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16년 애마와의 이별
2024년 3월 19일 화요일
甲辰年 음력 이월 초열흘날
어제와는 사뭇 다른 오늘 아침이다.
영하 1도의 기온에 잔뜩 찌푸린 하늘,
겨울의 끝자락에 비와 진눈깨비 그리고 눈이
차례로 내릴 것이라는 날씨예보 때문이겠지?
설마 이 시기에 눈이 내려 쌓이지는 않겠지?
비록 힘빠진 눈이겠지만 아무도 모늘 일이다.
어느해 이맘때 눈이 잔뜩 내리고 쌓였던 적이
있었기에 오늘부터 내일 사이 꼬리긴 산골의
겨울이 혹시나 심술을 부리지는 않을까 싶어
해본 말이다. 설마 치울 만큼 내리겠어!
어제 오후에
울산에 맡겨두고 왔던 우리의 애마 자동차가
폐차되었다는 소식과 함께 폐차를 하기 전에
찍은 자동차 실물 사진과 등록말소 증명서를
사진으로 보내왔다. 어째 마음이 짠하고 많이
허전함까지 느껴졌다. 15년 6개월 동안 우리
가족의 안전을 지켜주고 우리의 활동을 위해
236,265km을 무사히 달려왔던 애마였기에
아내도 형용하기 어려운 마음이라고 했다. 이
애마는 2008년 9월 아버님께서 작고하시기
석달전 큰아들에게 마지막 선물로 마련하여
주신 자동차라서 더욱 더 마음이 많이 그렇다.
문득 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 去者必返)
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세상을 살면서 만남에는
반드시 헤어짐이 정해져 있으며 떠남이 있으면
또다시 돌아와 새로운 만남이 있다는 말이라고
해석이 되는 말이리라! 지금껏 지내오며 3대의
자동차를 타다가 보냈고 새로이 주문을 했으나
아직 출고가 되지않은 새차가 네 번째인데 언제
대면하게 되려는지 기다려진다. 16년 세월동안
동고동락을 했던 나의 애마 쏘렌토에게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로 인사를 대신하고 떠나보냈다.
간벌 나무 정리작업 5일次,
집주변, 밭주변의 나무는 모두 장작크기로 잘라
놓았고 정리도 다 마쳤다. 이제 가장 작업범위가
넓고 가장 많은 분량이 남은 산기슭을 해야한다.
지목은 밭(田)인데 오랜 세월을 방치하여 숲으로
변해 온갖 나무가 자랐다. 얼마전 그곳의 나무를
베어놓았다. 숲이라 그런지 나무들이 크고 굵다.
뿐만아니라 잔가지도 엄청나다. 작업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급할 것 없으니 쉬엄쉬엄 무리하지
않게 일하자고 다짐을 하며 엔진톱을 들이대며
일을 시작했다.
우선 더덕밭 가까이 자빠져있는 밑둥이 커다란
은사시나무부터 토막을 낸 다음 밑으로 굴렸다.
산기슭 숲은 경사가 져서 나무를 들고 메고 나를
수가 없다. 크고 굵은 나무는 적당한 크기로 잘라
굴리는 편이 훨씬 더 수월하다. 너무 굵은 밑둥은
장작크기로 잘라 하나씩 들어다 밑으로 굴렸다.
중간중간 수많은 잔가지를 치워가며 작업을 하다
보니 작업이 많이 더디다. 급할 것이 없으니 일을
하다말고 쉬는 시간이 더 많다.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말이다. 그래도 시작이 반이라고 마치고
보니 토막낸 굵은 통나무도 잔뜩이고 정리하여
밑으로 굴려놓은 나무도 상당히 많다. 이리저리
자빠져 널부러져 있는 나무를 언제 다 정리하나
했는데 이 정도 작업속도라면 3월에 대충 끝을
내지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방으로 어지럽게
뒤죽박죽인 잔가지 정리하고 나무를 꺼내는 일이
힘들기는 하지만 조금씩 비워지는 모습과 꺼내서
자르고 굴려놓은 나무가 쌓이는 게 위안이 되어
힘들다는 생각보다 뿌듯함과 더불어 흐뭇함이 더
크게 마음에 다가온다. 허나 오늘은 비, 눈소식이
있어 작업을 못하고 또 놀아야 할 것 같은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