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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반가운 비, 단비... 

 

2024년 9월 12일 목요일 

甲辰年 음력 팔월 초열흘날 

 

긴 가뭄끝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단비가 내렸다. 

어젯밤 8시 무렵이었던가? 

갑작스레 후드득 거리며 비가 쏟아졌다. 

반가운 마음에 나가봤더니 거의 폭우 수준, 

그래도 좋았다. 비가 내린다는 것 자체로도 

기쁨과 즐거움이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한시간 가량 20여mm가 쏟아졌다. 

새벽에도 3mm 가량 조금 더 내렸다고 한다. 

날씨예보에 오늘은 종일 오락가락 반복하며 

비날이 될 것이라고 한다. 제발 듬뿍, 땅이 푹 

젖을 만큼 흠뻑 내렸으면 좋겠다. 

 

어제 늦은 오후,  

하늘엔 비를 머금지도 않은 구름이 두둥실, 

9월 중순임에도 불구하고 작렬하는 태양은 

한여름을 방불케 했다. 가뭄이 끝장을 보려는 

그런 모습이었다고나 할까? 농부의 마음은 

바짝바짝 타들어가는 그런 느낌이었다. 날씨 

예보에 비소식이 있어 가을 채소에게 거름을 

주었다. 그동안 워낙 가뭄이 심해 거름을 줄 

수가 없었다. 가뭄에 양분 공급을 한답시고 

거름을 주었다가는 오히려 타 죽을 염려가 

있어 비소식을 기다리고 있다보니 늦어졌다. 

얼마 심지않은 것이긴 하지만 정성을 다했다. 

 

올해는 배추는 심지않았고 무우, 청갓 그리고 

배추 대신 열무, 얼가리를 조금씩 심어놓았다. 

새싹이 돋아날 무렵부터 가뭄이 심해 제대로 

자라지를 못하는 것 같다. 다행히 비가 내렸고 

또 내릴 것이라고 하니까 그나마 다행스럽다. 

거름도 주었고 비도 내렸고 양분섭취을 하여 

무럭무럭 자라주기를 바래보는 촌부의 마음은 

비를 내려준 하늘이 고맙고 감사하다. 그동안 

하늘을 쳐다보며 원망을 많이 하기도 했었다. 

어쩌겠는가? 농사는 하늘의 뜻에 따라 모든 

것이 좌지우지 되는 것이니까 말이다. 

 

가뭄에도 불구하고 뒤늦게 호박이 꽤나 많이 

열린다. 열린다 싶으면 크기도 전에 떨어지고 

썩어버리기를 반복했었다. 간간이 몇 개씩은 

거두기도 했었지만 여느해와는 사뭇 달랐다. 

그렇다고 욕심을 부리지는 않았다. 우리 먹을 

양은 충분했고 그 와중에도 나눔을 많이 했다. 

어제도 꽤 많이 땄다. 가지 또한 마찬가지다. 

우리 두 집이 실컷 먹고도 남을 만큼의 양이다. 

이번 것은 어디에, 누구와 나눔을 해야할까? 

축제가 열리고 있는 장골목에 갖고나가 난전 

펼쳐놓고 팔아볼까? 절대 그럴 수 없는 노릇, 

파는 농사를 짓는 것이 아닌데 이웃 지인들과 

나눔을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지 싶다. 

 

그건 그렇고 오늘은 반가운 비날이 될 텐데  

풋고추 쫑쫑 썰어넣고 호박을 채썰어 고소한 

호박부침개를 부쳐 막걸리나 한잔 해볼꺼나? 

오늘은 때마침 시니어클럽 일을 나가지 않는 

날이니까 말이다. 아내 허락을 받아야 가능한 

일이기는 하겠지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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