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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산회

● 초가을의 월출산 처녀 동반! (월출산은 바위였다!)

     지난 주 토요일 밤 12시, 지하철 태릉역 7번 출구 앞에, 배낭 메고 가니, 항상 가장 부지런한 우리 요산회 안효직 총무님 부부가 1번으로 도착해 있었다. 모두들 등산모임에서는 선수들(?)인 7명이 약속 시간 12시 10분 이전에 도착을 완료하였다. 멀리 정읍에서 올라온 조홍남군이 고창에서 가져왔다는 순도 100%의 복분자 술을 페트병에서 꺼내면서 관광버스를 기다리는 동안에 맛보자고 하여 급히 캔도 꺼내고, 잔을 따러 돌려가며 간단하게 한 수(?)하면서 안주로는 지난주에 일본 오사카의 명동, 도톤보리 대게 가게에서 사온 <카니센베 : 대게를 가지고 만든 일본 센베>를 안주 삼아 톡톡 바스러트려 가면서 기분 좋게 시작(?)을 하였다.

 저녁 늦은 시간이라 별로 막히지 않고 바로 관광버스가 도착하였다. 차에 승차하여 멀리 일산에서 온 친구들과 가볍게 인사도 나누고 착석하자, 복분지 술을 마신 것이 약간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에서 받아온 눈 안대(비행기, 버스 안에서 착용하고 자면 숙면을 취할 수 있음)를 친절하게 한 사람씩 전해주고 있는 이제용 군에게 자꾸 눈치를 주니, 마치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알았어! 하고 우리 요산회원 전체에게 주려고 가져온 듯한 5 L(?)은 됨직한(이전에 그렇게 큰 포도주 병을 본적이 없음) 포도주 한 병을 꺼내 놓았다. 살판 난 술꾼들(진연석, 조홍님, 나 등등?)은 한참을 마셔도 워낙 병이 큰지라 진도가 많이 안 나갔고, 괜히 미안한 감도 들어 공범(?)으로 만들자고, 잠을 조용히 청하고 있는 사람들을 깨워가며 한 사람씩 잔을 청하니, 처음에는 안 먹겠다고 손사래를 치던 아가씨(?)들도 <조금 더 줘요>에서 <아니, 한 잔 더 줘요>로 진도가 죽죽 나갔다, 다들 술 맛이 기가 막히다고 극찬, 결국 다른 버스에 있는 친구들에게는 한 잔 맛도 볼 수 없게, 선입선출 법으로 빈 병이 되고 말았다. 알리바이를 없애기 위해서 였는지(?) 중간 휴게소에서 진연석군이 빈 병을 쓰레기통에 버리므로. 상황은 종료되었다.

 주차장에 내리니 깨끗하고 상쾌한 산의 새벽 공기가 온 몸으로 느껴졌다. 아! 그래 이 맛에 새벽 산행을 하는거야!, 밤하늘을 바라다보니, 별들이 그야말로 쏟아져 내려왔다. 정말 오랜만에 야! 북두칠성이 어디야! 서로 하늘을 보며 확인도 해 보았다. 이른 아침을 구수한 된장찌개에 간단하게 요기도 하고 맹호사단 유격장 조교 출신 조홍남 하사의 구호아래 준비 운동과 PT체도도 실시하였다.

 처음 와보는, 그렇게도 오고 싶었던, 월출산, 종주 산행의 시작인 천황사, 월출산에서 가장 붐비는 곳에 위치하고 있으면서 도량 자체가 별 볼일 없다고 법화종을 표방하는 당우 한 채, 몇 십 년째 같은 얼굴로 손님을 맞는 스님 한 분이 절의 전부라고 혹평(?)을 받는 그 절 앞을 지나, 월출산<호남 들판의 나른한 졸음을 뚫고, 믿을 수 없도록 치열하게 솟아오른 바위산, 그 자체로 하늘이 빚어 준 천불 천탑이라는 산>에 오르기 시작하였다. 천황사를 지나, 천황봉에 이르는 구름다리 능선길, 대한민국 정규 등산로 가운데 최고의 급경사라는, 주요 등산로 전체가 이렇게 가파른 산은 이 땅에 없다는 그 유명한 능선 길을 타기 시작하였다.

 구름다리, 아! 구름다리! 앞에 펼쳐진 계곡과 능선의 모습은 장관이었다. 금강산 천선대에서 바라다보았던 만물상과 설악산 천화대 능선의 축소판같은 정말 “한 폭의 진경산수화” 그 자체였다. 초가을에 와도 이렇게 멋있는데, 눈 덮인 겨울에 오면 또 얼마나 아름다울까……. 지상 120m의 허공에 출렁이는 구름다리를 건너려니 워낙 단단하게 매여 놓았는지 별로 흔들리지 않자, 앞에 가던 김광남 집사람이 온 몸으로 우정 다리를 흔들어 보았다.

 구름다리를 지나자 본격적으로 철계단이 시작되었다. 마치 설악산의 천불동 계곡의 양폭산장에서 천당 폭포에 오르는 길처럼, 철계단의 연속이었다. 오름길의 철계단 수가 365개라는데 세어 보지 않아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러나 경사는 정말 급했다. 마치 지붕 위의 사다리를 오르는 것처럼......

정상인 청황봉에 가려면 통천문이라는 관문을 지나야했다. 그것이 천황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고 하늘로 통하는 의식이라고도 한다. 몸 하나 간신히 들어가는 그 바위굴에서 세속의 먼지를 비벼낸 자에게만 비로소 천황봉에 오를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다고 한다.

 천황봉 정상, 해발 808 m, 월출산 최고봉이다. 수십 명이 들어앉아도 넉넉한 바위에 도착하여, 언제나처럼 진연석이와 막걸리를 한 잔하면서 목을 축였다. 내려다보이는 경치 또 한 장관이었다. 바로 내려다보이는 영암읍내, 멀리 남쪽으로는 해남과 강진이 서쪽으로는 아파트가 많이 보이는 곳이 목포라는 부연 설명도 들으면서 쉬고 있으려니 후미가 서서히 올라왔다. 모두들 모여 바위에 앉아 단체 사진을 찍었다.

 천황봉을 넘어서니 주릉선 길이 훤하게 내려다 보였다. 그래도 오르락내리락 하는 길에 바위산도 있어 마치, 설악산의 등뼈라는 마등령에서 무너미 고개까지인 공룡능선의 축소판을 연상시켰다. 기암괴석들이 둘러져 있었다. 불상바위, 돼지바위를 지나, 남근 바위에 이르러 서는 사진도 한 장 찍었다, 30여 년 지기인 임진석 부부도 함께, 모처럼 만에 부부가 발군의 등산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대단한 실력이었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이름을 그리 지었는지 모르나 <바람재>도 지나고 마왕재까지는 지금까지의 감동이 너무 컸던 까닭에 평범하기 조차하였다. 소백산의 정상 부근, 넒은 초원길을 연상시키는 듯, 오솔길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마왕재의 억새밭은 그 무료함을 씻어주고도 남았다.

 마왕재에 모두들 옹기종기 모여앉아, 짝(?)있는 사람들은 열심히 억새밭에 가서 사진을 찍고, 홀아비인 나와 진연석이는 오는 사람마다 배낭 안에 혹시 알코올(?)이 남아 있는 사람은 조사하기 전에 순순히 신고하라고, 여기서 간단하게 하산 주를 하면서 월출산 산신령님에게 작별을 고하자고 운운 하면서 수작을(?) 걸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결국 배낭에서 귀한(?) 소주 한 병이 나와 큰 잔에 따라서 돌려가며 게 눈 감추듯이 한 수(?) 하였다.

 마왕재에서 도갑사까지 하산 길은 내리막길이었다. 월출산 등산로를 벗어나 도갑사에 완연히 접어들었다고 생각되는 즈음에 홀연히 나타나는 장대한 돌 거북 한 마리, 도선(통일신라 말 도선 국사에 의해 창건)과 수미(조선 초 수미 왕사에 의해 중창)를 추모하기 위해 세웠다는 <도선수미비>를 보니 이번 등산도 <아줌마 났어요!>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느 산사와는 달리 도갑사는 옆에서 접근하도록 산문이 배치되어 있었다. 법당에 등산화 벗고 들어가 절을 하고 나오는데 덕수여상(?) 한 분은 100일 정진 기도로 절에 가서 매일 300배씩 하고 있다고 하여, 고작 9배를 하고 나온 나는 기(?)가 죽고 말았다. 법당을 나와 진입로의 마지막인 국보 50호라는 해탈문도 지나면서 30여 년 동안 정말 오고 싶었던 월출산 등산도 조용히 마무리 하였다.

 이런 귀한 등산모임을 만들어 주고 이번에도 여러 가지 많은 일에 고생을 많이 한 우리 요산회 김영태 회장님 부부, 임창근 산행대장님, 안효직 총무님 부부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본인이 감기에 걸려 힘들어하면서도 차안에서 숙면을 취하라고 친구들을 위해 안대도 준비해 오고, 자기 등치와 스케일만큼 어마어마한 포도주도 제공해 준 이제용 군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제용아! 잘 먹었다.   맛 못 본, 다른 친구들에게는 미안합니다! 

- 이상 입니다 - (김 해병)

  • ?
    안효직 2009.09.22 19:08

    김해병! 아렇게 자세하게 써 놓으면 간 사람이나 안간 사람이나 똑같이 갔다왔다고 할 꺼 아녀?
    글구 천황사 기럭지 1미터는 누가 떼어 묵었냐?===도감에 보믄 809m로 적혀있걸랑==ㅎ
  • ?
    김태봉 2009.09.25 13:04
    정확하게는천황봉 정상은 해발, 808.7미터라는 구만,
    동경 126도 42분 23초, 북위 34도 45분 48초 (ㅋㅋㅋ)  

매월 3째 일요일 산행합니다.

요산회계좌 : 국민 455402-01-423174 김상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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