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바쁘다 보니... 

 

2024년 7월 13일 토요일 

甲辰年 음력 유월 초여드렛날 

 

장마철 내내 해야 하는데 못한 일이 많다. 

장맛비가 아랫쪽으로 내려가고 주춤한 사이 

일을 좀 해야겠다 싶어 아침부터 서둘렀다. 

마음과는 달리 일의 진도가 영 더디다. 분명 

나이탓이겠지 싶다.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것이랄까? 그런 이유도 있겠지만 아침부터 

후덥지근한 날씨까지 일의 지장을 초래함에 

한 몫을 하는 듯하다. 아침 기온은 20도인데 

움직이다보니 이내 온몸이 땀에 젖어 후줄근, 

마치 물을 퍼부어 흠뻑 젖은 모습과 무엇이 

다를까 싶은 정도다. 대뜸 이 나이에 이렇게 

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허나 이내 마음을 고쳐 먹는다. 지금의 이런 

모습은 내가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예로부터 부모님이 물려 

주신 몸을 소중하게 하라고 했다. 그렇다고 

함부로 몸을 놀리는 것이 아닌 일을 하느라 

그런 것이라서 후회는 하지는 않는 것이다. 

옛 어르신들이 하셨던 말씀, 빈둥거리면서 

몸을 놀리는 것 보다 삶을 영위하기 위하여 

열심히 노력하는 것은 참다운 모습이라고 

했다. 죽으면 썩어빠질 육신인데 살아있는 

동안은 열심히 움직여 잠시잠깐 소풍 나온 

우리네 인생을 후회없이, 미련없이 살다가면 

그것이 내가 이 세상에 왔다가는 올바르고 

참다운 삶이 아닐까 싶다. 

 

우리는 수십년 살다가지만 해마다 피고지는 

꽃들은 어떨까? 우리네 사람들이 그렇듯이 

이 꽃 저 꽃 모두 다른 모습이다. 나름대로의 

개성있는 모습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꽃을 예쁘다, 아름답다, 신기하다, 너무 

오묘하다, 심지어는 경이롭다고 표현을 한다. 

남달리 꽃을 좋아하는 촌부 역시 그렇다. 특히 

야생화를 좋아하다보니 하루라도 꽃을 못보는, 

멀리하는 날이 없다. 지금은 백일홍, 달맞이꽃, 

금계국, 좁쌀풀꽃, 노루오줌풀꽃, 망초꽃같은 

야생화를 비롯하여 외래종인 루드베키아까지 

한창이고 베르가못, 야로우, 숍워터, 오레가노, 

타임과 같은 허브도 합세하여 꽃을 피워 뽐을 

내고 있다. 바쁜 와중에도 꽃을 살피며 감상을 

하는 쏠쏠한 재미를 느끼게 된다. 

 

어제는 오랜만에 둘째네와 저녁식사를 했다. 

처제가 쭈꾸미를 구입했다며 함께 먹자고... 

두 집의 합작품 식탁이라 너무나 풍성했다. 

처제는 쭈꾸미를 해물찜처럼 맛있게 볶았고 

갖은 채소로 오리엔탈 셀러드, 대파무침을  

만들었고 아내는 밤호박전을 촌부는 밭에서 

상추를 뜯고 롱그린 풋고추를 따서 깔끔하게 

씻어 밥상에 올렸다. 이렇게 멋지고 맛깔나는 

밥상에 술이 빠지면 섭섭한 것 아니겠는가? 

쏘맥으로 분위기를 더했다. 정말 맛이 좋은 

산골 밥상이었다. 예전엔 자주 이렇게 함께 

식사를 하곤 했는데 둘째네가 카페 운영을 

하면서 부터는 식사시간이 잘 안맞아 전처럼 

자주 갖지는 못한다. 그래도 간간이라도 이런 

시간을 자주갖도록 하면 좋을 것 같다. 

 

오늘은 모처럼 날씨가 좋아 시원한 아침나절 

일을 하느라 일기 올리는 것이 많이 늦어졌다. 

일기도 좋지만 일이 우선이라는 생각에 먼저 

일부터 하느라 늦었다. 지금껏 늘 하는 버릇, 

습관이라 아내가 먼저 챙긴다. 일기부터 써는 

것이 순서가 아니냐고 했지만 날씨가 무더운 

한낮에는 일을 할 수 없음이라 순서를 바꿨다. 

해질녘까지는 쉬었다가 다시 나가 일을 할까 

싶다. 바쁘다보니 어쩔 수가 없음이다. 누가 

보거나 들으면 무슨 대단한 일이라도 하는 것 

처럼 보이려나? 그런든지 말든지 상관없다. 

 

20240713-1.jpg

 

20240713-2.jpg

 

20240713-3.jpg

 

20240713-4.jpg

 

20240713-5.jpg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3974 촌부의 단상-장마가 언제쯤 끝날까? file 2024.07.25
3973 촌부의 단상-모처럼 함께 한 가족모임 file 2024.07.24
3972 촌부의 단상-게릴라성 집중호우가 장난 아니네! file 2024.07.23
3971 촌부의 단상-나무작업 하기 딱 좋은 날씨 file 2024.07.22
3970 촌부의 단상-장맛비 주춤한 사이에... file 2024.07.21
3969 촌부의 단상-장마철에 이게 어디야? file 2024.07.20
3968 촌부의 단상-비오는 날의 소소한 일상 file 2024.07.19
3967 촌부의 단상-장맛비 추적거리는 산골 file 2024.07.18
3966 촌부의 단상-나무작업을 재개했는데... file 2024.07.17
3965 촌부의 단상-괜한 걱정을 했던 오이농사 file 2024.07.16
3964 촌부의 단상-드디어 옥수수를 품었구나! file 2024.07.15
3963 촌부의 단상-오이 첫 수확, 나무작업 재개 file 2024.07.14
» 촌부의 단상-바쁘다 보니... file 2024.07.13
3961 촌부의 단상-고향 보물섬 남해 밤호박의 변신 file 2024.07.12
3960 촌부의 단상-자연마트 장바구니 등장 file 2024.07.11
3959 촌부의 단상-내 멋대로 산다. file 2024.07.10
3958 촌부의 단상-농사가 참 어렵다! file 2024.07.09
3957 촌부의 단상-여름날에 난롯불을... file 2024.07.08
3956 촌부의 단상-블루베리 따는 재미 file 2024.07.07
3955 촌부의 단상-방울토마토가 익어간다. file 2024.07.0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5 36 37 38 39 40 41 42 43 44 ... 238 Next
/ 238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