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이제 슬슬 시작해볼까?
2024년 5월 26일 일요일
甲辰年 음력 사월 열아흐렛날
늦은 오후부터 내일 새벽까지
비가 내릴 것이란 예보가 반갑다.
지금쯤에 비가 한번 내려준다면
농부에게 그건 너무 좋은 것이다.
모종을 심어놓고 아침, 저녁으로
물을 주는 것도 만만찮은 일인데...
아침 공기 상쾌한 오늘 아침이다.
기온은 영상 12도인데 선선하다.
이제 슬슬 시작해볼까?
올해는 고추농사를 짓지않아 한결
일이 수월하고 편하고 여유가 있다.
장작집도 완성이 되었으니 다음은
채우는 일이 남아있다. 간벌한 나무
토막내는 엔진톱 작업을 다 마무리
하지못하고 아직 남아있기는 하다.
그 작업은 너무 쉬엄쉬엄, 시나브로
하다보니 자꾸 늘어지고 뒷전이다.
그래도 우선 자르고 토막을 내놓은
나무들이 사방에 널부러져 있는 것이
너무 어수선하게 보여 정리를 해볼까
싶어 우선 잔 토막부터 장작집에 쌓아
볼 생각이다.
지난 수년간 경험에 의하면 이따금씩
쌓아놓은 장작이 쓰러져 다시 쌓기를
하곤 했다. 크기와 굵기가 달라 균형을
잃고 쓰러졌던 것인데 결국은 촌부가
쌓기를 잘못하여 그런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중간중간 지지대를 세워가면서
쌓았더라면 될텐데 그냥 길게, 높이 마구
쌓는 것에만 열중을 하다보니 그런 것...
지금부터는 그런 시행착오를 겪는 일은
없도록 하기위해 나름의 생각을 짜냈다.
다시 시작해 보려고 시험삼아 가느다란
장작을 손수레로 두 번 나르고 쌓아보고
있는 것이다. 괜찮을 것 같으면 본격적인
장작집 채우기를 슬슬 시작해볼까 한다.
제천 김교수댁에 갔던 처제가 돌아왔다.
알래스카에서 온 선영氏와 인천 경희氏
자동차로 다녀온 것이다. 머위를 보고는
조금 잘라주면 안되겠느냐고 아내에게
말했단다. 그 말에 "머위 필요하다고 하는
사람에겐 밭에 있는 범위내에서 얼마든지
잘라주는 것이 나는 좋다니까! 하늘나라에
계시는 엄니도 좋아하실거야!" 라고 했다.
이내 도구를 챙겨 머위밭으로 나가서 굵고
실한 놈으로 골라 잘라 바나나박스에 가득
꽤 많이 담았다.
머위를 잘라와서 앞마당 야외탁자에 잔뜩
쌓아놓았더니 아낙들 넷이서 머위 손질을
하는 것이었다. 거의 대부분 사람들은 머위
잎은 버리지만 작고하신 어머님 방식으로
먹는 법을 알려주고 잎을 따로 따서 싸줬다.
이상하게 머위를 먹겠다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 어머님 생각이 나서 주저없이 머위를
잘라주게 된다. 아마 어머님께서 그러라고
우리집에 머위를 심어놓으신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에게 나눔의 미학을 실천하라고
말이다. 그러고보니 올해 벌써 세 번 머위
나눔을 하게 되었다. 어머님을 추억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