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비오는 날의 꽃구경
2024년 5월 6일 월요일
甲辰年 음력 삼월 스무여드렛날
어린이날이자 24절기 중 일곱 번째 절기로
여름이 시작된다는 입하(立夏)가 어제였다.
입하 날에 시작한 비는 오늘까지 이어진다.
그리 많이 내린 것은 아니지만 누적강수량이
35mm를 기록하는 봉평 설다목 산골이다.
아침 기온은 영상 12도...
어제는 비만 내린 것이 아니다. 바람이 제법
불어 이제 막 보기좋게 피고있는 팥배나무꽃,
하얀꽃잎이 꽃비가 되어 땅바닥에 떨어졌다.
보기좋다는 생각보다 어쩐지 짠한 마음이다.
제대로 뽐도 못내고 비바람에 떨어지는 신세,
추풍낙엽이란 말이 있듯 춘풍낙화 모습이다.
길바닥에 떨어진 하얀꽃잎을 밟는 것이 너무
미안하긴 하지만 어찌나 많이 떨어져 있는지
밟지않고 지날 수가 없다. 꽃잎을 지르밟으며
지나다가 문득 김소월 시인의 詩, 진달래꽃의
한 구절이 떠올라 새삼스레 그 의미를 새겼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비오는 날은 공(空)치는 날,
아무일도 하지않았다. 고작 한 일이라곤 우산
받쳐들고 비를 맞으며 제자리가 아닌 곳에서
자라는 낮달맞이꽃 몇 그루, 더덕 서너 뿌리를
옮겨심은 것이 전부다. 집안에 있는 것도 좀이
쑤셔 단지 곳곳을 돌아보았다. 누가 보면 아마
"저 영감쟁이 비오는 날에 날궂이 하는 갑다!"
라고 했을지도 모르겠다. 비오는 날 꽃구경을
하는 것도 나름 운치가 있구나 싶었다.
블루베리는 제법 많은 꽃이 피었다. 이 정도면
올해는 생각보다 많은 열매를 따지않을까 싶다.
원가지에서 가지가 세 갈래로 갈라지고 또다시
세 갈래로 갈라져 세 잎 씩 아홉 잎이 된다하여
이름이 붙여진 삼지구엽초도 오묘하고 신기한
꽃이 한창이다. 명이나물도 꽃몽오리가 선 것을
보니 머잖아 꽃을 피울 것 같다. 그 외도 산철쭉,
금낭화, 냉이도 예쁜 꽃을 피워 뽐을 내고 있다.
할미꽃은 비비추 사이에서 외롭게 꽃을 피우다
이젠 번식을 위하여 홀씨 맺을 시기가 된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