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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하늘을 미워하지 말자!

 

2024년 3월 10일 일요일

甲辰年 음력 이월 초하룻날

 

절기상으로는

이미 봄이 왔지만 이 산골에서 봄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직 많이 이르다. 날씨예보에는

오늘까지 꽃샘추위가 이어진다고 하더니

맞는가 싶다. 이른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

여전히 추운 겨울 날씨이다.

 

일어나자마자 늘 하는 일,

난로에 장작을 잔뜩 넣고 난롯불을 지폈다.

이 산골스런 모습, 이런 훈훈함은 늘 정겹다.

아무나 느끼지 못하는 일상의 즐거움이랄까?

그나저나 저렇게 많이 쌓인 눈은 언제 녹고

저렇게 꽁꽁 얼어붙은 얼음은 언제 풀릴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추운 이 아침에

아내는 걷기운동을 한다며 바깥으로 나갔다.

정말 끈기와 열정이 대단한 사람, 독한 아내다.

아직 몸살감기를 다 떨치지 못했으면서...

 

어제 아침나절에는

비록 낮은 기온이었지만 하늘의 코발트색은

따스한 햇살에 더욱 푸르게 보여 마음까지도

푸른색으로 물드는 느낌이었다. 눈이 부시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겸연쩍은 미소를 지었다.

겨우내 시도때도 없이 너무 자주, 너무 많이

눈을 쏟아놓는다고 미워했던 마음이 미안한

생각으로 변한 것이다. 그러게 그 상황엔 꽤

힘들긴 했겠지만 기다리면 다 때가 오는 것이

자연의 이치, 자연의 순리인데 그걸 못 참고

가타부타, 횡설수설, 원망하고 미워했으니...

어째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허나 이 촌부도

평범한 생활인이지라 어쩔 수 없었다는 말로

변명 아닌 변명을 하게 된다. 앞으로는 하늘을

미워하지 말아야겠다.

 

아내 생일인데

뭐 하나 제대로 해준 것이 없어서 많이 미안한

마음이었다. 아들 녀석이 지엄마 맛있는 것을

사주라며 용돈을 두둑히 보냈다는 문자가 왔다.

아내는 남편보다 나은 아들을 두었구나 싶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둘째네와 제천에 사는 처제의

친구 부부와 함께 돼지갈비를 구워 점심을 하고

생일 케익도 함께 나눠먹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제천 김교수 부부는 돼지갈비를 택배로

미리 배달시켰고 처제는 언니에게 선물이라며

손수 바느질로 만든 앞치마를 갖고와서 입혔다.

고마운 처제와 처제의 친구 부부이다.

 

오후에 모처럼

바베큐장에 널부러져 있는 토막내놓은 통나무를

도끼로 쪼개 장작을 만들었다. 이서방이 카페의

벽난로 땔감으로 쓰는 것인데 겨우내 많은 눈을

치우느라 어깨에 무리가 와서 통증치료를 하러

한의원을 다니고 있고 도끼질을 할 수 없어 그냥

놔둔 것이다. 쪼개지를 못한 통나무 더미를 보니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잠시 도끼질을 한 것이다.

이 정도면 한동안 땔감은 될 것이라 그나마 마음

한켠 잘했구나 싶었다. 그나저나 이서방의 어깨

통증이 하루빨리 나아야 할 텐데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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