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나의 멘토, 고마운 마을 아우
2024년 3월 22일 금요일
甲辰年 음력 이월 열사흗날
오늘도 여전히
아침은 차갑게 아니 꽤 쌀쌀하게 시작된다.
영하 2도 밖에 안되는데 어째 추운 느낌이다.
날씨예보 상으로는 저녁무렵 비소식이 있다.
어서빨리 쌓여있는 눈이 녹고 따스한 봄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오늘을 열었다.
해야할 일은 많지만
날씨가 방해를 하여 이도저도 할 수가 없다.
때는 이때다 싶어서 잘 놀고 있기는 하지만
마음은 그리 편하지 않은 촌부의 일상이다.
뭔가 시작했다고 하면 끝장을 내야 직성이
풀리는 촌부의 지랄맞은 그 성격 탓이겠지?
3월의 춘설로 인하여
며칠째 빈둥빈둥 놀고 있는데 마을 아우가
전화를 했다. 진입로에 떨어진 낙석을 치워
준다면서 트렉터를 몰고 올라오겠다고 했다.
엊그제 마을 회의때 이서방이 부탁한 듯하다.
올라오는 진입로에 꽤 커다란 돌 두 덩어리가
석축 위에서 굴러떨어진 것이다. 워낙 무거워
이서방과 둘이서 치우려고 했으나 불가항력,
그래서 마을 아우에게 트렉터로 치워달라고
부탁을 했던 모양이다. 해빙기가 되면서 석축
윗쪽 절개지가 붕괴되면서 크고작은 낙석들이
진입로에 굴러떨어진다. 정말로 위험천만이다.
이장에게 전하여 면사무소에 보수공사 부탁을
해달라고 해야겠다.
기왕 올라온 김에
바쁜 일이 없으면 차나 한잔하고 가라고 했다.
트렉터를 몰고 올라오자마자 카페 주차장 한켠
겨우내 눈을 치워 가득 쌓아둔 눈더미를 보더니
트렉터 바가지로 퍼서 한쪽으로 옮겨놓는 것이
아닌가? 아스콘 바닥이라 눈이 녹으면서 줄줄
흐르고 영하의 기온에 얼어붙어 치워야지 했던
것인데 어찌 촌부의 마음을 알고 한방에 해결을
해주는지 아우의 마음씀씀이가 너무 고맙다.
마치 숙제 검사를 하듯이
촌부가 그동안 간벌 나무 정리작업을 해놓은 걸
살펴보더니 "형! 느타리버섯목이 너무 큰데요.
반토막을 더 내셔! 그동안 일을 많이 하셨구랴!"
라고 했다. 그러더니 "장작집은 어떻게 지으려고
생각하셔? 한번 생각을 해봅시다."라고 하면서
줄자로 측정을 하고 집으로 들어와 대충 도면을
그려놓은 다음 자재 소요량을 알려주는 것이었다.
농사를 시작하기전에 작업을 해야하니 어서빨리
쓰러져 가는 장작집 해체를 하라고 당부를 했다.
자기 일처럼 적극적으로 나서주는 촌부의 멘토,
맥가이버 아우의 마음씀씀이가 너무너무 고맙고
감사하다. 이서방과 처제가 인천에 볼일보러 가
카페에서 차를 마실 수 없어 집에서 아내가 끓인
커피를 마시며 한참 이야기를 나누고 내려갔다.
마을 아우 당부대로 오늘은 낡은 장작집 해체를
해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