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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나무작업 하기 딱 좋은 날씨 

 

2024년 7월 22일 월요일 

甲辰年 음력 유월 열이렛날 

 

일년 중에 가장 더위가 심하다는 뜻을 지닌 

24절기 중 열두 번째 드는 대서(大暑)이다. 

예전에는 그랬는지 모르지만 올해는 그렇게 

심한 더위는 아니다. 장마철과 겹쳐 그런가? 

비가 오락가락이다. 아침 기온 23도, 한낮의 

기온도 많이 올라가지 않을 것이란다. 하지만 

상당히 습하다. 더위도 더위지만 꿉꿉한 것은 

싫다. 이른 아침부터 제습기를 틀어놓았다. 

새벽에도 갑작스레 한바탕 비가 쏟아지듯이 

내렸다. 느닷없이 오락가락을 하는 날씨라서 

기상청 사람들은 애를 많이 먹지싶다. 

 

비가 오든 말든 우리네 사람들과 달리 온갖 

야생초는 시기에 따라, 때를 맞춰 꽃이 핀다. 

나팔꽃처럼 생긴 덩굴성 매꽃이 예쁘게 피고 

키가 2m 훨씬 더 되어 보이는 금꿩의 다리 

또한 제나름의 특이하고 예쁜 꽃을 피웠다. 

이 야생초는 정말 특별하다. 아주 길고 크게 

자라며 줄기와 잎이 하나씩 어긋나게 나온다. 

그뿐만이 아니고 맨꼭데기에서 아주 자그만 

꽃이 여러개 핀다. 한참 올려다보며 사진을 

찍어야 한다. 자세히 보면 참 오묘한 식물, 

특이한 꽃이 피는 야생초이다. 

 

한동안 오이, 상추, 고추로 채웠던 자연마트 

장바구니가 이젠 호박이 절반 이상을 채운다. 

우리 두 집이 실컷 먹고도 한참 남을 양이다. 

벌써 여러 차례 나눔을 했으나 이젠 훨씬 더 

많이 해야만 할 것 같다. 다른 채소들과 달리 

호박은 말리는 것 외 저장을 할 방법이 없다. 

그렇다고 이 장마철에 호박을 말릴 수 없으니 

모두 나눔으로 해결하고 있는 것이다. 하기사 

많이 심을 때 이미 그럴 작정으로 심었으니까. 

아침마다 호박덩굴, 잎파리를 들춰가며 호박 

찾는 재미도 쏠쏠하여 즐기고 있는 것이다. 

 

날씨예보는 어제도 빗나갔다. 어쩌면 은근히 

빗나가기를 바랬는지도 모르겠다. 너무 오래 

길게 이어지는 장마가 정말 지겨울 정도이다. 

늦은 오후, 모처럼 햇살이 따가울 정도였지만 

바람이 제법 거세게 불어 시원함이 느껴졌다. 

나무작업을 해야겠다 싶어 텀블러에 시원한 

물을 가득 채우고 토시를 찾아 팔에 끼고 밖에 

나와 낫을 챙겨 손수레를 끌고 산모퉁이 나무 

작업장으로 갔다. 우선 낫으로 잡목을 비롯한 

풀을 대충대충 잘라 지나다닐 길을 만들었다. 

풀섶에 널부러져 있는 크고작은 토막나무를 

손수레에 싣고 비탈진 언덕에서 아랫쪽으로 

굴리거나 던져놓았다. 그러기를 두어 시간을 

했더니 꽤 많은 양의 나무가 쌓였다. 또다시 

장작집 부근으로 나르기를 반복해야만 한다. 

 

그보다도 급선무가 산기슭 풀섶에 널부러져 

있는 나무를 꺼내는 것이다. 지금껏 꺼낸 것이 

1/3이나 되려나 모르겠다. 하필 이 장마철에 

나무작업을 하느냐고 하겠지? 너무 느긋하게 

게으름을 피우며 일을 하다보니 시간이 흘러 

지금에 이르러게 된 것이다. 바쁠 것 없다며, 

서둘러 할 일이 아니라고 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7월이 다 지나가고 있으니 이젠 

마음이 급하긴 하다. 장작집에 넣고 잘 말려야 

다가오는 겨울 땔감이 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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