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연통 청소를 하고 난롯불을 지피다.
2024년 10월 4일 금요일
甲辰年 음력 구월 초이튿날
닷새간의 휴일은 지나가고 다시 일을 나간다.
이른 아침에 나가는 것이 조금은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아침형 인간이라 그런 느낌은 없다.
비록 이틀에 하루씩 반나절 일하는 것이지만
일을 하러 갈 곳이 있다는 그 자체에 만족한다.
오늘은 마치 긴 휴가를 보내고 일터에 복귀하는
그런 기분, 기쁜 마음으로 일찌감치 서두른다.
7시에 집을 나서려면 아침이 조금 바쁘다.
어제 내린 가을비는 그리 많이 내리진 않았다.
3mm쯤 내렸단다. 그래도 내린 비 때문인지
오늘 아침은 꽤나 축축한 느낌이다. 그렇기도
하지만 요즘은 아침으로 이슬이나 서리가 내려
늘 축축한 아침이긴 하지만 오늘 아침은 제법
질퍽거릴 정도이다. 아침 기온은 조금 회복된
영상 7도를 기록하고, 안개가 자욱한 아침이다.
어제 못본 전형적인 가을, 오늘은 보게 되려나?
비가 내리기 전인 어제 아침나절엔 겨울채비
하나인 난로 연통 청소를 했다. 일년에 서너 번
굴뚝 청소부가 된다. 준비물은 긴 사다리 두 개,
넓은 비닐봉지 두 개, 드릴, 긴 막대기에 못쓰는
수건으로 만든 쑤시개 봉, 연통 밑쪽을 쑤시는
가스 호스가 전부다. 먼저 그을음 받을 봉지를
매달아놓고 안팎의 연통 두껑을 드릴로 나사를
풀어 해체한다. 그 다음 안에서 밖으로 쑤시개
봉으로 이리저리 쑤셔 밖으로 그을음을 보낸다.
다음은 곧바로 가스 호스로 난로에 연결이 되어
세워져 있는 직선 연통 안에 밀어넣고 쑤신다.
그러고나서 밖으로 나와 처마끝 윗쪽에 연결된
기다란 외부 연통 속으로 봉을 넣고 쑤셔 댄다.
이 정도만 하면 연통 청소는 마무리가 되는 것,
시커먼스가 되어도 난롯불이 잘 드는 걸 생각
하면 힘든 것 보다 아주 재밌고 신나는 일이다.
아마 이렇게 남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않을 것이다.
비가 내려 꽤나 스산했으며 겨울채비 난로 연통
청소도 했으니 불이 잘 드는지를 살펴도 볼 겸
난로에 장작을 채우고 난롯불을 지폈다. 올가을
들어 처음 난롯불을 지핀 것인데 덥다는 느낌이
아닌 따뜻하고 뽀송뽀송한 느낌이 너무 좋았다.
벌써 이렇게 따뜻함이 좋은 것을 보니 변화하는
계절을 몸이 먼저 알아채는 것이 아닌가 싶다.
타닥타닥 장작 타는 소리도, 벌겋게 달아오른
불도, 바깥 연통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연기
이 모두가 다 산골스런 정취라서 너무나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