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나름의 방식으로...
2024년 5월 24일 금요일
甲辰年 음력 사월 열이렛날
5월도 어느새 하순,
일주일 남짓 남았으나 어찌하다보니
훌쩍 지나가버린 느낌이 드는 것 같다.
5월의 시작은 겨울이 머무는 봄이었지만
이내 여름같은 봄날이 되어 짧게 머무르고
줄행랑을 치는 모습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렇기는 하지만 노랑꽃창포가 예쁘게 피어
가는 5월의 아쉬움을 달래주는 듯하다.
아침 기온은 조금씩 올라 오늘은 영상 12도,
한낮의 더위는 여름날과 같아 바깥에 나가면
얼굴 그을리기 쉽상이다. 이 나이에 그을리는
것을 겁내는 것은 아니지만 굳이 뙤약볕에서
까지 일을 할 필요는 없다. 젊은 예전과 달리
이내 피로감을 느끼게 되어 한낮에는 쉰다.
아내 말을 빌리자면, "작품 하나 근사하구만!"
어제 아침나절부터 시작을 해 사부작사부작,
쉬엄쉬엄 오이 지지대 설치를 하고 오이망을
나름의 방식으로 쳐놓았다. 지금껏 해왔었던
것보다 훨씬 보기좋다는 아내의 칭찬에 우쭐,
이제 겨우 모종을 심었고 노각은 아직 심지도
않았는데 설치한 오이망에 주렁주렁 달려있는
오이를 연상하고 있다.
그동안은 오이 유인먕은 적당히 설치했었다.
대충대충 지지대를 세웠고 오이 유인망 또한
어설프게 씌웠다. 타래로 되어있는 오이망을
제대로 풀지를 못해 뒤엉켜서 그랬던 것인데
드디어 손쉽게 오이망을 풀고 치는 그 방법을
알아냈다. 배우면 될 것을 타래째 풀어 치려고
했으니 뒤엉킬 수밖에... 먼저 실타래와 같이
꼬아놓은 것을 풀어 실패에 감은 다음 사용을
하는 그 방식을 몰랐던 것이다. 실패 대용으로
가벼운 스티롬폼박스 뚜껑에 먼저 감아놓고
다시 풀면서 쳤는데 아주 손쉽게 할 수 있었다.
그러게 무슨일이든 생각을 하고 궁리를 해야
손발이 고생을 않는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점심무렵 아내가 한낮은 더워서 힘이 드니까
진부장에 다녀오며 해물짬뽕을 먹고 오자고
했다. 이따금씩 나가서 먹고 왔는데 효붕이가
나오기전엔 한동안 못갔다. 역시 해물짬뽕은
바우짬뽕을 따르는 집이 없는 것 같다며 아주
맛나게 먹는 아내의 모습에 덩달아 좋았으며
촌부도 맛있게 해물짬뽕 한 그릇을 해치웠다.
구경 삼아 장골목을 돌다가 슬리퍼처럼 생긴
여름용 신발을 한 켤레씩 샀다. 지금껏 신은
슬리퍼는 밑창이 나갔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신고 다니는 꼴이 너무 보기싫었다나 뭐라나?
하긴 촌부도 아내의 슬리퍼가 영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새로 산 신발은 보기에도 예쁘다.
진부장에서 돌아왔더니 처제 친구들이 와있어
잠시 인사하고 집에 올라와 쉬다가 오이 유인망
설치 마무리 작업을 했다. 해질녘에는 채소밭에
물을 줬다. 전날 심은 모종들이 5월의 퇴약볕에
심한 몸살을 하는 것 같아 너무 안스러워 듬뿍,
흠뻑 주었더니 해가 지고나자 언제 그랬냐는 듯
꼿꼿하게 되살아나는 것이라 안심하고 들어왔다.
그새 아내는 수고했다며 채소 샤부샤부에 쏘맥
한잔 시원하게 하라며 준비해놓아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 아내의 정성에 하루의 피로가 말끔히
싹 가시는 그런 시간이었다. 아내 자랑을 했다고
설마 또 팔불출이라고 하지는 않겠지?
이렇게 촌부의 봄날은 바쁘기만 한데
계절의 여왕, 5월은 하순에 접어들었고
산골의 봄날도 서둘러 떠나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