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마을 울력과 오이밭 정리
2024년 8월 24일 토요일
甲辰年 음력 칠월 스무하룻날
이젠 기세가 꺾일 때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한낮의 폭염은 누그러질 기미가 영
보이질 않는다. 그렇긴는 해도 열대야가 없이
한여름을 지내오는 이곳 산골은 천만다행이다.
고온다습한 폭염의 나날, 열대야로 밤잠 설친
날들이 36일, 기상관측 이래 신기록을 갱신한
서울이란다. 과거에 오랜 세월 살았던 곳이라
뉴스에 신경이 쓰이는 것이다.
어제는 식구들이 모두 마을 울력을 다녀왔다.
해마다 이맘때 진입로를 비롯한 마을 주변의
풀을 깎는 것을 비롯 쓰레기를 줍는 일을 한다.
장마철과 여름휴가시즌이 지나면 한번씩 하는
연례행사다. 그러나 다른 반에 비해 원주민이
적고 도시에서 이주한 주민이 많은 우리 반은
다른 반에 비해 참석률이 많이 저조하다. 너무
협조를 않는 그들의 심보를 도대체 알 수 없다.
두 동서가 각자 예초기를 짊어지고 내려가며
풀을 깎고 아내와 처제는 뒷정리를 하며 따라
내려왔다. 우리가 없었으면 어떻게 했을까?
스물 몇 가구가 산다고 히는데 나온 주민들은
7가구에 우리 두 집 넷을 포함 9명 뿐이었고
풀을 깎을 준비도 없이 나온 사람들이 대부분,
결국 이서방과 둘이서 전부 해야만 했다. 아직
서툴기는 해도 이서방이 예초기 작업을 할 수
있어서 이 촌부가 한결 수월했다. 이장과 함께
큰 도로가에 있는 마을 표지석 주변의 무성한
풀을 전부 깎고 정리하였더니 온몸이 땀범벅,
걸어서 올라가기가 힘들거라며 이장이 집까지
데려다 주어 고마웠다. 울력에 나온 다른 반의
주민들과 모두 모여서 함께 점심식사를 했다.
인근에 있는 고깃집에서 한우국밥, 한우곰탕,
한우육회비빔밥으로 아주 맛있게 잘 먹었다.
운전을 않는 주민들은 소주도 한잔씩 곁들여...
식사를 마치고 나서 술을 마시지 않은 이서방이
운전하여 함께 집에 왔고 뒤따라 이장부부와
멘토 맥가이버 아우, 마을일에 열성적인 아우가
수고했다면서 커피를 사겠다고 카페에 올라와
뒷풀이를 하고 갔다. 우리를 알아주니 고맙다.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 끼리끼리 모였으니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고 해야겠지?
낮술도 했겠다, 이슬비 맞으며 예초기 작업을
하느라 피곤해 집에 오자마자 낮잠이 들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서 아내와 함께 오이밭
정리를 했다. 연일 폭염이 이어져 그런 것이지
오이넝쿨과 잎이 말라 정리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하긴 이제 그럴 시기도 되었다. 올해는
초반에 오이가 열리지 않아 걱정을 많이 하긴
했지만 다행히 조금 늦게 열리는 품종이었고
많이 열려 우리가 목표한 것은 충족했다. 또한
후반에는 노각이 끝없이 많이 달려 엄청 많이
땄으며 나눔도 상당히 많이 했다. 노각무침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아내는 거의 매일 매 끼니
노각무침이 빠지지 않았다. 올해처럼 노각을
많이 수확하고 많이 먹은 적은 없다며 너무나
좋아할 뿐만아니라 나눔도 많이 해 뿌듯하다.
그랬던 오이, 노각도 이제는 내년을 기약하며
마무리했다. 먼저 달려있는 두 종류의 노각을
모두 땄다. 따놓고 보니 제대로 생긴 것도 많고
끝물이라 꼬부라져 못생긴 것도 많다. 구분해
담아놓았더니 아내가 흐뭇하면서도 그보다도
아쉬움이 더 크다고 했다. 올해는 최애 반찬을
실컷 먹긴 했지만 이 많은 끝물 노각을 저장할
방법이 마땅찮아 고민이라고... 오이가 늙어서
노각이 되었는데 오이와 달리 장아찌로는 별
맛이 없단다. 새로운 저장법을 생각해 본다나?
노각을 모두 따고 오이망에 엉켜붙은 넝쿨을
일일이 떼어내야만 했다. 그 일이 장난 아니다.
시원할 때 한다고 해질녘에 시작했더니 그새
어두컴컴하여 뒷마무리는 오늘 하기로 했다.
어찌되었거나 올해는 밭정리, 밭설거지가 많이
빠르다. 가장 넓은 옥수수밭은 이미 정리했고
이제 양배추와 들깨밭을 정리하면 남는 것은
가지, 고추, 방울토마토, 고구마, 호박밭이다.
이미 씨앗을 뿌려놓은 무우밭이 조금 남았다.
고추농사를 짓지않아 일이 많이 줄었고 밭정리
하는 시기도 빠르다. 따라서 상당히 수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