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여름꽃 관찰
2024년 8월 17일 토요일
甲辰年 음력 칠월 열나흗날
8월 중순, 한낮의 폭염은 연일 이어지고 있긴
하지만 아침과 저녁은 선선한 기운이 감돈다.
특히 이른 아침은 분명히 찬바람이 난 것 같은
느낌이다. 여름날의 평소와는 확연히 느낌이
다르다. 이렇게 자연의 변화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달라지고 있는 것이 틀림없는가 보다.
소나기라도 한바탕 퍼부어 주면 좋으련만...
비를 머금었는지 아닌지는 모르는 뭉게구름,
한줄기 비를 바라는 우리를 놀리기라도 하듯
하늘에서 둥실둥실 떠다닌다. 아직도 무더운
이 여름날은 언제쯤 가을을 불러오려나?
나른한 오후,
바깥은 아직까지 강렬한 햇볕의 폭염이라서
나돌아 다니기가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집안에
있는 것도 답답하다. 장작집에 장작을 채우는
일도 마쳤고, 옥수수 출하도 끝이 났으며, 또
올림픽도 끝나서 TV프로그램도 재미가 없다.
책을 읽을까 하고 펼쳤지만 이내 하품이 난다.
이거이거 문제로구나! 빈둥거리는 것도 당최
이놈 촌부의 성격상 영 아니다. 뭘 좀 해볼까?
똥 마려운 강아지처럼 안절부절 괜시리 집안을
이리저리 서성인다.
이런 촌부의 모습을 본 아내가 몇 말씀 하신다.
"쉬는 것이 그리도 답답하나?"
"가끔은 쉬어야해! 당신 나이 생각도 해야지!"
"그리 답답하모 낮잠이나 주무시지?"
"나가고 싶으면 일하지 말고 꽃이나 살피지?"
"당신은 나보다 야생화를 더 좋아하잖아?"
맞다! 날이 좀 뜨겁긴 하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요즘은 야생화를 비롯한 꽃관찰을 소홀히 했다.
앞마당에 나가자마자 온갖 색깔의 백일홍 꽃에
예쁜 나비가 꿀을 따는 듯이 날개짓을 멈추고
앉아있다. 빨간 봉숭아 꽃잎은 여름날의 색깔
아닐까 싶다. 아무리 생각해도 올해는 메리골드
심은 위치를 잘못 잡은 듯하다. 팥배나무 그늘
아래라서 키만 컸지 꽃이 영 부실하다. 내년엔
위치를 바꿔야겠다. 초롱같은 더덕꽃은 예쁘다.
아직 꽃몽오리를 터뜨리지 않은 녀석도 있는데
벌써 꽃이 지고 씨방이 생긴 것도 눈이 보인다.
하얗고 자그마한 참취꽃, 개미취도 꽃이 핀다.
개미취도 이제 시작이다. 분홍색 작은꽃송이가
촘촘하게 보이는 꼬리조팝도 예쁘다. 데크쪽에
겹삼입국화 노란꽃도 보인다. 정말로 번식력이
강하여 수없이 뽑아버리며 천대시한 비비추도
오묘한 모습의 꽃이 피었다. 꽤 커다란 꽃대에
비하여 꽃은 아주 자그마한 초롱같은 잔대꽃도
지금부터 뽐내기 시작한다. 산골집 여름꽃들을
살펴본 것이다. 유달리, 남달리 꽃을 좋아하는
촌부의 여름꽃 관찰은 이따금씩 이어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