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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오대산 중대 적멸보궁을 다녀오다! 

 

2024년 8월 10일 토요일 

甲辰年 음력 칠월 초이렛날, 칠석(七夕) 

 

매미들 울음소리가 요란한 산골의 아침이다. 

오늘도 무척 더울 듯하다. 아침부터 내리쬐는 

햇살이 장난 아니다. 폭염은 언제쯤 멈출까? 

그 옛날 농경시대에는 명절처럼 여겨졌다는 

칠월 칠석(七夕)이다. 전설속 견우와 직녀가 

일년에 단 한번 만나는 날, 이 날은 호박으로 

부침개를 부쳐먹었다고 한다. 요즘이야 별로 

칠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시대라서 그저 

옛 조상님들은 그러셨구나 하는 정도로 알면 

되는 것이다. 촌부의 어릴적엔 그래도 칠석은 

작은 명절처럼 부침개를 비롯 갖가지 음식을 

장만하여 먹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있다. 

 

어제는 오대산 적멸보궁을 다녀왔다. 월정사, 

선재길, 상원사(9.2km), 중대 사자암을 거쳐 

적멸보궁(2km)까지 트레킹을 겸한 산행을 

한 것이다. 월정사, 상원사는 수시로 다녀오는 

곳이지만 선재길과 중대 사자암, 적멸보궁은 

그리 자주는 못가지만 지금까지 꽤 여러 차례 

다녀왔다. 한여름이긴 하지만 숲속을 걷는 길, 

시냇물을 끼고 걷는 선재길은 언제 걸어도 참 

좋다. 물소리, 새소리, 여기저기 야생화를 보며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월정사와 중대 사자암 

사잇길도 꽤 운치가 있다. 적멸보궁까지 오르는 

길은 예전 자연스런 그 흙길이 아니다. 데크를 

계단식으로 깔아놓아 예전 만큼의 운치는 없다. 

촌부 생각으로는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절에서 석가모니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셔놓은 

곳을 적멸보궁(寂滅寶宮)이라고 한다. 그 뜻을 

직역하면 '온갖 번뇌와 망상이 적멸한 보배로운 

궁전'이란 뜻으로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적멸의 

낙을 누리시며 안식하시는 곳이라는 의미이다. 

우리나라의 5대 적멸보궁은,  

경남 양산시 통도사 적멸보궁,  

우리고장 강원도 평창군 오대산 중대 적멸보궁, 

강원도 인제군 설악산 봉정암 적멸보궁,  

강원도 영월군 법흥사 적멸보궁,  

강원도 정선군 태백산 정암사 적멸보궁이다. 

 

한여름의 트레킹은 조금 힘들긴 하다. 하지만 

나를 돌아보는 기회가 되면서 스스로 마음을 

추스리는 좋은 시간이 된다. 월정사 대웅전과 

상원사 대웅전은 부처님 불상이 모셔져 있다. 

적멸보궁은 불상이 모셔져 있지않다.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성지라서 불상을 모시지는 

않는다고 한다. 월정사와 상원사 대웅전에서, 

적멸보궁 법당에서 절을 올렸다. 일반적으로 

이런저런 소원을 빌곤 하지만 이번에는 그냥 

마음속으로 단 한 가지만 '지금처럼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 녀석과 함께 소박한 삶이 이어질 

수가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만 하고 왔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스스로 실천을 하는 

것이 곧 내가 부처님의 길을 따르는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다른 소원은 빌지않았다. 노력의 

댓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루려고 하는 것, 

그것은 노력에 의해서 되는 것이지 부처님의 

힘을 빌리는 것은 결코 올바른 불자의 자세가 

아니라는 촌부의 생각이다. 이번 트레킹에서 

많은 것을 생각했고, 많이 느꼈으며, 많은 것을 

깨닫고, 많은 것을 얻었다. 비록 단 한번 고행의 

길을 걸었다고 하여 다 얻었다고 할 수는 없다. 

나름의 수행이라고 여긴다. 앞으로 이런 시간, 

이런 기회를 자주 가졌으면 좋겠구나 싶다. 

 

옥수수가 잘 익어간다. 조만간 수확을 하야겠다. 

이 많은 옥수수를 다 어떻게 해야할까? 지금껏 

파는 농사를 지어본 경험이 없어 어떤 방식으로 

팔아야 할 것인지 고민이다. 아내 친구들과 몇몇 

촌부 친구가 이미 주문을 했다. 아직 얼마에 팔 

것인지 정해지 못했다. 결코 비싸게 팔 생각은 

없다. 그냥 나눔을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자선사업가도 아닐뿐더러 

품값이야 차치하고 작으나마 거름값이나 충당 

하는 것이라면 그것으로 족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고 많은 양은 아니라서 누구를 막론하고 

선착순으로 몇 분께만 팔아볼까 싶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선뜻 결정을 못하고 망설이고 있다. 

아무래도 우리 부부는 파는 것에는 잼뱅이다. 

 

어제 일을 나갔다가 오는 길에 큰 도로가에서 

걸어올라왔다. 자동차를 가져가지않고 다른 분 

자동차에 편승하여 다녀왔기에 그냥 길가에서 

내려달라고 했던 것이다. 설다목 입구 교량을 

건너오다보니 다리 중간중간 배수구에 장마철 

잦은 비에 온갖 풀, 지푸리기, 쓰레기가 밀려와 

막혀있는 것이 보였다. 도구가 없으니 맨손으로 

치웠다. 완전하게 하지는 못했지만 그나마 또 

비가 내려도 막힐 염려가 없을 만큼 치워졌다. 

교량 부근에 사는 사람들이 조금만 생각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가장 꼭대기 먼곳에 사는 촌부가 

나설 필요가 없겠지만 그 사람들에게 기대하는 

자체가 우스운 일이다. 자기집앞의 눈도 치우지 

않는 이기적인 몰상식한 사람들인데 뭘 바랄까? 

어찌되었거나 교량 배수구를 치워놓아 마음은 

편하다. 그래, 니들이 안하니 이 촌부가 봉사를 

한다는 마음으로 치워놨으니 잘 지나다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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