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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비내리기 전에 후다닥...

 

2024년 5월 16일 목요일

甲辰年 음력 사월 초아흐렛날

 

어제 늦은 오후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오늘 아침까지 이어진다. 비가 내리는데

어째 스산한 느낌이 든다. 기온이 낮아서

그런가? 영상 4도, 비가 내리는 날 치고는

낮다. 하긴 어젯밤엔 아내가 자꾸 춥다고

하여 난롯불을 지폈다. 아침이 꽤 쌀쌀한

듯한데 또 난롯불을 지펴볼까? 비가 내려

우중충하고 습한 날엔 난롯불이 제격이다.

카페 "날으는 구름섬" 바뀐 모습이 색다른

느낌이 든다. 그런대로 괜찮은데 처음이라

그런지 어색하기도 하다.  둘째네가 카페만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기로 했단다.

 

어제는 촌부도, 아내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비가 올거란 소식에 비내리기 전에 후다닥

해치우려고 그랬던 것, 결과는 참 잘했구나!

아침에는 블루베리밭 무성한 잡초를 잡았다.

벌써 세 번째 소탕작전이다. 초생재배 하듯

그냥 풀을 놔두고 함께 자라게 할까 싶기도

했지만 너저분한 것을 못보는 촌부 성격상

잡는 것이 답이라 여겨 쪼그리고 앉아 뽑고

캐내고 있다. 워낙 무성한 한쪽은 예초기로

베어버렸다. 깔끔한 느낌이라서 고생에 대한

보답이 이런 것이구나 한다.

 

이서방이 통행이 뜸한 곳은 제초제를 치자고

했다. 이제 예초기를 자주 짊어지는 것도 꽤

힘들다. 자주 통행을 하지않는 후미진 곳은

주로 막내네와 둘째네 주변이다. 제초제 치기

전에 예초기로 한번 깎은 다음에 쳐야 좋을 것

같았다. 그전에 혹시나 하고 살폈더니 잔대가

꽤 많이 보여 우선 도라지삽으로 모두 캐냈다.

그리고는 오전 내내 둘째네와 막내네 집주변

잡초를 예초기로 다 깎아버렸다. 너저분했던

모습이 깔끔하게 변했다. 그다음은 이서방이

알아서 제초제를 치게 될 것이다. 이제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예초기 작업 덕분에 팔, 다리는

물론 온몸이 쑤셔 점심식사후 오후에는 그냥

널부러져 낮잠에 빠져버렸다.

 

촌부가 예초기 작업을 하던 그 시각에 아내는

단지 곳곳을 돌아다니며 나물을 잔뜩 뜯었다.

지금 뜯어 말려 묵나물을 만들어 놓아야 다음

봄까지 나물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단지에

자라는 산나물 종류는 다양하여 꽤 많이 뜯어

데쳐 채반에 널어 말려놓았다. 좋은 찬거리다.

예초기 작업과 맞물려 나물 뜯는 시기와 나물

말리기 좋은 날이 아니어서 좀 그렇기는 하다.

우리네 삶이 다 그렇듯이 딱딱 맞아 떨어지면

얼마나 좋겠는가? 잘 안맞으면 맞춰나가는 게

우리네 삶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찌되었거나 그런대로 나물이 잘 말라 아내

정성이 통했구나 싶다. 오랜 산골살이에 서로

손발을 잘 맞춰왔기에 환상의 복식조라는 말을

하곤 한다. 촌부는 주로 조달 담당이고, 아내는

갈무리를 담당을 한다. 어제도 그랬다. 잔뜩 캐

놓은 잔대를 시냇물에 씻는 일은 아내가 했다.

도와주겠다고 했더니 캐느라 힘들었으니 씻는

일은 혼자 하겠다고 하는 아내, 그 옆에 앉아서

시덥잖은 이야기를 하며 수고로움을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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