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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10월 시작과 함께 첫서리가... 

 

2024년 10월 2일 수요일 

甲辰年 음력 팔월 그믐날 

 

첫서리가 내렸다. 

이제 시작이라 된서리가 아닌 물서리다. 

고추농사를 짓지않아 별다른 걱정은 않는다. 

올가을에 들어 가장 낮은 기온으로 시작하는 

아침이다. 어제 아침보다는 무려 7도 씩이나 

뚝 떨어져 5도에 머문다. 바깥에 나가자마자 

호호 입김이 났다. 사상 유례없는 폭염이라고 

했었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이젠 머잖아 추위 

걱정을 하게 될 것 같다. 자연의 이치, 날씨의 

변화에 민감한 것은 이 세상 만물 중에 아마도 

우리네 사람들이 가장 심하게 느끼게 되면서 

유별나게 반응을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어제는 비소식이 있어 이른 아침부터 바쁘게 

밭일을 했다. 가을 채소 무우와 청갓에 거름을 

넣었다. 날씨탓에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제법 

많이 자랐다. 이 정도로 자라준다면 그런대로 

괜찮을 것 같다. 가지나무 그늘 때문에 제대로 

자라지 못한 약간의 무우가 어떨지 모르겠다. 

그래서 전날 가지나무를 서둘러 정리했었다. 

 

오이와 방울토마토를 한 이랑씩 심었던 밭을 

정리했다. 먼저 밭고랑에 깔았던 부직포부터 

걷어내고 밭이랑에 씌운 멀칭비닐을 걷어냈다. 

이 정도는 힘든 일도 아니지만 부직포를 고정 

하느라 박아놓은 ㄷ자 핀을 뽑아내느라 조금 

시간이 걸렸다. 아직까지 밭에 남아있는 고추, 

청갓을 수확한 후 한꺼번에 해도 되는 것이긴 

하지만 그때그때 미리미리 하면 일이 수월한 

것이라 그냥 해치웠다. 일을 마치고나니 이내 

비가 내렸다. 어찌되었거나 시의적절하게 잘 

했구나 싶다.  

 

가을비가 부슬거렸지만 아내가 바우골에 잠시 

들려야하고 계란과 우유가 떨어졌다며 봉평에 

다녀오자고 했다. 아내는 집에 있는 날은 거의 

매일 아침에 계란과 우유를 먹게 한다. 그래서 

계란과 우유가 떨어지면 큰일이 나는 줄 안다. 

우리의 건강을 위한 좋은 습관이라고 생각한다. 

나온 김에 점심이나 먹고가려냐고 물었더니만 

바우골에서 빵 한 조각에 차를 마셨더니 별로 

밥생각이 없고 날씨탓인지 기분까지 꿀꿀하여 

외식할 마음이 안 내킨다며 그냥 가자고 했다.  

 

집에 오자마자 곧바로 우의를 입고 생각했었던 

일을 잠시 했다. 지난 봄에 모터울 주변에 심은 

다섯 그루의 보리수나무를 축대 밑쪽으로 옮겨 

심었다. 봄에는 급한 김에 가식을 하듯이 심은 

것이라서 이번에는 거리를 띄워서 심어 제대로 

자리를 잡게 했다. 비오는 날 옮겨심었으니 잘 

자라겠지? 오후에는 아내가 하는 일을 도왔다. 

그리고는 비가 내리는 날이라 그냥 푹 쉬었다. 

이렇게 10월의 시작은 가을비와 함께 했으며, 

10월 둘째날 오늘은 첫서리와 함께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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