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가을이 왜 좋냐고?
2024년 10월 16일 수요일
甲辰年 음력 구월 열나흗날
"간밤에 비가 살짝 내렸나?
아님 이슬이 심하게 내린 것인가?
그것도 아니면 안개비가 내린 것일까?"
이른 아침 밖에 나가보니 온통 촉촉한 모습,
아무려면 어떨까마는 그냥 궁금증이 동하여
혼자서 중얼거려 본 말이다. 기온은 어제와는
별반 다름이 없는 11도에 머무르지만 사방을
분간하기 어려울 만큼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어째 아침이 을씨년스럽다. 가을이니까 그런
것이겠지? 그냥 이대로의 가을을 붙잡아두고
두고싶은 마음이 드는 아침이다.
누가 촌부더러 "가을이 왜 좋냐?"고 묻는다면
"그냥 좋다!"라고 말할 것이다. 계절 좋아하는
것에 무슨 이유가 필요할까? 굳이 그 이유를
꼭 알고싶다고 하면 이렇게 대답하지 않을까?
"가을에 태어나서 가을을 좋아하고 먹기 위해
사는 촌부라서 먹을 것 많아 좋아하는 갑소!"
라고...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요, 비움의 계절
이라서 아마 그래서 더 좋아하는 것 아닐까?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은 제각기 다른
나름의 아름다움을 비롯한 특징을 갖고있기는
하지만 촌부는 유별나게 가을을 참 좋아한다.
높고 청명한 푸르른 가을 하늘이 너무나 좋고,
잘익은 들녘의 오곡백과 거두미가 보람차다.
울긋불긋, 형형색색, 만산만홍의 가을 모습이
너무나 예쁘고 아름답고 좋지않은가? 더불어
가을색이 정말로 참 예쁘잖은가? 뿐만아니라
먹거리가 있어야 하는 우리들인지라 거두미를
하는 이 가을의 풍성함과 풍요로움이 좋은 것
아닐까 싶은데...
하지만 좋은 계절, 가을은 너무 짧아서 탈이다.
오래오래 머물며 더 기쁘고 더 즐겁게 더 많은
보람을 느끼면 좋겠지만 왔는가 싶으면 빠르게
그냥 지나가버리고 만다. 그래도 가기전까지는
실컷 좋아하는 가을을 만끽하고 싶다. 그뿐만이
아니라 이 가을은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
죽기살기로 먹는 것에 집착하며 살아오는 일상
이지만 평생 살쪄보지 못한 식충이라서 열심히
맛있는 것을 찾아 먹어보려고 한다. 먹는 것이
남는 것이라는 옛 어르신들의 그 말씀 그대로를
실천해볼까 싶다. 살이 찔 리는 만무하지만...
대신에 비움의 계절에 걸맞게 마음은 비우면서
짧은 계절, 이 가을을 실컷 누리며 살아가련다.
어제도 풀독 때문에 약을 먹어 졸음이 심하여
겨우 이른 아침부터 오전까지 시니어클럽 일을
다녀온 후 일을 못했다. 잠시 며칠전 땅벌집에
불을 놓아서 잘 처리했다고 생각했는데 또다시
벌들이 들락거려 완전무장후 경유를 들이붓고
불을 놓은 다음 괭이로 땅을 팠더니 꽤 커다란
벌집이 나와 태워버린 것, 유일하게 한 일이다.
아내는 고구마순 껍질 벗기는라 며칠 고생을
했는데 드디어 마무리했단다. 제대로 도와주지
못하여 많이 미안하다. 미안한 마음 핑계삼아
오늘은 아내에게 맛있는 밥을 사주려고 몰래
예약을 해놓았다. 좋아하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