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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짧았지만 마음에 남는 울산 여행  

 

2024년 11월 18일 월요일 

甲辰年 음력 시월 열여드렛날  

 

어제까지 늦가을이었다면 오늘부터는 본격적인 

겨울에 들어섰다고 해야겠지? 하루사이에 금방 

싸늘한 기온으로 곤두박질을 할 수가 있을까? 

그래서 날씨의 변화는 하늘만이 아는 것이리라! 

영하 8도의 매서운 한파가 몰려와 당황스럽다. 

요근래 워낙 따스한 날들이 이어지며 길들여져 

여느해 이맘때와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이제는 

차츰 겨울철을 맞이하는 몸과 마음의 가짐으로 

돌입해야만 할 것 같다. 산골의 겨울은 오늘부터 

시작인갑다. 어서 난롯불부터 지피자! 

 

1박 2일을 꽉 채운 울산 여행을 마치고 어젯밤 

산골집에 돌아왔다. 일반적인 여행은 아니지만 

정말 알차게 지냈던 이틀이 아니었나 싶다. 고향 

친구 아들 결혼식 참석이 주목적이었으나 많은 

친구들을 만나 회포를 풀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제천 친구 부부와 함께 오랜만에 두 부부가 아주 

좋은 시간을 가졌다. 울산이 좋은 고장이란 것을 

새삼스레 느끼게 된 이번 울산 방문이었다. 

 

전날 태화강 국가정원 둘러본 것에 이어 어제는 

난생처음 시티투어 버스를 타봤다. 요즘은 거의 

도시마다 관광객의 교통편의를 위한 시티투어  

버스를 운행하는 것으로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 

경험을 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울산에서의 

이틀째 관광은 대왕암공원으로 정했다. 숙소를 

나와 간단히 아침식사를 해결하고 곧바로 주변 

시티투어 버스 정류장에서 첫차에 탑승을 했다. 

너무나 친절한 해설사의 자세한 설명에 모두들 

감탄과 감동을 했다. 참 좋은 경험이었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더라면 몇 군데의 유명한 

관광지를 둘러보면 좋았겠지만 모두 다음으로 

미루고 바닷가에 위치한 대왕암공원으로 갔다. 

이곳에서 근 47년만에 고공공포증 트라우마를 

극복했다. 젊은 시절 암벽등반을 하다가 추락한 

이후 거의 케이블카, 스카이워크, 출렁다리 등등 

지상에 떠있는 곳은 발을 들여놓은 경험이 없다. 

대왕암을 가려면 303m 길이 출렁다리를 건너 

가야만 한다. 소나무 숲길을 따라 걷는 방법도 

있지만 재미와 흥미를 위한 출렁다리 건너기는 

새로운 경험이 되긴 할 것 같았다. 사실 대왕암 

공원은 이번이 두 번째, 지난 3월에 홀로 떠나는 

여행을 하던 중 자동차 고장으로 인하여 울산을 

끝으로 끝나버렸다. 그때 친구와 부군 선배님과 

함께 이 출렁다리를 촌부의 고공공포증 때문에 

못건넜다. 아내와 친구부부가 하도 괜찮다면서 

권하여 큰맘먹고 건너보기로 했다. 앞서나가는 

아내는 거침없이 걸었다. 친구의 손을 붙잡고 

한 손은 다리 난간을 잡으며 살금살금 걸었다. 

눈은 저멀리 앞쪽만 바라보면서 303m를 걷는 

짧은 시간이 얼마나 길게만 느껴졌는지 모른다. 

후들거리는 다리, 옥죄오는 듯한 불안감은 정말 

말로 상상할 수 없음이었다. 간이 콩알만 했다고 

할까? 그렇게 겨우겨우 건너갔더니 먼저 건너간 

아내가 박수를 치며 환영을 했다. 세상에, 이놈 

촌부가 47년만에 출렁다리를 건너 고공공포증 

극복을 하다니... 지금도 아찔함이 느껴질 정도, 

어찌되었거나 고공공포증을 극복했지만 다시는 

하고싶지가 않은 그런 경험이었다. 휴우~~~!!! 

 

안도의 한숨을 몰아쉬고 대왕암 둘레 바윗길을 

돌아보았다. 울산은 남녘이라 아직까지 노랗게 

털머위꽃이 피어있어 장관이었다. 푸르른 바다, 

멋진 해송, 파릇파릇한 맥문동과 무릇 잎파리가 

너무 이색적이었다. 그렇게 우린 대왕암공원을 

산책삼아 오붓함을 즐겼다. 내렸던 그 자리에서 

다시 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시내로 들어와 인근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친구 부부와 다음 

만남을 기약하고 헤어졌다. 울산 친구에게 전화 

하여 결혼식 핑계삼아 울산 관광 잘하고 간다고 

한 다음 귀가 길을 재촉했다. 기분이 좋아서인지 

360km 긴 거리의 운전도 피로한 줄도 모르고 

산골집으로 돌아왔다. 무엇보다도 이번 울산의 

여행은 짧았지만 아내가 너무나 좋았다고 한다. 

결혼식도 보고, 남편 친구들의 끈끈한 우정을 

보았으며, 함께한 제천 친구 부부와의 즐거운 

여행의 시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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