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알 수 없는 자연현상, 특히 날씨는...
2024년 8월 23일 금요일
甲辰年 음력 칠월 스무날
'모기도 처서가 지나면 입이 삐뚤어진다'
'처서가 지나면 풀도 울며 돌아간다' 라고 하는
속담이 있는 절기, 이 시기에는 일교차 커지고
24절기 중 열네 번째 해당하는 처서(處暑)가
어제였다. 그런데 절기와는 다른 현실인 듯...
폭염은 그칠 줄 모른다. 연일 30도를 웃도는
날이 이어지고 열대야는 신기록을 갱신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기는 하지만 열대야가 없는
우리 고장은 복받은 고장 아닌가 싶기도 하다.
어제 늦은 오후부터 초저녁까지 비가 내렸다.
폭염을 잠재워 줬으면 하는 바람이었는데 그리
많이 내리진 않았다. 요며칠 간간이 비가 내려
흡족하지는 않지만 늦여름 가뭄에 목말라하던
대지와 농작물은 물론이고 산천초목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겠지 싶다. 비맞고 있는 모습을
보며 거의 대부분 훌줄근하다고 표현을 하지만
가뭄끝에 내리는 단비를 맞는 모습은 생동감이
넘친다는 말이 알맞는 표현일 것 같다.
오늘 아침은 여느 날의 느낌과는 사뭇 다르다.
상쾌한 공기는 감미롭고 간간이 부는 바람도
평소에는 거칠다고 느꼈지만 오늘은 피부에
와닿고 옷속으로 스미는 느낌이 너무나 좋다.
비가 내린 다음날 아침이라서 그런 것일까?
그런데 기온은 여느날 아침과 다르지가 않다.
비가 내려 좀 떨어졌을까 했는데 여전히 높은
23도에 머문다. 그런대로 조용히 물러가 준
태풍이 더운 공기를 남기고 가서 그렇다나?
어찌되었거나 이렇게 자연현상, 특히 날씨의
변화는 우리가 알지못하고 알 수도 없는 그런
변화무쌍한 것임을 새삼 느끼게 된다.
어제 오후, 비내리기 직전이라 그랬는지 엄청
무더웠다. 아내가 서울에 사는 막둥이 여동생,
용인에 사는 처남댁에게 채소를 조금씩 보내
주면 좋겠다고 했다. 주말이 끼면 택배가 가는
도중 채소가 상할까봐 어제 목요일에 보내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둘이 밭에 나가 서둘러
채소를 수확했다. 양배추, 가지, 호박, 풋고추,
노각, 방울토마토를 제법 많이 따놓고 박스에
나눠서 담았다. 어찌나 무더웠는지 땀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신문지를 깔아놓고 딱딱한 건
밑에 넣고 가벼운 것은 위에 넣은 다음 그 위에
신문지를 덮었다. 그 위에 땀방울이 떨어졌다.
아우들 생각하는 산골 부부의 마음까지 함께
넣고 싸서 택배를 보냈다.
창피한 이야기 하나,
며칠전 아내가 장에서 양파를 사려고 하기에
말렸다. 밭에 심은 양파를 캐다 먹으면 된다고
했다. 밭에 양파를 캐러 나간 아내가 들어오며
이것 좀 보라며 우스워 죽겠다고 했다. 양파가
대파 밑둥만 했다. 그렇지만 명색이 양파인데
하며 두어 번 캐다 먹었다. 줄기가 사그라지면
캐서 말려야 한다고 들었다. 사실 양파는 처음
심어본 것이다. 지난 봄에 아는 형님이 모종을
한 50여개 주셔서 심었는데 영 형편이 없다.
다 캐놓고보니 웃음밖에 안나왔다. 농부로서
창피하고 자존심이 상한다. 참으로 어이없는
양파 수확이다. "이게 뭐냐? 양파 꼴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