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드디어 농사 시작이다!
2024년 5월 3일 금요일
甲辰年 음력 삼월 스무닷샛날
요즘은 일교차가 참말로 심하다.
지금 이 시기는 분명히 계절은 봄인데
이른 아침은 서리가 내려 봄이 아닌 듯하고
한낮은 땀이 삐질삐질 여름을 방불케 한다.
그런데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는 저녁무렵은
언제 그랬냐는 듯 선선함에 옷깃을 여민다.
오늘도 그럴 모양이다. 여전히 아침 기온은
영상 2도, 또 서리가 내렸다. 하지만 한낮엔
영상 26도까지 올라 엄청 더울거란 예보...
그래도 봄꽃 잔치가 벌어지는 산골이다.
어제는 이른 아침부터 비상이 걸리듯 바빴다.
자고일어났더니 수돗물이 나오지 않는 것이
아닌가? 날이 밝기가 무섭게 곧바로 도구를
챙겨 모터울을 열고 압력개폐기를 교환했다.
다행히 물이 나오는 것이었다. 그런데 아내가
"물이 나오긴 하는데 어째 시원하게 나오지
않는 것 같은데..."라고 했다. 다시 모터울에
가서 살폈더니 압력개폐기 나사를 덜 조여서
물이 새고 공기가 새는 것 같아 잘 조였으나
여전히 마찬가지다. 영주의 막내 장서방에게
전화하여 물었으나 원인을 모르겠다고 했다.
하는 수 없이 우리 단지의 보일러를 봐주시는
방사장에게 전화했더니 오전에 올라와 점검을
하더니 압력개폐기가 정품이 아니고 B품이라
압력 동작 세기가 약한 것이 원인이라며 바로
교체를 하니 제대로 물이 잘 나오는 것이었다.
얼마전에 철물점에서 예비로 사다놓은 것인데
B품이라니 참 어이가 없다. 어쨌든 다행이다.
모터울 소동으로 아침밥도 먹기전인데 이번엔
마을 아우가 전화하여 비상을 거는 것 아닌가?
"지금 곧 밭갈이하러 올라가려고 하는데 비료는
뿌려놓았겠죠?" 라고 하여 "어제 농협 갔는데
근로자의 날이라서 농자재 판매를 안하더라구.
오늘 아침 일찍 문열면 사올까 하네." 라고 하니
"형! 농협은 농사철에는 아침 7시반에 문열어!
어서빨리 가서 사다 뿌려놓으시더래요." 라고
하여 부랴부랴 농협으로 달려가 비료를 사다가
아내와 함께 뿌려놓고 늦은 아침을 먹었다.
조금후 마을 아우가 트렉터를 몰고 올라왔다.
세 군데의 밭에 밭갈이와 로타리를 쳐주고 갔다.
거름을 뿌려놓았던 밭이 이내 깔끔하게 정리된
모습으로 변했다. 멘토 맥가이버 아우가 너무나
고맙다. 20년이 넘는 세월을 한결같이 해마다
이맘때면 올라와 밭을 갈아주고 로타리 쳐주는
변함없는 그 마음, 그 정성, 그 배려심은 아무나
못하는 것이라 여겨진다. 이 아우처럼 고마운
이웃이 있음이라서 지금껏 긴 세월 산골살이를
잘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마을 아우에게 잠시 차 한잔하고 가라고 했지만
눈코 뜰새도 없이 바쁘다며 내리지도 않고 곧장
그 길로 내려갔다. 고맙고 미안한 마음에 이다음
시간이 나면 함께 밥먹자고 오후에 전화를 했다.
마을 아우가 갈아놓은 세 군데의 밭에서 삽으로
뒷정리를 하느라 오전내내 삐질삐질 땀을 꽤나
많이 흘렸다. 이젠 삽질도 쉽잖으니 어이할꺼나?
트렉터가 다 했놨는데 무슨 뒷정리를 하느냐고
하겠지만 모르는 소리, 트렉트 지나간 끝부분은
삽으로 밭고랑, 밭이랑 정리를 해야하는 것이다.
아직 밭에 모종을 심고 씨앗을 넣으려면 한 열흘
이상 더 기다려야 한다. 그전에 멀칭비닐 씌우는
작업을 하면 된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하련다.
드디어 농사 시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