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가을은 바쁘다!
2024년 10월 1일 화요일
甲辰年 음력 팔월 스무아흐렛날
또 한 장의 달력을 넘겼다.
어느새 10월이 성큼 우리들 곁에 왔다.
늘 그랬듯이 달력을 넘기며 중얼거린다.
"아따야! 세월이 와 이리 빠리노?"
아직도 흐르는 시간, 가는 세월을 붙잡고 싶은
마음이 있는갑다. 쓰잘데기 없는 생각인데...
비소식이 있어 그런지 잔뜩 흐리고 기온은
12도에 머문다. 자욱한 안개는 기본인갑다.
아침 시간도 참 빨리 지나간다. 딱히 별다른
일도 하지않았는데 말이다. 허구헌날 날씨는
물론 시간 타령을 몸에, 입에 달고사는 촌부는
이 나이가 될 때까지 이러고 사는 꼬락서니라
아직 수양이 한참 덜 된 게야!
요즘은 일교차가 많아서 그런지 이슬이 꽤나
많이 내려 이른 아침으로는 비가 내린 듯하다.
잣나무숲으로 오르다보면 바지가랭이는 물론
웃도리까지 푹 젖어 물에 빠진 생쥐꼴이 된다.
생계가 달린 것도 아닌데 그럴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에 이슬이 깨고난 아침나절에 올라
가기로 했다. 평평한 잣나무숲엔 이서방더러
가라 하고 날다람쥐 촌부는 경사가 조금 심한
언덕배기를 올랐다. 아마 못해도 50~60도의
경사는 되지않을까 싶다. 오르는 것도 힘들긴
하지만 내려오는 것도 상당히 위험하긴 하다.
그래서 지그재그 보행법을 택해 왔다리갔다리
하다보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산을 뒤진다.
잣송이는 떨어지는 방향이 제멋대로라서 찾는
것이 쉽지는 않다. 청설모가 까먹은 흔적 주변,
풀섶, 나뭇가지 위와 사이, 낙엽이 쌓인 곳까지
쳐박혀 있어 아주 다양하게 떨어져있는 것이다.
숲속 부엽토는 미끄러워 몇 번을 썰매 타듯이
미끄러지곤 했다. 군데군데 잣송이가 보이면
온갖 종류의 넝쿨식물을 낫으로 걷어내면서
주워야만 한다. 그런데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줍는 재미에 빠져 힘든 줄도 모르고 쏘다닌다.
그렇게 두어 시간동안 사방 헤매고 다녀봐야
비닐봉지 두 개 정도의 양을 줍는 것에 그친다.
그래도 좋다고 산을 오르는 것은 욕심이겠지?
오후에는 쉬어야지 하다가 아무래도 카페 뒷쪽
무성하게 자란 잡목, 온갖 넝쿨성 식물, 잡초를
잡아야겠구나 싶었다. 이서방이 조금 정리하다
그냥 둔 것 같았다. 너무 너저분하여 보기싫고
남들이 보더라도 주인장의 게으름을 보이는 것
같아 촌부의 성격상 정리를 해야만 직성이 풀릴
것 같았다. 낫과 소형 톱을 들고나가 사정없이
톱으로 자르고 낫으로 베어버렸다. 뭐 그다지
시간이 많이 걸리지는 않았다. 두릅나무 사이를
정리하다 몇 군데 찔리기는 했으나 다행스럽게
상처가 심하지는 않다. 어찌되었거나 깔끔하게
베고 자르고 치우고났더니 속이 다 시원하다.
집으로 올라오다가 기왕 낫을 든 김에 가지밭을
정리하기로 했다. 그동안 많은 수확으로 우리도
원없이 따먹었고 나눔도 많이 했었다. 그렇지만
정리해야하는 시기가 되었다. 점점 시들어가는
줄기와 잎파리를 보니 더 이상은 가지가 열리지
않을 것이고 더 두고 보는 것은 욕심일 뿐이라
열려있는 크고작은 가지를 모두 다 따놓은 다음
과감하게 베어버렸다. 이제 넝쿨성인 고구마와
호박, 줄콩이 남아있고 고추가 밭에 서있을 뿐
나머지는 가을 채소 무우와 청갓이 자라고 있다.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기도 하지만 정리의 계절,
비움의 계절이기도 하다. 그래서 수확의 기쁨과
더불어 비움의 아쉬움이 함께하는 계절이라고
해야하는 것이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