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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오이 첫 수확, 나무작업 재개 

 

2024년 7월 14일 일요일 

甲辰年 음력 유월 초아흐렛날 

 

장마전선이 남쪽지방으로 내려가서 머무르고 

있어 그런지 사흘째 날씨가 좋다. 좋다기보다 

상당히 무덥다. 어제 한낮에는 무려 32도까지 

기온이 올라갔고 엄청 무더운 폭염이 이어졌다. 

오늘은 어제와 달리 종일 흐리고 기온도 많이 

올라가지 않을 것이라는 예보다. 꽤 힘들었던 

어제보다 오늘은 그런대로 바깥일을 하기에는 

좋을 듯한데... 아침기온 16도, 선선해서 좋다. 

 

드디어 오이 첫 수확을 했다. 몇 개 안되기는 

해도 늦은 이유를 모르고 학수고대 했었기에 

수확의 기쁨은 더 크다. 농사는 기다림이라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나름 정성을 쏟아 

길렀는데 여느 해보다 수확시기가 많이 늦어져 

무슨 문제가 생겼나 하는 의구심과 조바심으로 

연일 보고 또 보고를 반복했다. 오이가 열린 걸 

보니 조선오이, 여느 해와는 다른 품종이었다. 

다다기 오이에 비해 크기가 작은 것 같다. 우리 

토종 오이라서 조선오이라고 말하는 것일까? 

어찌되었거나 앞으로 하루에 몇 개씩은 수확을 

하게 되어 아내가 너무 좋아한다. 수확시기가 

늦어지는 바람에 올해는 오이지, 오이장아찌를 

못담그면 어쩌냐며 걱정을 했었는데 다행이다. 

촌부의 자연마트 장바구니에 담긴 오이, 호박, 

가지를 본 아내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 

 

이제 거의 끝물에 가까운 블루베리도 꽤  많이 

땄다. 그동안 따서 냉동을 시켜놓은 블루베리가 

제법 될 것 같다. 이렇게 많은 수확을 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앞으로 해마다 늘어날 것이다. 

그나저나 매일 조금씩 넣어 다른 과일들과 함께 

갈아서 주스로 먹는 블루베리를 자급자족을 할 

만큼 수확했는지 잘 모르겠다. 따는 족족 곧바로 

냉동을 시켜 얼마만큼이 되는지는 모르겠단다. 

블루베리를 기르고 따서 자급자족을 하겠다는 

우리 부부의 바람이 이루어진 셈이라서 좋다. 

 

지난 1월 말 간벌한 나무를 날씨 핑계를 대며 

쉬엄쉬엄 정리하다보니 6월 초순이 되어서야 

토막을 내는 엔진톱 작업을 끝냈었다. 그러나 

다음 작업을 이어가지 못하고 자잘한 토막나무 

옮겨쌓는 일을 하다가 그것도 잠시 장마철이라 

멈췄다.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 일단 장작집 

부근으로 옮겨놓기로 했다. 아랫쪽의 더덕밭 

모퉁이에 한 무더기, 바베큐장 부근에는 다섯 

무더기가 있고 윗쪽의 산모퉁이에는 군데군데 

엄청 많이 쌓여있다. 우선 옮기기가 가장 쉬운 

바베큐장 부근에 있는 것부터 옮겼다. 더운 날 

무슨 나무작업을 한다고 하냐며 아내는 말렸다. 

하지만 차일피일 미룰 일이 아니다. 풀이 자라 

풀속에 갖혀 나무가 빠른 속도로 썩을 것 같아 

하루라도 빨리 햇볕 잘 드는 곳으로 옮겨 말려 

볼 생각이라 손수레로 옮기는 작업을 시작했다. 

햇볕이 강한 한낮을 피하고 아침나절에만 잠시 

일할 생각이었다. 일을 하다보면 그게 그렇게 

잘 안된다. 날이 더워 쉬엄쉬엄, 천천히 했지만 

점심무렵까지 하고 말았다. 땀으로 범벅이 된 

모습이었지만 기분은 좋았다. 다섯 무더기 중 

네 무더기는 나르고 가장 많은 것이 남아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슬그머니 나와서 손수레로 

세 번을 나르고 네 번째를 싣고 오는데 아내가 

나와서 한 소리했다. "또 뭐하는 거야!" 라고... 

촌부를 위해 그러는 것임을 잘 안다. 힘들게 

일하지는 말고 쉬엄쉬엄 하라면서 얼음물과 

아들 녀석이 갖다놓은 홍삼액까지 챙겨딘주는 

아내, 이런 아내의 말을 챙겨 들어야 하는데  

풀섶에서 그동안 힘들여 장작용으로 토막낸 

통나무 껍질이 썩어가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번듯한 장작집 지어놓고 나무도 잘라놓았는데 

채우지 못하고 자꾸만 시간이 흐른다. 생각해 

놓은 유압도끼를 어서빨리 주문하여 통나무를 

쪼개 장작으로 만들어 장작집을 채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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