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팔꿈치 안쪽 통증 때문에...
2024년 4월 5일 금요일
甲辰年 음력 이월 스무이렛날
어제 하루 멈췄던 서리가 오늘 아침은 또다시
지붕을 하얗게 덮었다. 아침 기온이 영상 2도,
아마도 한새벽에는 영하로 떨어졌던 모양이다.
새봄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산골의 질긴 겨울은
꼬리를 감출 기미를 보이지않고 버팅기고 있는
것 처럼 보이는 오늘 아침, 이런 모습을 보면서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로구나!'라고 하는
말을 혼자 중얼거렸다.
어제는 24절기 중 다섯 번째 절기 청명(淸明),
오늘은 그 옛날에는 설날, 단오, 추석과 더불어
4대 명절이었다 하고, 4대 절사(節祀)라 하여
산소에 가서 성묘를 하는 날, 한식(寒食)이다.
이 날은 말 그대로 찬음식을 먹는다는 뜻이다.
요즘에는 명절이라는 의미는 사라지고 없으나
조상님 산소를 찾아 성묘를 하는 풍습은 그대로
이어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오늘은
식목일이다. 나무를 심는 날인데 우리는 단지에
나무가 너무 많아 오히려 베어내는 지경이라서
식목일의 의미는 마음에 와 닿지않는다.
어제는 하루종일 잔뜩 흐리고 스산한 날씨였다.
요며칠은 팔꿈치 안쪽에 통증이 있어 힘든 일은
할 수가 없다. 간벌 나무 정리작업은 중단상태다.
약을 먹고 바르고 찜질을 하여 많이 좋아지기는
했지만 무리하게 일을 하지는 않기로 했다. 분명
나무작업, 엔진톱 작업이 원인인 듯하여 당분간
멈추는 것이 좋을 같아 마무리는 미루기로 했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마냥 쉴 수는 없는 노릇이라
힘들지 않고 팔에 무리가 가지않는 일을 찾아서
조금씩 하기로 했다. 시냇가로 내려가는 길목에
화단을 일궈놓고 아내가 좋아하는 과꽃, 백일홍,
메리골드 꽃씨를 뿌려놓았다. 여기는 자그마한
여백인데 오래전 산더덕을 심어 키웠던 자리인데
더덕을 캐 먹은 이후에 그냥 방치하여 온갖 풀이
자라던 곳이라 이제는 꽃을 길러볼 생각이다.
꽃씨를 뿌려놓고 시냇물을 내려다봤더니 주변이
너무 너저분하게 보였다. 마른 꽃대가 쓰러지고
자빠져 보기에 너무 안좋았다. 힘든 일도 아니라
윗쪽 막내네 부근에서 시작, 주로 우리가 내려가
시냇물을 사용하는 우리집 주변을 거쳐 머위밭의
주변에 이르는 시냇가의 마른 꽃대를 깔끔하게
정리를 했다. 그제서야 볼만하게 변했다. 저절로
흐르는 시냇물이지만 주변이 깔끔해야 보기에도
좋은 것인데 한동안 무심했던 것 아니었나 싶다.
저녁무렵에 처제와 이서방이 바우골에서 냉이를
잔뜩 캐와 시냇물에 씻느라 둘이 다정하게 앉아
있는 모습이 참 보기좋았다. 이런 것이 산골스런
모습이겠지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