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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추적거리는 비로 하루를 허비했지만... 

 

2024년 7월 31일 수요일 

甲辰年 음력 유월 스무엿샛날 

 

한달 내내 장맛비로 젖어던 7월이 간다. 

기상청 발표에 의하면 사실상 올해 장마는 

종료가 되었다고 했다. 하지만 산골은 종일 

비가 추적거렸다. 그러다보니 일을 못하고 

꼬박 하루를 허비하고 말았다. 늦은 오후에 

구름사이로 햇살이 보였고 푸른 하늘이 조금 

드러났다. 그렇지만 비에 흠뻑 젖은 나무를 

쪼개는 작업을 하기엔 무리였다. 쉬는 김에 

그냥 푹 쉬었다. 오늘은 날씨가 좋겠지? 

 

그다지 많은 비는 아니었지만 종일 이슬비가 

부슬거렸다. 나무작업이라 비가 내리면 할 수 

없어 마음이나 가다듬자며 단지 곳곳을 살펴 

보았다. 그런데 가다듬긴 커녕 오히려 부담을 

느껴야만 했다. 긴 장마에 야생초는 물론이고 

온갖 잡초가 장맛비에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그야말로 빼곡하다. 은근히 걱정이 앞섰다. 

혼잣말로 "아따야, 이게 뭣꼬? 정말 대단하네." 

라며 중얼거렸다. 솔직히 말하면 이런 모습을 

꽃밭이라고 하기에는 부끄럽다. 완전 풀밭이다. 

중간중간 꽃들이 섞여있다. 루드베키아도 있고 

비비추도 피기 시작하고 허브 오레가노도 있다. 

그 외 여러종류의 꽃들이 피어있으나 예쁘다는 

느낌보다 무성한 풀을 어서 베어버려야 한다는 

생각이 더 먼저 앞섰다. 너저분함을 싫어서... 

 

삼식이 촌부를 위해 아내는 끼니마다 걱정이 

많다. 요즘같은 하절기는 밭에서 나는 채소로 

밥상을 차려도 되는데 말이다. 가리는 것 없이 

아무것이나 해주는 대로 잘 먹는 촌부이기에 

아내는 고맙다고 하면서도 신경을 많이 쓴다. 

아내가 차려주는 산골밥상은 맛있는 밥상이다. 

지금껏 밥맛 없거나 입맛이 없어 밥을 못먹은 

적은 거의 없다. 차려준 밥은 아무런 까탈없이 

잘 먹을 뿐만아니라 남김없이 싹싹 비운다고  

아내는 해주는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맛있는 것을 해먹여도 살이 안찌는 걸 

보면 비경제적인 사람이라나 뭐라나? 

 

파리 올림픽 중계를 보는 것이 요즘의 재미다. 

시차가 있어 우리 시간으로는 거의 밤시간에 

중계가 있다. 그러다보니 밤잠을 설치는 날이 

많다. 사격과 양궁이 기쁨을 주더니만 어제는 

탁구의 매력에 매료되는 날이었다. 아쉽게도 

전날 경기에서 중국에 져 결승 진출은 못했다. 

대신 북한이 결승에 진출했지만 또한 아쉽게 

중국에 이어 은메달에 그쳤다. 우리 태극전사 

신유빈,  임종훈 선수는 홍콩을 꺾고 동메달을 

획득했다. 올림픽에서 오랜만에 획득한 소중한 

메달이다. 신유빈, 임종훈 두 선수의 절묘하고 

멋지게 펼친 경기는 감동과 감탄을 자아내게 

하였으며 새삼 탁구의 매력에 빠져들게 했다. 

신유빈 선수의 팬이 되었다. 

 

파리 올림픽 탁구, 유도를 비롯한 경기 중계를 

보느라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다. 자정이 넘은 

시간에 아들 녀석이 휴가라며 산골집에 왔다. 

반가운 마음이라서 카페앞까지 마중을 나갔다.  

지엄마가 준비한 돈가스로 늦은 저녁을 먹는  

아들과 함께 맥주 한잔했다. 한 이틀쯤 있다가 

가겠지만 아들이 있는 동안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질 것이다. 아들바라기 아내의 입가에는 연신 

미소와 웃음이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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