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선물같은 하루
2024년 6월 7일 금요일
甲辰年 음력 오월 초이튿날
요즘은 일교차가 상당히 심한 날씨가 이어진다.
우리 고장만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날씨의
변화는 일상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아침의 차가운 공기는 오늘도
여전히 이어진다. 어제 저녁무렵에 천둥번개와
함께 한바탕 쏟아진 소낙비의 영향인지 쌀쌀한
느낌이 드는 아침이다. 기온은 영상 8도이지만
옅읏 안개가 끼었다. 한낮엔 어제처럼 또 꽤 더울
모양이다. 그렇긴 하지만 이틀 연속 저녁무렵에
쏟아진 소낙비는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 전날은
4.5mm, 어제는 2.5mm가 내려 하루가 다르게
밭에서 쑥쑥 잘 자라고 있는 채소들을 바라보는
촌부의 마음 또한 너무 흡족하고 정말 흐뭇하다.
촌부 뿐만아니라 창밖을 내다보던 아내도 그랬다.
주룩주룩 요란한 소리를 내며 쏟아지는 소낙비가
너무나 좋은 느낌이고 선물을 받는 것 같다고...
아침나절 엔진톱을 챙겨 간벌한 나무정리를 하던
곳으로 갔다. 잠시 그늘에서 작업할 나무를 보면서
"마지막날이 될 것이냐? 아님 하루쯤 더 해야 끝
날 것이냐?" 라고 혼자 중얼거렸다. 전날 촌부가
일을 나간 사이에 이서방이 꽤 많이 잘라놓았다.
눈대중으로 대충 살펴보니 잘하면 끝을 낼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시작부터 진을 빼면 힘들테니까
굵기가 조금 가는 나무를 골라 자르기를 시작했다.
아침나절 햇살이 장난 아니었다. 작업을 시작한지
얼마되지도 않아서 온몸은 땀으로 흠뻑 젖어 마치
샤워를 하는 듯했다. 기왕 땀으로 젖었으니 이번
간벌 나무 정리작업의 최대 난관인 아카시아나무
밑둥 토막내는 것을 해보기로 했다. 굵기가 엄청
난 것이라 자신이 없어 미뤘었다. 어차피 끝무렵
작업이라 과감하게 도전을 해보기로 했다. 나중에
손뼘으로 재봤지만 못해도 지름이 70cm는 넘을
듯했다. 우리 엔진톱은 소형이라 한번에 자를 수
없어 굴려가면서 조금씩 잘랐더니 되는 것이었다.
십수년 엔진톱을 들었지만 이번 나무가 가장 통이
굵은 나무이다. 늘 조심을 해야겠지만 자신감이
넘치는 것이었다. 지켜보던 아내도 놀라워했다.
이 자신감은 오늘에서야 받은 선물이라고 할까?
나무작업을 하는 날은 아내가 커피를 갖고 나와
함께 마시기도 하고 시차를 두고 시원한 물이나
음료를 만들어 나오기도 한다. 어제는 얼음 동동
띄운 시원한 미숫가루를 타가지고 나와 그늘에서
잠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함께 마셨다. 이런
시간이 좋다, 너무 좋다. 그리고 아내가 참 고맙다.
아내의 응원에 힘을 입어 126일만에, 세 계절을
거치며 간벌 나무 정리작업을 마쳤다. 아직 모두
끝난 것은 아니지만 힘든 1차 작업은 마친 것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온갖 핑계로 작업이 많이 늦긴
했지만 서둘러 해야하는 일이 아니어서 쉬엄쉬엄
하다보니 이제서야 겨우1차 마무리를 한 것이다.
이제 남은 일은 정리작업 보다는 훨씬 더 수월한
나르고 쪼개고 또 나르고 장작집에 쌓는 일이다.
이또한 서두르지 않고 쉬엄쉬엄, 느긋하게 하려고
한다. 어찌되었거나 힘든 엔진톱 작업을 마쳐서
너무 홀가분하고 정말 흐뭇하고 참으로 뿌듯하다.
이또한 스스로 선물한 선물같은 하루가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