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하나도 한 일이 없네! 

 

2024년 9월 10일 화요일 

甲辰年 음력 팔월 초여드렛날 

 

오늘도 더울 모양이다. 

아침 안개가 사방을 덮고 있는 것을 보니... 

20도, 기온도 꽤 높게 시작하는 오늘이다.  

아무래도 지구가 몸살을 심하게 앓는 듯하다. 

지금껏 이맘때 이런 날씨는 본적이 없다. 

 

지난 8월부터 시작한 여름 가뭄이 가을이 

시작된 지금까지 이어져 가을 가뭄이 꽤나 

심하다. 우리야 작은 농사 뿐이라서 그다지 

큰 걱정은 없지만 농부님들의 시름은 너무 

안스럽다. 가을 채소들이 힘든 성장을 하고 

있다. 호스를 걷어버려 물주기를 하는 것도 

번거롭다. 다시 설치하는 것 또한 귀찮아서 

비가 오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이러다가 

가을 채소가 모두 말라죽는 것은 아닐까? 

시냇물도 가뭄이 들어 엄청 줄어들었으니 

물을 퍼다 줄 만큼도 안된다. 또다시 호스를 

연결하여 설치를 해야할까 망설이고 있다. 

 

어제는 그야말로 한가롭게 여유를 즐겼다. 

아침 일찍 7시에 출근을 하여 오후 1시쯤에 

시니어클럽 일을 마치고 와서 한 일이 없다. 

이렇게 집일을 하지않은 날이 거의 드물다. 

몸살감기 막바지라서 그런지 찌푸둥한 것이 

어째 일을 하기가 싫었다. 그냥 빈둥거렸다. 

아내에게 

"오늘은 하나도 한 일이 없네."라고 했더니  

"뭐가 한 일이 없어! 나갔다 왔잖아!"라면서  

"어디 일만 하다가 죽을래? 쉴땐 좀 쉬어!" 

라고 하여 그냥 멋쩍은 듯이 웃고 말았다. 

 

늦은 오후, 

슬며시 마당으로 나가 야외탁자에 앉았다. 

순간 더덕꽃과 바디나물꽃에 벌이 보였다. 

호기심이 동하여 살금살금 다가가 셔터를 

눌렀다. 녀석들의 꿀 따는 모습이 신기했다. 

이렇게 자연의 모습을 살피고 곤충의 행동을 

관찰하는 것도 산골에 사는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즐거움이요 보람인 것이라 여겨진다. 

아주 신기하고 오묘하고 재밌다. 

 

하물며 곤충인 벌도 살겠다고 뙤약볕에서도 

열심히 꿀을 따고 있는데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으로 태어나 빈둥거리면 되겠는가 싶어 

자연마트 장바구니를 챙겨들고 밭에 나갔다. 

호박밭을 뒤지고 다니며 애호박을 찾아 땄다. 

뒤늦게 제법 많이 열리고 있다. 사실 올해는 

여느해와 달리 그리 많이 열리지는 않았지만 

우리도 실컷 먹었고 나눔도 꽤 많이 했었다. 

멀리 큰밭가 줄콩도 조금 땄다. 잘 익은 것은 

말려서 씨앗으로 써야겠다. 이 호랑이 무늬 

줄콩은 어머님을 추억하게 하는 소중한 것, 

어머님의 유품같은 귀한 콩이라서 늘 챙긴다. 

방울토마토는 아직도 많이 열리고 색깔별로 

예쁘게 잘 익는다. 이또한 실컷 먹고 있으며 

나눔도 많이 했다. 어제 수확한 것은 나눔을 

할까 싶다. 다들 좋아하겠지? 

 

가득 채운 자연마트 장바구니를  들고왔더니 

아내가 웃으며 하는 말이 아주 재밌어 웃었다. 

"한 일이 없다더니 결국 일을 한가지 했구만!" 

"그럼, 이 사람아! 촌부가 하루라도 일을 않고 

 그냥 지나면 되겠는감? 이렇게라도 해야제!" 

그냥저냥 우리는 이러고 산다! 

 

20240910-1.jpg

 

20240910-2.jpg

 

20240910-3.jpg

 

20240910-4.jpg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 촌부의 단상-하나도 한 일이 없네! file 2024.09.10
733 촌부의 단상-없이 살아도 잘 살아왔는가베? file 2024.09.11
732 촌부의 단상-반가운 비, 단비... file 2024.09.12
731 촌부의 단상-비오는 날, 과꽃을 보며... file 2024.09.13
730 촌부의 단상-소나무 숲을 바라보며... file 2024.09.14
729 촌부의 단상-채우려는 욕심보다 비우고 버리려는 마음 file 2024.09.15
728 촌부의 단상-아들의 귀가 file 2024.09.16
727 촌부의 단상-풍성한 한가위 명절 되십시오.^^ file 2024.09.17
726 촌부의 단상-아들아! 고맙구나! file 2024.09.18
725 촌부의 단상-촌부네 농사는 나눔이다. file 2024.09.19
724 촌부의 단상-비가 그치면 할 일이 많겠네. file 2024.09.20
723 촌부의 단상-이 나이에 생일은 무슨... file 2024.09.21
722 촌부의 단상-백일홍(百日紅) 일생 file 2024.09.22
721 촌부의 단상-바깥일 하기 딱 좋은 날씨라서... file 2024.09.23
720 촌부의 단상-성큼 다가온 가을이지만... file 2024.09.24
719 촌부의 단상-멋진 가을날 예초기 작업을... file 2024.09.25
718 촌부의 단상-마을 울력, 입맛 돋구는 고향 생선 file 2024.09.26
717 촌부의 단상-일년만에 잣나무숲을 찾았는데... file 2024.09.27
716 촌부의 단상-가을에 태어난 추남(秋男)은 바쁘군! file 2024.09.28
715 촌부의 단상-탱글탱글 너무나 싱싱한 고구마순 file 2024.09.2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97 198 199 200 201 202 203 204 205 206 ... 238 Next
/ 238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