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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옥수수 수확, 출하하던 날 

 

2024년 8월 13일 화요일 

甲辰年 음력 칠월 초열흘날 

 

옥수수 수확과 출하를 하던 

어제도 찌는 듯한 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오늘 날씨도 마찬가지로 꽤 더울 모양이다. 

예보에 소나기 소식이 있어 작업에 지장을 

초래할까 걱정을 했는데 그나마 늦은 오후 

아주 잠시 오는 듯 마는 듯했다. 어제 못한 

나머지 작업을 하려는데 또 소나기 소식이 

있다. 아침나절 서둘러 마무리를 해야겠다. 

 

처음 지어보는 옥수수 농사, 

수확기가 되어가자 고민에 고민을 했었다. 

팔 것이냐, 아님 나눔으로 해결할 것이냐? 

아내가 그랬다. 고추농사 대신 지은 농사, 

고춧가루 살 만큼과 거름값 정도만 뽑으면 

그걸로 만족하자고... 그래, 언제 우리들이 

파는 농사를 지어 돈을 벌자고 했었던가? 

아내의 말 그대로 그러자고 했다. 팔겠다는 

의사를 살짝 내비췄다. 수량과 가격 책정, 

출하일을 언급하지도 않았는데 선주문이 

들어와 곤란한 지경이 되었다. 걱정이 됐다. 

공급량보다 수요량이 더 많아지고 말아서... 

 

이렇게 많은 주문이 들어오리라 생각 못했다. 

아내와 촌부가 그동안 헛살지는 않았던 모양, 

우리 부부를 믿어주고 이렇게 과분한 배려에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라 어쩔 줄을 모르겠다. 

먼저 우리 나름대로 수량, 가격을 정한 다음 

옥수수 수확을 시작했다. 우선 선주문을 하신 

분들께 보내드리기로 했다. 택배 박스 준비를 

해놓고 아내와 함께 옥수수를 땄다. 어느 정도 

딴 다음에 아내는 따고 촌부는 나르기로 했다. 

날씨가 무척이나 더웠다. 아내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서 걱정스러웠다. 땀은 비오듯 하여 

온몸을 적셨다. 아내가 따놓은 옥수수 손질을 

해야했다. 팔기로 했으니 깔끔하게 손질하여 

보내는 것이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되었다. 

 

아내가 손질하면 촌부는 주문수량에 맞춰서 

택배 박스에 담았다. 아내가 많이 힘들어 하는 

것 같았다. 쉬엄쉬엄 하라고 해도 소용이 없다. 

그렇게 둘이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마무리를 

한 다음 자동차에 싣고 택배사에 가서 물건을 

내려 접수를 하고나니 오후 2시반, 그때까지 

점심도 못먹었지만 배고픈 줄도 모르고 일을 

한 것이다. 아내에게 뭘 먹이기는 해야하는데 

도통 생각이 나질 않았다. 아내가 시니어클럽 

꽁보리 비빔밥이나 한 그릇하고 들어가자고 

했다. 끝날 무렵이라 마지막 손님이 되었다. 

이것저것 넣고 쓱쓱 비벼 맛있게 먹긴 했지만 

고생한 아내에게 너무나 미안한 마음이었다. 

 

그 사이에 아내 친구들의 단톡방이 요란했다. 

옥수수 값이 너무 싸다며 더 받으라고 하며... 

그렇지만 우린 우리 생각 그대로 받기로 했다. 

그냥 나눔으로 생각하고 선물을 해야하는데 

돈을 받고 파는 마음이라 그다지 좋진 않았기 

때문이다. 뿐만아니라 둘째네도 선물한다며 

몇 박스 주문했는데 왜 그렇게 싸게 주느냐고 

하며 그래도 되느냐고 이서방과 처제가 성화 

였다. 또한 옥수수 농사를 알려주고 지켜봐준 

고마운 멘토 아우도 그 값은 품값은 고사하고 

거름값이나 나오겠냐고 했다. 농사를 지어서 

먹고 살아야 한다면 모를까 그런 게 아닌지라 

적당한 값이면 우리는 그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그동안 신세를 졌거나 꼭 인사를 해야할 

몇 분께는 나눔을 했다. 그나저나 늦게 주문을 

하신 분들께는 너무나 미안함과 죄송함이라서 

어떻게 전해야 할지 모르겠다. 

 

형제들도 주고 우리도 먹을 요량으로 남겨둔 

한 이랑도 마저 따서 늦게 주문하신 몇 분들께 

보내드리기로 했다. 그래도 수량이 부족하다. 

앞에서도 언급을 했지만 죄송한 마음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괜시리 옥수수를 팔겠다고 

해놓고 드리지를 못하니 말이다. 죄송합니다. 

형제들과 우리는 두 번째 열리는 부실한 것을 

먹어야 할 것 같다. 농사꾼들은 좋은 것은 팔고 

늘 쭉쨍이만 먹는다고 하더니 설마 그럴리가 

했었는데 그 말을 이제서야 실감을 하게 된다. 

어찌되었거나 올해 처음 지어본 옥수수 농사는 

성공작이라서 흐뭇하고 뿌듯하고 좋다. 우리가 

기른 옥수수가 곳곳에 보내져 많은 분들께서 

맛있는 하모니카를 불게 되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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