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고향 보물섬 남해 밤호박의 변신
2024년 7월 12일 금요일
甲辰年 음력 유월 초이렛날
집중호우의 장맛비가 휩쓸고 지나간 경북,
충청 지방의 피해가 너무나 안타깝다. 한해
농사를 망쳐버린 농부의 망연자실한 모습을
보여주는 뉴스를 차마 볼 수 없을 지경이다.
농사는 한번 망쳐버리면 고칠 수가 없으니
얼마나 원통하고 비통하겠는가? 그 심정이
오죽할까? 비록 작은 농사지만 농사를 짓는
사람으로서 마음으로 나마 아픔을 같이한다.
요즘의 장맛비는 너무나 고약하다. 느닷없이
물폭탄을 쏟아붓는 듯하니 손 쓸 사이도 없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되는지라 농부님들의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그저 힘을
내시라는 말로만 위로를 함이라 송구스럽다.
이 산골은 장마가 소강상태에 들어간 듯하다.
어제 하루는 비가 내리지 않았다. 대신 습한
공기와 햇볕이 만나 만든 합작품이라 할 수가
있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아마 오늘 또한
그런 날씨가 이어질 모양이다. 아침은 선선한
느낌이라서 좋긴 하다. 문제는 한낮의 폭염이
아닐까 싶다. 얼마나 햇볕이 강한지 브로콜리,
양배추, 콜라비 잎사귀는 축 처져서 마치 데쳐
놓은 듯했다. 그나마 해가 서산으로 지고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되살아나는 걸 보면
촌부 마음은 한결 가벼워지기는 한다. 오늘은
그러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아침기온 19도,
오후에 소나기 소식이 있긴 하지만 아침 안개
자욱한 걸 보니 여전히 더울 듯하다.
땡볕이든 장맛비든 상관없이 제때, 제시기가
되면 어김없이 피는 꽃들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경이롭기까지 하다. 농작물은 물론이고
심지어 우리네 사람들은 환경에 따라, 날씨의
조건에 크나큰 변화를 겪게 되는데 야생초를
비롯한 화초는 전혀 그런 변화에 개의치 않는
것 같다. 애초에 조물주가 그렇게 만든 걸까?
앞뜨락에 아내가 좋아하는 백일홍은 심었다.
지금 한창 다양한 색깔로 꽃이 피고 있다. 다른
꽃에 비해 오래갈 뿐만아니라 꽃모양도 예쁘고
여러가지 색깔이라서 더욱 더 예쁜 것 아닐까?
또한 70이 가까운 나이에도 손톱에 물을 들일
것이라며 심어달라고 했던 봉숭아도 꽃이 피기
시작한다. 올해 심은 종류는 꽃잎이 풍성한 것,
겹꽃으로 피는 주먹봉숭아이다. 색깔이 너무나
빨갛게 진하다. 그러고보니 모두 아내를 위해
심은 꽃들이다. 야생화를 좋아하는 촌부에게는
장독대 옆에 노란색 좁쌀풀꽃이 피었다. 누가
이름을 지었는지 기발하다. 꽃몽오리가 맺혔을
때의 모습이 마치 좁쌀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것이다. 가만히 살펴보면 왜 그런지 알 것이다.
저멀리 고향 보물섬 남해에서 올라온 밤호박,
요즘 촌부는 물론이거니와 산골 식구들 입을
즐겁게 하고 있다. 좋은 식재료 밤호박이지만
요리를 잘해야 이름값을 하는 것 아니겠는가?
아내의 정성이 가미되면 더 맛있게 변신한다.
깨끗이 닦고 손질하여 그냥 쪄서 먹어도 좋긴
하다. 아내는 자꾸 밤호박을 변신시키곤 한다.
참쌀가루에 맥주를 부어 걸쭉하게 반죽하여
납작하게 쓸어서 미리 전자렌지에 살짝 익힌
밤호박은 튀김옷을 입히듯이 적셔 구워내면
그 맛이 아주 좋다. 겉바속촉이 아닌 겉바속포
겉은 바삭바삭, 속은 포실포실이다. 이뿐인가?
아니다. 또 있다. 맛이 좋은 밤호박 에그슬럿,
윗쪽을 조금 도려내고 씨앗과 속살을 긁어낸
다음 쪄내고 그 속에 날달걀을 넣고 그 위에
모짜렐라 치즈를 얹어서 다시한번 쪄내거나
전자렌지에 넣고 돌리면 기가 막히는 밤호박
에그슬럿이 된다. 다음에는 밤호박이 어떻게
변신을 하게 될지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