좋은 선물 고맙고 감사합니다.^^ 

아울러 두 분 저서 '믿음의 유산', '해동머리'가 

독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기를 기원합니다. 

 

오늘은 사흘만에 시니어클럽 일을 나가야한다. 

12월에는 화, 목, 금요일 순번이다. 시니어클럽 

이 일도 이번달이 마지막이다. 새해에는 어디로 

배정을 받을지 모르지만 지금처럼 식물원에서 

일을 했으면 좋겠다. 동절기라서 7시에 집에서 

나가는 것이 조금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그다지 

큰 애로는 없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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