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한글날이면 생각나는 은사님
2024년 10월 9일 수요일
甲辰年 음력 구월 초이렛날
한글날이다.
이른 아침 동이 트자마자 대문이 없는 집이라서
현관 입구에 태극기를 게양했다. 그러고보니 이
태극기도 나이를 꽤 먹었지 싶다. 1981년 결혼
하던 해에 마련하였으니 하나밖에 없는 아들과
동갑이다. 오늘처럼 한글날이면 생각나는 분이
계신다. 바로 촌부의 고교시절 국어 선생님이신
이경복 은사님이시다. 지금은 경기도 양주에서
'깨닫는 농원'을 가꾸시고 전원생활을 하시면서
2020년 7월 29일부터 네이버 인터넷 신문인
'비욘드 포스트'에 '이경복의 아침생각' 이라는
고정칼럼을 쓰고 계시는 대단한 분이시다.
선생님과의 인연은 51년전 고교시절, 그 당시
'우리말 지켜쓰기회' 지도 교사였다. 서울 시내
곳곳에서 '말은 정신이다. 우리말을 지켜 쓰자'
라는 제목의 전단지를 함께 돌리며 계몽활동을
했었다. 무슨 생각에서 그랬는지는 잘 모르지만
그때 돌리고 남은 전단지 2장을 졸업앨범 속에
고이 간직했다. 그 한 장은 개교 100주년 기념
행사때 제출했고 나머지 한 장은 보관중이다.
해마다 한글날이 되면 선생님을 생각하면서 꼭
한번씩 꺼내보는 소중한 나의 보물이라고 할까?
그 당시 선생님의 가르침에 따라 우리말 순화를
위한 계몽활동을 했지만 50년이란 세월이 흐른
지금도 선생님께서는 '이경복의 아침생각'이란
글을 통하여 많은 이들에게 우리말과 우리글의
순화운동은 물론이고 사회전반에 관한 이야기,
농작물과 꽃, 곤충등 자연에 관한 이야기들까지
폭넓고 해박한 지식의 글과 사진을 통하여 많은
감동을 주고 계신다. 뿐만아니라 제자들 사랑이
남다른 분이시라 지금도 수많은 제자들과 매일
소통을 하고 계신다. 그 중 한 사람인 촌부라서
항상 감사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아무리 국제화, 세계화의 시대가 되었다고 하여
세종대왕님께서 창제하신 한글은 물론이거니와
5,0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위대한 우리말이
홀대를 받아서야 되겠는가? 요즘은 국어사전의
그 어디에도 없는 엉뚱한 말과 글이 젊은이들에
의해 확산되고 있으니 심히 우려스럽다. 어젯밤
뉴스에 교육을 담당하는 교육청의 내,외부 모든
문서에도 외래어가 난무하여 순화운동 계획을
수립하여 개선할 생각이라고 했다. 어디 교육청
뿐이겠는가? 정부는 물론 사회전반에 팽배해진
외래어, 한자어 사용은 한번쯤 생각해볼 문제가
아닐까? 우리말과 우리글은 우리민족의 얼이다.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는 위대한 글과
말을 가진 민족이란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한글날 이야기로 길어져 촌부의 일상은 간단히,
이제 촌부네 집에는 가을이 찾아든 모습이다.
현관입구의 좁다란 길에는 팥배나무 잎파리가
낙엽되어 나뒹군다. 과꽃은 점점 생기를 잃어
가고 있지만 노랗게 핀 산국꽃은 제때를 만난
듯하다. 가을을 느껴보자며 데크옆의 팥배나무
밑에서 낙엽을 밟으며 잠시 거닐었다. 투구꽃,
메리골드와 함께했다. 스산한 가을날이라서
저녁무렵 난로에 장작을 넣고 난롯불을 지폈다.
뽀송뽀송한 느낌은 물론이고 훈훈함이 좋았다.
이젠 따스함이 좋은 계절이 되어 난롯불앞에서
아내와 함께 고구마순 껍질을 벗기느라 늦은
밤까지 일(?)했다. 맛있고 좋은 식재료이지만
고구마순 껍질벗기기는 쉽잖고 만만찮은 일,
그래도 맛있게 먹을 생각에 힘든 줄도 모르고
아내와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해치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