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2024년 3월 16일 토요일
甲辰年 음력 이월 초이렛날
영하 4도의 아침 기온이지만
그다지 추운 기운도, 차가운 느낌도 없다.
봄기운이 다가오고 있음이라서 그런걸까?
좋은 날씨에 후미지고 그늘진 곳의 응달을
제외하고는 언제 녹을까 싶었던 눈이 거의
다 녹은 것 같다. 햇볕의 위력은 대단하다.
허나 산골은 아직 질긴 겨울의 끝자락이다.
아내와 처제가 가장 먼저 봄마중을 했단다.
어제 오후 마을 들녘에 내려가 봄의 전령사
냉이를 잔뜩 캐왔다. 오지않을 것 같은 봄이
산골에도 오고있음이라고나 할까? 향긋한
봄내음을 듬뿍 머금은 냉이를 캐와 시냇물에
씻고있는 아내를 보니 봄이 왔구나 싶었다.
허나 아직도 눈이 쌓여있고 아침으론 서리가
내려 지붕을 덮고 영하의 기온이라 겨울이
머물고 있다. 두 계절이 공존하는 산골이다.
이런 걸 두고 '봄이 왔으나 봄이 아닌듯 하다'
라는 뜻의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고
말하는 것이겠지?
간벌 나무 정리작업 2일次,
어제는 카페 옆쪽의 비탈진 더덕.두릅밭에서
나무정리를 했다. 지난 2월 초순에 잔가지를
정리하고 굵은 통나무는 윗쪽에서 아랫쪽으로
굴려서 내려놓은 것도 있고 버섯목을 쓸 나무
일부는 워낙 통이 굵어 그냥 방치해 두고 있는
것도 제법 많았다. 우선 엔진톱으로 잔가지를
장작크기로 토막을 내는 것부터 했다. 그 다음
통이 굵은 나무를 잘랐다. 중간중간 섞여있는
버섯목으로 쓰려고 잘라놓은 참나무는 골라서
따로 한쪽으로 따로 제껴놓고 통이 엄청 굵은
은사시나무는 50cm 정도 크기로 토막을 내어
역시 한쪽으로 모아놓았다. 참나무 표고버섯목,
은사시나무는 느타리버섯목으로 쓸 예정이다.
어제의 작업은 그야말로 어려움이 많았다.
비탈진 곳이기도 하고 쌓아놓은 나무의 크기와
굵기와 나무의 양이 다른 곳과 비교가 안된다.
엄청니다. 시작하면서 언제 다 할까 싶었으나
시작이 반이라고 쌓였던 나무는 토막이 나서
옆으로 쌓여가는 것이 흐뭇하고 신이 나서 힘든
줄도 몰랐다. 사실 힘은 많이 든다. 비탈진 곳에
비스듬히 널부러져 있는 나무는 받침목을 놓고
엔진톱으로 토막을 내고 밑으로 굴리거나 던져
놓아야 하는 일이라서 팔, 다리, 허리, 어깨가
뻑적지근하다. 언제라도 내가 아니면 이서방이
해야하는 일이라서 해야만 하는 일인지라 힘든
줄도 모르고 아침나절부터 열심히 했더니 오후
3시경에 마무리가 되었다.
아내도, 처제도 촌부가 혼자 일하는 것을 많이
걱정한다. 특히 어깨 통증으로 한의원을 다니는
이서방이 더 걱정하곤 한다. 함께 해야함인데
나이 많은 형님이 혼자 하고 있으니까 마음이
불편한 모양이다. 아픈 사람 입장에서는 불편한
마음이겠지만 그렇다고 다 나을 때까지 기다릴
수 없는 것 아니겠는가 싶어 혼자 하는 것인데
식구들의 마음은 그게 아닌 갑다. 걱정해줘서
고맙긴 하지만 쉬엄쉬엄, 사부작사부작 일을 할
생각이다. 단지 곳곳에 널부러져 있는 많은 양의
나무를 손놓고 그냥 두고 볼 순 없는 노릇이고,
식구들 마음은 잘 알지만 좋은 날씨에 하루라도
빨리 정리해야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촌부의
생각이라서 오늘은 카페 뒷쪽을 정리할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