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가을색 짙어가는 산골
2024년 10월 15일 화요일
甲辰年 음력 구월 열사흗날
이른 아침부터 가을비 소리가 꽤 요란하다.
가을비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다고 했는데...
비가 내려 그런지 기온은 꽤 높은 12도이다.
일찍 일 나가야 하는데 날이 궂어 좀 그러네.
어제는 하루종일 흐리고 스산한 날이었다.
오전에 식구들 데리고 보건진료소에 가서
독감예방접종을 하고 왔다. 긴 겨울 나려면
꼭 해야하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 공짜란다.
우리나라의 복지도 많이 좋아졌구나 싶다.
집에 오자마자 아내가 신신당부를 했다.
"독감예방접종 했으니 일할 생각은 마시오!"
"그렇잖아도 그럴 생각이네, 걱정일랑 말게!"
그러고는 쉬었다. 사실 약기운에 자꾸 졸려
일할 생각은 없었다. 얼마전 온몸에 풀독이
올라 보건진료소에서 약을 지어다 먹은 후
괜찮아졌는데 엊그제 예초기로 더덕밭 풀을
베고 깎는 작업을 또 했더니 또다시 재발한
모양이다. 예방접종을 하러간 김에 소장님께
풀독 드는 원인을 물었더니 풀에 닿지않아도
이럴 수가 있단다. 풀을 베면서 생기는 독이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기도 한단다. 늘 조심
하라며 또 약을 지어주셨다. 이 약을 먹으면
졸음이 올거라더니 정말 이내 약먹은 닭처럼
꾸벅꾸벅 졸다가 그만 낮잠이 들고 말았다.
오후에 아내를 데리러 가는 시간에 맞춰놓은
알람소리를 듣고서야 비몽사몽 겨우 잠에서
깨어났다. 약이 독하긴 독한 모양이다. 정신을
차리고 냉수 한잔 마시고 얼마전 친구로부터
선물받은 홍삼발란스를 한 스픈 떠먹고 나서
곧바로 자동차를 몰고 장평을 나갔다. 아내를
데리러 가는 김에 철물점에서 도어락 하나를
샀다. 현관문 잠금장치가 고장이 난 것 같아서
물었더니 도어락 뭉치를 교체해야한다고 했다.
아내를 데리고 와서 즉시 드릴로 교체했더니
그제서야 열고 닫음이 순조롭게 되는 것이다.
이 일이 어제 촌부가 했던 단 한가지 일이다.
산골은 이제 가을색이 짙어간다.
앞뜨락 산목련나무, 산뽕나무는 노랗게 물이
들고있고 팥배나무는 이미 잎파리가 낙엽이
되어 떨어지고 있다. 카페 '날으는 구름섬'엔
차나 커피를 마시며 산골의 가을정취를 보고
느끼려는 손님들이 와있는 것 같았다. 하기사
이런 멋진 가을을 눈으로 보면서 마시는 진한
커피 한잔은 멋진 추억으로 남지않을까 싶다.
빨갛게 물들는 블루베리 나무는 정말 멋지다.
단풍이 드는 모습이 얼마나 예쁜지 모르겠다.
그뿐인가? 커다란 계수나무 가지에 예쁜 물이
든 노란색 잎파리는 그야말로 아름다운 단풍의
절정이라고 할까? 집에서 이렇게 멋떨어지는
광경을 볼 수 있음은 복을 많이 받은 결과이지
싶다. 멋지다고 할 수는 없지만 또다른 모습도
보인다. 이 계절에 어울리는 구절초의 단아한
모습에서 가을이 묻어나는 그런 느낌이 든다.
이런 모습을 보는 반면 제철도 모르고 뒤늦게
피는 루드베키아가 너무나 안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산골은 멋지고 아름답고 예쁜 모습의
가을이 찾아들어 형형색색으로 물들어 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