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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노각이 주렁주렁, 대롱대롱 

 

2024년 8월 15일 목요일 

甲辰年 음력 칠월 열이튿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현관에 태극기를 달았다. 

제79주년 광복절, 일제의 침략에서 벗어나고 

나라를 되찾은 날을 기념하는 기쁜 경축일이다. 

그런데 우리 국민 모두가 경축해야 하는 날인데 

기쁨보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부화를 돋군다. 

각계각층이 다 모여 함께 해야하는 기념행사가 

두 군데로 쪼개져 개최된다고 한다. 그 원인은 

국민이라면 이미 누구나 다 알 것이다. 누구의 

잘못일까? 공정과 상식을 부르짖으며 출범한 

이 정부의 불공정과 몰상식이 불러온 화근이다. 

지난날 일본이 우리 민족에게 어떻게 했는지를 

망각한 일제 편향적인 극우의 뉴라이트 인사를 

역사보존과 연구를 해야하는 기관의 단체장에 

임명한 것이 이번 사태의 원인임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나라를 위하여 고귀한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의 충정어린 

애국심을 무시하는 것은 물론 국민 알기를 너무 

우습게 알고 개무시하며 불통으로 밀어부치는 

이 정부의 꼬락서니가 한심하기가 짝이 없다. 

이런 글을 쓰고싶지 않은 무지랭이 촌부이지만 

태극기를 달며 앞으로의 이 나라가 걱정이 되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글쓰는 사람으로서 나의 

의사를 표명할 권리와 자유가 분명 있는 것이라 

몇 자 뇌까려보았다. 지랄염병을 하든지 말든지 

무지랭이 촌부는 일상에 충실해야겠다. 

 

이제 장작집에는 장작이 거의 다 채워져 간다. 

지난 7월 말부터 시작하여 시나브로 산기슭의 

풀섶에 널부러져 있는 나무를 꺼내 손수레에 

싣고 아랫쪽으로 던지고 굴리고 또다시 싣고 

나르고 부리고 유압도끼로 쪼갠 다음 쌓는 일을 

했다. 하루종일 주구장창 할 수 없는 일이라서 

시일이 많이 걸리기는 했다. 어차피 겨울 오기 

전까지는 해야하는 일이기에 시간이 나는 대로 

했던 것이다. 푹푹 찌는 폭염의 한여름이라서 

주로 아침나절과 저녁무렵에 일을 해야만 했다. 

이제 그 끝이 슬슬 보이기 시작한다. 지금까지 

쌓아놓은 장작으로 가득한 장작집을 보면 너무 

흐뭇한 기분이다. 장작 부자가 되어 뿌듯하다. 

생각컨데 오늘, 내일이면 모두 다 채우지 싶다. 

 

촌부의 농사도 이제 하나 둘 마무리 되어간다. 

가장 큰 농사인 옥수수 농사는 자투리 수확이 

남긴 했지만 사실상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다. 

초반에 몹시 우려했던 오이농사도 성공작이다. 

요즘은 청오이보다 익은 오이, 늙은 오이 흔히 

말하는 노각을 수확하는 재미가 참 쏠쏠하다. 

올해 심은 오이는 조선오이와 열리면서 곧바로 

커지고 익고 늙는 품종의 노각이다. 조선오이는 

아내가 원하는 만큼 수확했고 나눔도 꽤 했다. 

그 오이가 이젠 끝물에 가까워 열리면서 이내 

노각으로 변해버린다. 아닥아닥 씹히는 식감의 

노각무침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아내에겐 정말 

다행스럽고 잘된 것이다. 요즘 거의 매일 하는 

아내의 분부, "노각 하나 따다 줄라요?" 라는 

소리가 참 재밌다. 잘 익은 큼지막하고 묵직한 

노각을 따는 손맛은 해본 사람만이 아는 재미다. 

 

이 노각은 나눔도 많이 했다. 이웃, 함께 일하는 

동료들, 옥수수 택배를 보낼때 덤으로 넣기도 

했다. 아마 우리 손수레로 서너 분량은 될게다. 

얼마나 좋은가? 아내의 최애(最愛) 반찬이라서 

실컷 먹게 해줬고 많은 이들과 나눔까지 했으니 

분명 성공작인 셈이다. 진잎이 생기는 걸 보니 

머잖아 끝나겠지 싶다. 하지만 노각이라고 심은 

신품종은 이제서야 열리고 있다. 그 뿐만아니라 

조선오이가 익고 늙어 노각이 된 것도 주렁주렁, 

대롱대롱 꽤 많이 매달려 있다. 지금 이 시기가 

지나면 노각은 먹을 수 없다. 한동안은 아내의 

사랑을 듬뿍 받는 노각을 따러 들락거리게 될 

것이다.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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