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바깥일 하기 딱 좋은 날씨라서...
2024년 9월 23일 월요일
甲辰年 음력 팔월 스무하룻날
열여섯 번째 절기 추분(秋分)이 지나더니
가을이 제자리 찾아 제모습 보이려나 보다.
어제에 이어 오늘 아침은 기온이 11도까지
떨어져 선선하다 못해 한기까지 느껴진다.
그래도 좋다. 일을 해도 땀이 안나니까...
어제는 정말 바깥일을 하기에는 안성맞춤인
날씨였다. 사나흘 내린 가을비 때문에 일을
못했었는데 모처럼 아침부터 늦은 오후까지
밀린 숙제를 하듯이 이런저런 일을 꽤 했다.
아침에는 두어 시간을 방울토마토 마지막
수확을 마친 다음에 밭정리를 했다. 뭐 그리
힘든 일은 아니지만 어찌나 크게 자랐는지
가위로 사방 뻗어나간 가지와 줄기를 자르고
밑둥까지 잘라 손수레에 싣고 두 번을 날라야
했다. 그 다음에는 자빠지지 말라고 쳐놓았던
고추끈을 정리하고 지지대를 모두 뽑아냈다.
올해 방울토마토 농사는 성공작이다. 우리도
실컷 먹었고 나눔도 상당히 많이 했다. 이젠
걷을 시기가 되었다. 밭고랑에 떨어진 잎과
터지고 갈라져서 떨어진 방울토마토가 엄청
많아 아깝긴 했지만 모두 주워담아 큰밭에
뿌려놓았다. 올해는 정리한 채소들 찌거기나
줄기는 큰밭 고랑에 갖다 뿌려놓았다. 겨우내
사그라지면 내년 봄에 좋은 밑거름이 된다고
마을 아우가 그렇게 해보라고 하여...
오후에는 호박을 몇 개 따고 가지를 꽤 많이
땄다. 빨갛게 익은 고추도 상당히 많이 땄다.
아내가 열무를 뽑았으면 하여 그러마 하고
커다란 플라스틱 상자를 들고나가 뽑았다.
씨앗을 뿌려놓고 가뭄이 들긴 했지만 아주
잘 자랐다. 연할 때인 지금이 수확 적기이다.
다 뽑아놓고보니 상당히 많다. 아내와 처제가
나와 장작집 앞쪽 그늘에 앉아 한참을 다듬고
있었다. 함께 살면서도 무슨 이야기거리가
그리도 많은지 웃어가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열무를 다듬고 손질하는 자매 모습이
너무 정겨워 보기가 좋았다. 함께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기는 자매의 모습을 보며 산골살이
참모습은 바로 이런 정답고 정겨움이 아닌가
싶었고 바라보는 촌부의 마음 또한 흐뭇하고
뿌듯했다. 흔히들 말하는 소확행이 바로 이런
것이겠지 싶다.
아내와 처제가 열무 손질을 하는 동안 뭘 할까
궁리하다가 엊그제 조선대파밭 잡초를 뽑으며
그물망 울타리를 월담하듯이 넘어오는 잡목과
잡초를 잡아야겠다고 했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곧바로 낫을 들고 그물망 울타리를 넘어오는
잡목, 잡초를 베어제꼈다. 특히 많은 잡목으론
아카시아, 이 녀석은 예리한 가시 때문에 여간
조심을 하지않으면 안된다. 그랬음에도 가시에
몇 군데를 찔렸다. 다행히 깊게 찔리지는 않고
살짝 피가 보일 정도였다. 잡풀은 돼지감자와
쑥, 환삼덩굴이 속을 많이 썩인다. 이 녀석들은
모두 번식력이 대단하다. 낫으로 자르고 베어도
소용이 없다. 내년에 또 나오게 되니까. 하지만
일단은 씨앗이 여물기전에 베어야 조금이나마
번식력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초제나
나무를 죽이는 제초제 근사미를 뿌리면 되긴
하지만 굳이 그러고 싶은 마음이 아직은 없어
조금 힘들긴 해도 해마다 낫을 들고 나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