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모처럼 함께 한 가족모임
2024년 7월 24일 수요일
甲辰年 음력 유월 열아흐렛날
어제는 하루종일 전형적인 장마철 날씨였다.
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며 오락가락...
멀쩡하던 날씨가 갑작스레 거세게 비바람을
몰고와서 한바탕 쏟아붓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멀쩡한 모습으로 변했다가 이내 찌푸린
하늘 얼굴이기도 했다. 잠시잠깐 구름 사이를
비집고 고개를 내미는 듯한 햇살이 보이기도
했다. 새벽까지도 비가 오락가락을 반복하는
듯했는데 지금도 여전히 비가 내린다. 오늘은
20도로 시작된다. 남녘은 열대야에 시달려서
밤잠을 못이룬다고 한다. 여긴 열대야가 없어
얼마나 다행인가 모르겠다. 24년 세월이 지난
지금껏 에어컨 없이도 여름을 잘 견디며 왔다.
어제는 모처럼 영주에서 막내네가 보고싶었던
조카 딸내미를 데리고 산골집에 왔다. 24년전
이곳에서 산골살이를 함께 시작했던 그 식구가
전부 모인 것이다. 원주에서 교사로 재직중인
조카 딸내미가 방학을 하여 영주에서 막내네가
데리러 오는 김에 산골집에 들린 것이다. 우리
두 집 넷이서 사는 산골집에 막내네 식구 셋을
더했을 뿐인데 단지가 꽉 찬 느낌이라 좋았다.
특히 우리 식구들의 분위기 메이커, 마스코트
역할을 톡톡히 하는 예쁜 조카 딸내미가 와서
더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이다. 어찌나 조잘조잘
이야기를 재밌게 하는지 이 녀석만 집에 오면
웃음이 떠나지를 않는다. 가족의 소중함까지
느끼게 된다. 비록 짧은 만남이지만 고맙다.
조카 딸내미 덕분에 이름난 햄버거로 점심을
했다. 인근 리조트 부근에 가면 햄버거 파는
집이 있기는 하지만 그다지 즐겨서 먹는 편이
아니라서 아주 이따금씩 이럴때에 먹게 된다.
그런대로 먹을 만하다. 아내가 좋아하는 것을
보니 흐뭇하기도 했다. 이다음에 원주 나가면
사줘야겠다. 저녁은 아내와 처제가 모처럼 온
막내네를 위하여 매운 쇠고기찜, 잡채, 호박전,
콜라비 깍두기, 오이소박이를 차렸고 곁들임
음식으로 우리밭에서 수확한 상추, 블루베리,
방울토마토로 아주 상큼하고 개운한 오리엔탈
셀러드를 처제가 만들어 왔다. 다들 맛있다고
하며 즐거운 식사시간을 가졌다.
예전 둘째네가 인천에 있을 때도 그랬었지만
이제는 막내네가 집에 오면 우리 부부는 마치
친정 부모가 된 듯한 느낌이다. 뭐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싶은 그런 마음이 드는 것이다. 이젠
양가 부모님이 모두 작고하시고 우리 부부가
맏이라서 그런 것 아닌가 싶다. 막내네 온다는
소식에 아침나절 밭에 나가 비를 맞으며 호박,
오이, 가지, 방울토마토, 블루베리를 따왔다.
아내도 이것저것 챙겼다. 미니밤호박, 건고추,
홍고추, 고춧가루, 고사리, 가래떡, 떡국떡에다
올해 담근 오이지까지... 뭐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바리바리 챙겨 보내면 마음이 너무
흐뭇하고 뿌듯하여 좋다. 예전 우리 부모님도
우리가 느낀 마음처럼 그러셨을 게다. 흔히들
하는 말처럼 맏이는 부모 맞잡이라서 그런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