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비와 행사 중에 뭐가 더 중요하냐고?
2024년 6월 15일 토요일
甲辰年 음력 오월 초열흘날
어제도 6월의 폭염은 여전했다.
33도까지 치솟은 기온에 무척 더웠다.
그렇긴 하지만 이 산골은 열대야가 없다.
천만다행이고 살기좋은 고장이다.
아직은 동이 트기전 새벽이기는 하지만
봉평 18.3도, 면온 17.2도의 기온으로
시작을 하는 오늘도 엄청 더울 모양인데
오후에 기다리던 비소식이 있다고 한다.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아님 궂은 날이라
해야할지는 처해진 위치나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무엇보다도 반가운 소식이다.
비소식이 있는데 무슨 말이 많으냐고?
오늘은 봉평면민체육대회가 있는 날인데
비가 내린다고 하여 하는 말이다. 농사를
짓는 농부들은 1년에 한번 있는 체육대회
행사도 좋겠지만 그 보다도 본업이 중요해
비록 행사에 지장을 초래할 지언정 분명한
사실은 반드시 비는 내려야 하고, 비가 오는
것이 훨씬 더 좋아 반기는 촌부의 마음이다.
어찌되었거나 정해진 행사이니 마을에서
준비하는 일을 도왔다. 어제 늦은 오후에
이서방과 함께 마을에 내려가 마을분들과
함께 마을 창고에서 천막, 탁자, 의자 등등
행사에 필요한 것들을 꺼내 싣고 행사장에
내려 정리해 놓고 왔다. 요즘 농촌 현실은
젊은이가 없어 69세 촌부도 젊은 축에 든다.
다른 마을은 몰라도 우리 마을에는 60대가
청년이라면 남들은 믿을지 모를 사실이다.
어차피 체육대회는 한 지역에 사는 주민이
한자리에 모여 화합을 다지는 행사이기는
하지만 결국 대회는 행사의 명칭일 뿐이고
여기저기 흩어져 사는 산골 주민들이 모여
먹고 마시고 놀며 즐기게 되는 한마당이다.
도시와는 달리 이런 행사를 갖는 것은 좋다.
그런데 하필이면 이런 날에 비소식이 있어
행사 주최측에서는 불편이 따르긴 하겠지만
거의 대부분 농사를 짓는 농부라서 비오는
날은 공치는 날이라 오히려 이런 날 행사를
치르는 것도 잘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제 저녁식사는 행사준비를 나갔던 이장과
총무, 반장인 멘토 아우와 이서방, 행사 음식
준비하느라 고생을 하신 부녀회원들과 함께
인근 평창한우마을에서 함께 했다. 그런 다음
2차로 둘째네 카페 '날으는 구름섬'으로 와서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커피와 차를 마시며
한참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졌다.
오늘 아침에는 7시까지 마을회관에 집결하여
준비를 한다며 시간 늦지않게 오라는 이장과
부녀회장의 당부가 있어 69세 이 청년(?)도
어서빨리 챙겨 내려가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