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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채우려는 욕심보다 비우고 버리려는 마음 

 

2024년 9월 15일 일요일 

甲辰年 음력 팔월 열사흗날 

 

어느새 추석 명절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이미 지난 금요일 밤부터 귀성길이 시작되어 

집에서 저만치 내려다보이는 영동고속도로는 

자동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아마 저기 저 

많은 사람들은 부모형제를 찾아 명절을 쇠러 

설레는 마음을 안고 고향을 향해 달리고 있을 

것이다. 부모님 살아생전에는 우리도 그랬다. 

이젠 도시에서 아들이 우리를 찾아 산골집에 

온다. 오는 길이 밀리지않고 잘 오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예전 우리 부모님께서 그러셨듯이... 

 

지금 또 비가 내린다. 날씨예보에는 소나기가 

잡혀있다. 요며칠은 연일 소나기가 오락가락, 

그 덕분에 아마 그런대로 오랫동안 이어졌던 

가뭄은 거의 해소되지 않았을까 싶다. 간간이 

내리는 소나기 때문에 바깥일을 할 수가 없다. 

그래도 가뭄 해소가 우선인지라 별 상관없다. 

그렇다고 딱히 급하게 해야하는 일은 없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해마다 지었던 고추농사가 

없으니 이렇게 편할 수가 없다.  

 

그래서 요즘은 틈이 나면 꽃대 정리를 한다. 

어제도 그랬다. 더 이상의 번식이 필요없는 

야생초는 씨앗이 여물기 전에 모두 다 꽃대를 

잘라버린다. 야생초는 거의 대부분  번식력이 

강하지만 그 중에 특히 씨앗으로 번식을 하는 

야생초가 많다. 지금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이맘때가 되면 씨앗이 익고 여물어 떨어지기 

전에 미리 베어내야 다음해 번식이 되는 것을 

방지할 수가 있는 것이다.  

 

어제는 앞마당 장독대 주변에 서식하는 것들 

중에 좁쌀풀, 매꽃, 비비추, 잔대, 바디나물, 

왕고들빼기 등 많은 야생초 꽃대를 베어냈다. 

그뿐만아니라 현관 작은 창문 밖에 구조물을 

타고 올라가서 엄청 많은 덩굴이 뒤엉켜 있는 

으아리 덩굴과 키가 몹시 큰 박쥐나물 꽃대도 

모두 제거했다. 한창 자랄때와 꽃이 피었을 땐 

예쁘게 보이지만 꽃이 지고나면 너저분하기만 

할 뿐 볼썽사나워 정리하는 것이 깔끔해 보여 

과감하게 걷어냈다. 그러고보면 우리네 사람 

마음이 가장 간사한 것이 아닌가 싶다. 꽃필땐 

좋다고, 아름답고 예쁘다고 하면서 볼짱 다 본 

이후에는 보기싫다고 마구 자르고 베어버리니 

말이다. 하긴 사람이니까 그렇게 할 수가 있는 

특권을 부여받았으니 어쩔 수 없는 것이겠지? 

딱히 할 일 없어 이렇게 슬멍슬멍 꽃대 정리를 

하고있는 요즘이다. 채우려는 욕심보다 비우고 

버리려는 마음도 그런대로 괜찮구나 하면서... 

 

오늘은 또 비날이 되려나? 

비오는 날은 공치는 날이긴 하지만 추석명절 

연휴에 내리는 것이라서 많이 불편하긴 하다. 

요즘 내리는 비는 가을비라기 보다 장마철에 

내리는 게릴라성 집중호우와 같다. 결코 좋은 

현상은 아니다. 가뭄 해소에는 도움이 되기는 

하겠지만 너무 한꺼번에 쏟아지는 것은 별로 

좋지는 않은 것인데 말이다. 하늘의 뜻인지라 

촌부가 왈가왈부 해봐야 무슨 소용있겠는가? 

 

우리야 그렇다손 치더라도 우리고장 평창에는 

지금 세 군데에서 축제가 열리고 있는데 비가 

내리면 행사진행에 큰 차질을 초래할 것 같다. 

평창효석문화제는 오늘 끝나지만 평창백일홍 

축제, 평창농악축제는 한창 열리고 있는데... 

어제는 아내와 함께 바우골 형수님을 모시고 

드라이브 겸해 멋진 금당계곡길을 달려 멀리 

평창읍내에서 냉면과 고기, 왕만두로 식사를 

하고 왔다. 80이 가까운 연세에 늘 집에서만 

계셔서 아내가 바람도 쐴겸 함께 나가 밥이나 

먹고오자며 모시고 나갔는데 잘했구나 싶다. 

오는 길에 농악축제장에 들려서 어린이들의 

농악 한마당도 구경했다. 너무 좋아라 하시는 

모습에 우리도 흐뭇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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