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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조선대파 씨앗 파종

 

2024년 4월 8일 월요일

甲辰年 음력 이월 그믐날

 

이른 아침 기온 영상 3도,

그래도 여전히 서리가 내리는 산골이다.

4월도 초순이 끝나가는데 아직 서리라니...

산골의 겨울은 질기고 산골의 봄은 힘들다.

이래서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는

말이 생겼고 이맘때 이 말을 자주 쓰게 된다.

 

양지바른 곳에 현호색 꽃이 피었다.

비록 아침으로는 서리가 내리기는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렇게 현호색이 오묘하게 생긴

예쁜 꽃을 피우고 있음이라 이 산골에도 봄이

왔음을 알려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봄이다.

아주 특이하게 생긴 현호색 꽃을 보고있노라면

왜 '보물주머니, 비밀'이라는 꽃말을 가졌는지

대충은 알 듯하다. 모든 야생화가 다 그렇기는

하지만 이 꽃 또한 참으로 특이하고 신기하게

생겼다. 이렇게 야생화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나도 모르게 그 매력에 빠져들곤 한다. 겨우내

어디에 있다가 나타났는지 어느새 벌들도 꿀을

따느라 이 꽃 저 꽃 누비고 다니느라 분주하다.

 

테니스 엘보인지 골프 엘보인지는 모르겠지만

한동안 팔꿈치 안쪽 통증으로 고생하느라 일을

못했다. 몸이 보배인데 함부로 마구 사용한 것이

원인일게다. 허나 어쩌겠는가? 어차피 언제가는

내가 해야하는 일이고 내가 감당을 해야만 하는

일인지라 일을 손에 잡으면 놓을 수 없는 노릇,

아마도 그래서 조금 무리를 했고 그게 자꾸 겹쳐

몸이 신호를 보낸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 이젠

무리하지는 말고 몸을 아끼며 쉬엄쉬엄 해보자.

말처럼, 생각처럼 그게 잘 될지는 모르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내가 정성껏 찜질을 해줬고

보건진료소에서 지어온 약의 효험이 있었는지는

많이 좋아졌다. 아픈 부위가 언제 그랬느냐는 듯

통증이 사라졌다. 얼마나 다행인지 모를 일이다.

이제 슬슬 힘들지않은 일부터 시작을 해보려한다.

우선 조선대파밭의 잡초부터 잡기로 하고 괭이를

들었다. 이놈의 잡초는 벌써부터 남의 자리에서

위세를 부린다. 싸그리 뽑아제꼈다. 아주 말끔히

정리를 했다. 남은 조선대파보다 잡초가 많았다.

잡초를 다 정리한 자리에 지난 가을에 받아놓은

까만 씨앗을 뿌려놓았다. 머잖아 새싹이 올라와

파릇파릇한 그 모습을 벌써부터 떠올리며 혼자서

흐뭇하여 희죽희죽 웃으며 일을 마쳤다.

 

오늘부터는 연말까지 아침이 바쁠 것 같다.

지난 2월인가? 소일거리 삼아 일을 해볼까 싶어

평창시니어클럽에다 일자리 신청을 해놓았는데

엊그제 연락이 왔다. 오늘부터 일하러 나오라고

했다. 매일 나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돈보다 이 나이에 일을 할 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만족한다. 일하러 가는

곳은 이 촌부의 취미와 맞아떨어지는 일이라서

더 좋다. 일하러 가는 것이 이렇게 설레이는 것은

처음이다. 40대 이후 몇 군데 회사를 옮겨다니긴

했으나 한창 나이에는 한 그룹, 한 회사에서 거의

30년 가까이 이력서를 한번 쓰고 일을 했었기에

오늘처럼 큰 설레임은 느껴보지 못했다. 그 옛날

젊은 시절에 그랬듯이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을

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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