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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단비가 내려 참 좋구만!

 

2024년 6월 8일 토요일

甲辰年 음력 오월 초사흗날

 

비소식이 있어 잔뜩 흐린 이른 아침,

밭작물들이 궁금하여 촌부의 발걸음은

밭으로 향한다. 이맘때 부터 늦가을까진

이 습관, 이 버릇은 줄곧 이어질 것이다.

언제, 어떻게 자라는 것이지는 모르지만

어느새 쑤욱쑥욱 잘 자라고 있는 그 모습이

너무나 신기하고 정말 대견스럽고 참 좋다.

 

어젯밤 예보에는 새벽부터 비가 시작된다고

했었는데 비는 내리지 않았다. 또 아홉시로

미뤄졌다. 기온은 어떤가 싶어 목공실 입구

온도계를 살펴보니 영상 12도, 두 자릿수를

회복했다. 요즘은 선선한 아침에 하는 일이

힘도 덜 들고 능률이 오른다. 보이는 것이 다

일인데 뭐부터 해볼까? 어제 가져온 자잘한

산더덕부터 더덕밭에 심었다. 더덕향이 너무

기가 막힌다. 집에 심으면 재배 더덕이 될지는

몰라도 몇 해를 기르면 큼지막하게 될 것이다.

그다음은 아내가 매일 걷기운동을 하는 밭가

길에 질경이가 수없이 자라 밟고 다니는 것이

좀 그랬다. 호미를 들고 대충대충 캐내버렸다.

발에 밣히는 것도 싫었고 신발에 물기가 젖는

것도 귀찮았다. 너저분한 것이 보기에도 그닥

좋아보이지는 않아서...

 

초롱초롱 초롱꽃이 예쁘게 피었다. 어제 처제가

아내에게 저 꽃이 예쁜데 무슨 꽃이냐고 했단다.

그동안 별로 관심을 갖지않더니 올해더러 부쩍

꽃가꾸기에 열중이고 열심이다. 둘째네 입구의

잔디밭에 잡초가 자라는 것이 보기싫어 오래전

막내 장서방이 양달개비를 심었고 촌부가 더덕

씨앗을 뿌려놓아 제법 많이 자라던 곳을 처제가

모두 뽑아내고 장미, 수국을 몇 그루 심어놓았다.

그 자리를 다 채우려면 한참 남았다. 얼마전에

범부채, 백리향 모종을 조금 주었더니 좋아했다.

초롱꽃이 마음에 드는 것 같아 여기저기 흩어져

자라는 것을 캐다주어 군락을 만들게 해야겠다.

 

소낙비가 내려주어 며칠동안 물주기를 멈추었던

블루베리밭에는 탐스럽게 블루베리가 열려있다.

올해는 그래도 수확다운 수확을 하게 될 것 같다.

물을 좋아하는 유실수라서 초봄부터 나름 거름도

챙겨주고 물도 열심히 주었더니만 촌부의 정성에

감동을 했는지 꽤나 많이 열렸고 너무 탐스럽다.

아내가 좋아하여 몇 해 전 열여섯 그루를 심었고

지난 봄에 멘토 아우네 제수氏가 성목이 된 것을

여섯 그루 주어 옮겨다 심었더니 잘 자라고 있다.

열매가 자잘하긴 해도 엄청 많이 열려 다닥다닥...

아직 익기도 전인데 아내는 벌써부터 블루베리를

따는 꿈에 부풀어 있다.

 

어제 늦은 오후 아내와 함께 옥수수밭에 거름을

넣었다. 촌부는 옥수수가 자라는 이랑의 사이에

구멍을 뚫었고 아내는 요소 비료 넣는 일을 했다.

고추농사 대신에 많은 옥수수 농사를 짓는 것은

처음이라 멘토 마을 아우의 조언을 받아 짓는다.

옥수수 씨앗을 하나씩 넣어 몇 구멍을 제외하고

거의 다 나왔다. 발아가 안된 구멍에는 다시 넣어

새싹이 돋았다. 아내의 정성이 닿았는 것이겠지?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정성을 쏟으며 일하던

아내는 옥수수가 잘 자랄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했다. 큰밭은 고구마와 줄콩, 호박으로 한 이랑을,

대파와 양파 한 이랑을 제외한 전부를 옥수수로

채웠다. 

 

지금껏 해마다 관리를 소홀히 하여 실패를 봤던

대파도 올해는 제대로 된 농법으로 길러 보기로

했다. 이또한 멘토 아우에게 방법을 배워야 했다.

우선 토양살충제를 뿌리고 거름 넣고 북을 줘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했다. 시기를 아주 잘 택했다.

거름을 넣고 북을 준 다음에 비가 내리고 있으니

하는 말이다. 어쩐지 예감이 좋다. 이것저것 많은

종류의 농작물을 기르다보니 제각기 자라는 습성,

기르는 농법이 달라서 그런지 새삼 농사가 어렵다.

농사에 많은 도움이 될 비가 촉촉하게 내리는 이

아침이 너무 좋다. 비오는 날은 공치는 날이기에

느긋한 마음으로 세 군데의 밭이나 거닐며 놀아야

겠다. 밭작물들도 좋아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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