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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이래저래 미안한 마음... 

 

2024년 8월 29일 목요일 

甲辰年 음력 칠월 스무엿샛날 

 

분명 찬바람이 나긴 난 듯하다. 

이른 아침 기온이 어제보다는 높은 18도, 

잠시잠깐인지는 모르겠지만 한낮에도 전날 

보다는 훨씬 폭염의 강도가 덜한 느낌이었다. 

그냥 이대로 더위가 물러갔으면 싶은데... 

오늘은 이래저래 미안한 마음을 적어본다. 

 

어제 이른 아침은 밭일하기엔 안성맞춤이었다. 

아침공기가 너무나 신선하고 상쾌하여 좋았다. 

이런 날이 얼마만인가 싶어 할 일도 없이 단지 

곳곳을 둘러보았다. 여전히 촌부의 눈에 들어 

오는 것은 풀이요, 잡초들이었다. 전날에 비가 

내린 탓에 호미없이 그냥 손으로도 풀이 뽑혀 

그 자리에서 풀을 뽑기 시작했다. 하얗게 꽃이 

피어 부추밭이라는 것을 알긴 하겠지만 다른 

사람들이 봤으면 풀밭에 하얀꽃이 피었구나 

했을 것이다. 그만큼 잡초들이 무성하게 자라 

부추밭을 점령하고 제자리인냥 자리한 것이다. 

이 풀 저 풀 골라 뽑아놓으니 그제서야 부추밭 

윤곽이 드러난 것이다. 그동안 무심했네. 

 

아내가 평창의료원에 볼일 있다고 하여 함께 

다녀왔다. 기왕 가는 김에 군청에 들려 여권 

발급 신청하고 오기로 했다. 얼마전에 인터넷 

본인인증에서 여권이 필요하다고 하여 여권을 

찾았더니 아뿔사, 갱신해야 하는 기간이 무려 

십수년이나 더 지나 말소가 되어 버린 것이다. 

남들은 그렇게 잘 다니는 해외여행을 지금껏 

한번도 못갔으니 여권을 챙길 일이 없었던 것, 

언제 외국에 나갈지는 모르지만 생각난 김에 

신청하고 온 것이다.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예전 광고회사 시절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수 

다녀온 이후에 여권을 챙긴 적이 없는 것 같다. 

촌부야 그렇다손 치더라도 아내는 해외여행을 

한번도 나가지 못했다. 정말 너무나 미안하다. 

여권이 나오면 가까운 동남아라도 한번 데리고 

다녀와야 하지않을까 싶은데... 드라이브 삼아 

금당계곡길을 따라 달려 오가면서 해외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미안한 마음이라서 

아내에게 큰맘먹고 한번 다녀오자고 다짐했다. 

 

오후에는 마을회관 보수공사를 한다기에 잠시 

들렸다. 이장과 총무, 반장들과 주민들이 손수 

공사를 하기로 했다며 자발적인 참여를 바라는 

안내 문자가 있어 늦게나마 내려가 본 것이다.  

다들 바쁜지 이장, 총무와 반장 세 명, 전기를 

잘 만진다고 하는 형님과 여섯 명이 일을 하고 

있었다. 우리 이서방과 멘토 아우도 반장이라 

먼지를 뒤집어 써가면서 열심히 작업을 하고 

있었다. 촌부가 딱히 할 일은 없지만 이것저것 

잡스런 일을 거들었다. 아마 사나흘은 더 해야 

할 것 같은데 오늘과 주말에 선약이 있어 도울 

수가 없어 정말 미안하다고 이장과 아우들에게 

전했다. 일을 마치고 장평에 나가 저녁을 먹고 

들어왔다. 운전 안하는 사람은 반주 한잔씩... 

 

집에 들어왔더니 아내가 서울 친구가 택배를 

보내왔다고 하여 봤더니 얼마전 옥수수 조금 

보내준 친구가 보낸 택배였다. 겉포장 박스가 

깻잎지라고 쓰여있어 그런가 싶어 뜯어봤더니 

이런이런, 홍삼엑기스가 아닌가? 알기로 꽤나 

비싼 것으로 아는데 이런 선물을 받아서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 산골 옥수수 맛이나 보라고 

보낸 것 뿐인데 괜시리 친구에게 부담을 준 것 

같아서 마음이 좀 그렇다. 되로 주고 말로 받은 

격이라서 친구에게 미안함은 물론이고 감사한 

마음이다. "고맙네. 친구! 보내준 보약 감사히 

잘 먹고 열심히 산골살이를 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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