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드디어 옥수수를 품었구나!
2024년 7월 15일 월요일
甲辰年 음력 유월 초열흘날
다시 장마가 북상을 하려나 보다. 주간예보에
이번 주는 내내 비소식이 있다. 요며칠 장마가
주춤한 사이에 제법 많은 일을 했는데 또다시
바깥일은 당분간 멈춰야 할 것 같다. 일을 좀
할까 싶었더니 또다시 날씨가 발목을 잡는다.
지루한 장마가 지나면 다시 본격적인 더위가
기승을 부려 지장을 초래할 텐데... 이래저래
날씨 탓에 지척이고 지연되는 형국이랄까?
하긴 우리네 일상이 날씨의 영향을 받는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었던가? 그러려니 하며 다른
방도를 찾아보는 것이 더 현명한 판단일 게다.
오늘 아침도 선선한 느낌이라서 좋다. 18도...
중앙통로 양옆은 꽃들이 차례차례로 순서를
지켜서 핀다. 데이지에 이어 금계국 이번에는
뒤를 이어 루드베키아가 바톤을 이어받았다.
커다란 꽃이 다양한 모습으로 핀다. 외래종이
이젠 완전 토착화된 것이 아닌가 싶다. 어떤
종류이든간에 꽃은 예쁘면 되는 것 아닐까?
루드베키아가 피었구나 하며 단지를 한바퀴
돌아보고 이내 일을 시작했다. 우선 자연마트
장바구니 채우는 것이 가장 먼저 한 일이다.
아직 시기가 이른지 호박넝쿨을 뒤져보아도
한 개 따는 것으로 만족을 해야했다. 오이는
무려 열여섯 개나 땄다. 전날 첫 수확한 것과
합쳐 아내는 1차로 오이지를 담근다고 했다.
이제 시작이라서 싱싱한 것을 먹기도 하지만
저장식품으로 오이지를 담가 다음해 이맘때
까지 먹게 되는 좋은 찬거리가 되는 것이다.
자연마트 장바구니를 현관에 갖다놓고 곧바로
전날에 이어 장작용 토막나무 옮기는 작업을
시작했다. 다섯 무더기 중에 가장 많은 것이라
전날 날이 무더워 다 못하고 남겨뒀던 것이다.
손수레로 몇 번을 나른 것인지 세어보지 않아
모르지만 거의 한 시간 반 쯤 걸려서 모두 다
장작집 부근으로 옮겨놓았다. 세 군데의 나무
무더기 중에 한 군데를 끝내긴 했으나 두 군데
나무가 훨씬 더 많고 작업여건이 꽤 만만찮다.
그래서 가장 쉽고 수월한 곳부터 시작을 했다.
비소식도 있고하니 장마가 그친 다음에 다시
시작을 해야 할 것만 같다.
드디어 옥수수가 열리기 시작한다. 며칠전에
수술 개꼬리가 나오는가 싶었는데 며칠사이
커다란 옥수숫대가 위로는 개꼬리를 내밀었고
옆에는 옥수수를 품었다. 그동안에 옥수수를
조금씩 심어 길러봤지만 올해 처럼 많이 심은
적은 없다. 뿐만아니라 올해와 같이 옥수수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정성을 쏟은 기억도 없다.
한 밭 가득 빼곡하게 서있는 키다리 옥수숫대,
한두 개씩 품은 옥수수를 잘 익혀 우리 부부가
원하는 작은 바람을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한낮의 더위는 쉼이라는 고마운 여유를 준다.
우리가 아니 촌부가 하는 일은 돈과 연결되는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전혀 연관이 없다고
할 수도 없다. 산골살이를 하다보면 돈이 되는
일보다 돈이 안나가게 하는 일이 더 많은 것
아닌가 싶다. 자급자족을 위해 작지만 농사를
짓고 이런저런 자질구레한 일부터 조금 큰 일
까지 스스로 하고 있으니 하는 말이다. 남에게
맡기면 지출이 발생하지만 스스로 하면 지출이
없으니 그게 바로 수입이 아니겠는가 싶다.
한낮에는 쉬었다가 저녁무렵에 바깥에 나가
자질구레한 일을 했다. 잡초를 뽑는 일이다.
밭가 꽃길이라고 스스로 칭하는 길과 꽃밭,
집으로 올라오는 길, 현관 입구, 앞마당 까지
자그마한 풀 한 포기도 남김없이 모조리 뽑아
제겼다. 돌아서면 얼마 못가 또다시 원이치가
되겠지만 하는데 까지는 최선을 다해 뽑는다.
조선대파밭이 완전 엉망이다. 지난해 가을에
뿌려놓은 씨앗, 아주 가느다란 새싹이 나왔다.
그러나 장마철이라 이내 풀속에 갇혀 버렸다.
잡초의 종류도 가지가지 얼마나 무성하게 잘
자랐는지 아주 끝내준다. 누가 이 밭을 조선
대파밭이라 하겠는가 싶을 정도로 빼곡하다.
뾰족한 호미를 들고 나가 하나하나, 차근차근
잡초 뽑기를 했지만 날이 저물어 내일로 또
미뤄두었다.
오늘은 초복(初伏),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다는 뜻이다.
초복, 중복, 말복의 삼복(三伏)에는 예로부터
복달임 음식을 먹었다고 한다. 고기를 끊여서
먹는 보양식을 말하는데 주로 보신탕, 삼계탕
같은 더운 음식으로 더위를 이기려는 이열치열
(以熱治熱) 피서법이 우리 선조들의 더위를
식히는 방법이었다고 한다. 아내는 복달임으로
맛있게 삼계탕을 끓여준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