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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바쁨속에 기쁨이 함께...

 

2024년 5월 12일 일요일

甲辰年 음력 사월 초닷샛날

 

어제 하루종일 내린 비에

산천초목이 더 푸르른 듯하다.

비 내린 다음날 아침은 촉촉함이

그야말로 더없는 상쾌함이라 좋다.

아침 기온은 영상 6도에 머문다.

이제는 더 이상 서리가 내리지 않고

햇살 좋은 날이 이어지면 좋겠는데...

 

어제 아침나절 시작한 예초기 작업은

오전을 지나 점심무렵을 훨씬 넘겨서

일단 마무리를 했다. 올봄에 처음으로

예초기를 짊어진 것이다. 지난 늦가을

연료를 다 태우고 보관했는데 시동은

걸리는데 무슨일이 있었는지 예초기

앞부분의 날이 돌아가지를 않아 애를

먹었다. 하긴 24살을 먹은 노땅이라서

그렇겠지 싶었다. 지난 늦가을에는 잘

작동되던 것이었는데 무슨 영문인지를

알 수가 없어 이리저리 궁리를 하다가

산골살이 멘토 마을 맥가이버 아우에게

전화를 했다. 하던 일을 마치고 곧바로

올라와 봐주기를 했다. 시동을 켜놓은

상태로 두었더니 조금후에 부르릉하는

소리에 앞날을 보니 작동이 되는 것이

아닌가? 기쁜 마음에 흥분이 되어 마을

아우에게 연락하는 것도 잊은채 곧바로

작업을 시작했다. 

 

얼마나 작업을 했을까? 멘토 아우가 와서

작업하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하는

말, "소리를 들어보니 괜찮구만요. 아마도

노후되어 오랫동안 사용을 안하여 그런것

같군요. 적당히 사용하고 새것에다 헤드를

바꿔달면 한동안은 괜찮을 것 같은데요."

라고 했다. 일을 거의 마칠 무렵이라 함께

허브차를 마시며 이서방과 셋이 이야기를

나누다가 내려갔다. 정말 고마운 아우이다.

애초에는 밭가와 집주변만 하려고 했으나

기왕 짊어진 김에 펜션주변, 정원 사잇길의

너저분한 모습의 온갖 풀을 다 깎아버렸다.

힘은 많이 들었지만 해놓고나니 깔끔하여

잘했구나 싶어 흐뭇한 마음이었다.

 

늦은 점심을 먹고 잠시 쉬다가 아내와 함께

큰밭으로 나갔다. 올해는 고추농사 대신에

옥수수 농사를 짓기로 하여 씨앗을 구해다

놓았다. 멀칭작업 이후에 올들어 두 번째로

텃밭농사 환상의 복식조가 손발을 맞춘 것,

촌부는 낡은 구멍뚫는 도구로 뚫으면 바로

아내가 옥수수 씨앗 알갱이 하나씩 넣었고

촌부가 도구를 빼는 동시에 아내는 발로 툭

멀칭 옆을 차면 흙이 들어가 씨앗이 묻힌다.

그렇게 큰밭의 긴 다섯 이랑에 옥수수 씨앗

파종을 마칠 무렵에 빗방울이 한두 방울씩

떨어졌다. 하늘의 뜻이기는 하지만 하여간

우리가 하는 농사일은 기가 막히게 타이밍이

잘 맞는다. 이런 것도 복이겠지?

 

아내와 함께 큰밭에 옥수수 씨앗을 파종하고

나니 남은 것은 모종을 심는 것인데 그다지

걱정이 안된다. 고추농사를 짓지않아 너무나

수월한 것이다. 다음주쯤 남은 큰밫 이랑에

대파와 양배추, 호박과 고구마를 심으려고

한다. 작은 밭에는 고추를 몇 종류 조금씩을

심고 오이, 방울토마토, 가지, 상추, 쑥갓을

비롯한 채소를 조금씩 심을 예정인데 이 일은

고추농사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이제는

힘들이지 않는 것으로 골라 텃밭농사를 지을

생각이다.

 

옥수수 씨앗 파종을 하고 있는데 청바지클럽

멤버인 학열 아우가 올라왔다. 새차 효붕이를

구입했는데 아무것도 못했다며 트로트 USB

하나를 주며 "형수님과 드라이브 하며 들으면

좋을 것 같아 하나 골라봤네요. 잘 들으세요."

라고 했다. 너무 고맙다며 아내가 싱글벙글...

그뿐만이 아니다. 멀리 영주에서 사과농사를

짓는 막내네가 자동차 트렁크 매트를 주문해

택배로 보내왔다. 아직 설치하는 법을 몰라서

놔두고 유튜브로 익힌 다음 설치하려고 한다.

고마운 마음을 카톡으로 보냈더니 저녁무렵에

잘 쓰라며 전화를 주었다. 이래저래 효붕이가

우리집에 오면서 많은 기쁨이 함께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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