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심봤다~!!!
2024년 5월 2일 목요일
甲辰年 음력 삼월 스무나흗날
금낭화가 예쁘게 핀 오늘이다.
계절의 여왕이라고 하는
아름답고 예쁘고 멋진 달,
5월에도 서리가 내린다고 하면
다른 고장 사람들은 거짓이라고 하며
믿지 않을 것만 같지만 있는 사실이다.
5월 두 번째 날,
이른 아침 기온은 영상 1도에 머물고
간밤에 서리가 내려앉아 지붕이 하얗다.
아마도 한밤엔 영하의 기온이었지 싶다.
설다목, 이 산골은 봄날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서리가 하얗게 내려 봄을 시샘하는
대한민국에 몇 안되는 특이한 곳이다.
그러다보니
농사가 거의 대부분인 우리 마을은
이제서야 겨우 밭갈이가 시작되었고
마을의 들녘은 점점 멀칭비닐을 씌워
온 들녁은 검은 색으로 변해가고 있다.
우린 아직까지 밭갈이도 못했다.
머잖아 마을 아우가 트렉터를 몰고
올라와 밭갈이와 로타리를 쳐줄 것이다.
"심봤다~!!!"
산삼이라도 캤냐고?
아니다. 이 촌부에겐 산삼보다 더 귀한
것을 두 뿌리나 캤기 때문에 지른 소리다.
바로 더덕이다. 심은 적도 없는 더덕이다.
씨앗이 떨어져 저절로 자란 꽤 오래 묵은
더덕을 캐는 마음과 기분을 그 누가 아랴?
큼지막한 더덕을 캔 사연은...
앞마당 축대에 너저분하게 자란 잡목들과
잡초들을 잡으려고 소탕작전을 시작했다.
그냥 제초제를 확~ 뿌려버릴까 하다가
군데군데 잔대, 더덕같은 식용 야생초가
자라고 있는지라 그건 아니다 싶었다.
일일이 선별하여 뽑고 캐고 잘라낸 것이다.
그러다가 축대 돌틈 사이에 아주 큼지막한
더덕이 자라고 있는 것이 몇 군데 보였다.
궁금했다. 얼마나 크길래 대공이 이렇게나
굵은 것일까? 손으로 흙을 살살 긁어보았다.
뇌두가 엄청 굵은 걸로 봐서는 꽤 오래 묵은
것이 분명했다. 그런데 돌틈에 끼어 자라고
있어 캐느라 애를 먹었다. 별의별 도구를 다
동원했다. 천신만고 끝에 두 뿌리를 캐냈다.
하나는 엄청 크고 또 하나도 제법 컸다.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운동하던 아내가 왔다.
손에 든 큼지막한 더덕을 보고 놀라며 하는 말,
"갑자기 더덕이 먹고 싶었는데 어찌 아셨소?"
라고 하여 "이심전심, 천생연분 아닌가베?"
라고 말하며 웃었더니 아내도 껄껄껄 웃었다.
그 더덕으로 더덕구이를 하여 맛있게 먹었다.
아내가 어찌나 맛있게 잘 먹는지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기쁨이고 즐거움이고 보람이었다.
단지의 여기저기, 군데군데 자라고 있는 더덕,
이따금씩이라도 캐주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어제는 거의 4개월만에 원주에 다녀왔다.
그동안 자동차가 없어 나갈 수가 없었던 것,
드디어 효붕이가 와서 모처럼 아내와 처제를
데리고 영동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려보았다.
원주의 대형마트에 쇼핑을 하러 간 것인데
그동안 못한 쇼핑을 한꺼번에 다 해서 그런지
트렁크가 한가득이었다. 처제와 모처럼 함께
원주에 왔으니까 맛있는 것을 먹자고 했더니
자매는 맛있게 잘하는 중국집에서 짜장면이나
먹고 가자고 하여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했다.
간만에 원주에 나간 김에 생각나는 분이 있어
지나가는 곳이니까 잠시 들러 인사하고 차나
한잔할까 싶었다. 바로 그 분은 원주에서 작은
책방 겸 지필을 하시는 곳, 이서책방의 이서화
시인님이시다. 페북에서 인연이 되어 몇 차례
원주 나갈때 들려 인사를 하곤 했다. 하필이면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문이 닫혀있어 전화를
드렸더니 못받으셨는데 조금후 전화를 주셨다.
영월의 고향집에 계신다고... 미리 연락을 못한
촌부의 잘못인데 헛걸음하게 해서 미안하다는
시인님 말씀에 오히려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이다음에는 꼭 사전에 연락드리고 가야겠다.
깜빡 잊을 뻔했네.
원주에 다녀오자마자 장평에 나가 몰타르를
네 포 사와서 이서방과 함께 새로 지은 장작집
여덟 군데의 기둥을 보강했다. 짓기전에 먼저
구덩이를 파고 가설재 파이프를 박고 임시로
돌을 넣어 지탱을 해놓은 것이라 그 구덩이에
몰타르를 물을 넣고 잘 개서 타설을 한 것이다.
이제 드디어 장작집 새로 짓기가 끝났다.
P.S
5월 시작과 함께 분주하게 움직이느라
이런저런 사연이 많아 횡설수설 하면서
사족을 늘어놓아 글이 길어지고 말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