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아내 생일인데...
2024년 3월 9일 토요일
甲辰年 음력 정월 스무아흐렛날
아직도
겨울이 머물고 있는 산골이지만
날씨 예보에서 말하는 꽃샘추위는
오늘도 이어진다. 영하 11도이다.
한겨울 추위 보다도 춥게 느껴진다.
어제는
전날 밤사이에 제법 눈이 내렸지만
중앙통로를 잠시 빗자루로 쓸어냈고
진입로는 제설작업을 맡긴 젊은이가
바람돌이로 마무리를 하여 고마웠다.
점심 후에
처제를 초등학교에 내려준 난 다음
모처럼 아내와 함께 봉평에 나갔다.
전날 장날이라서 나가려고 했으나
눈이 내리는 바람에 나가지 못했다.
아내와 함께
장골목 단골 채소가게에서 이것저것
채소를 골랐다. 또 농협마트에 가서
생필품 몇 가지 사는 것이 전부이다.
마트안에 있는 빵집에서 아주 자그만
생크림케익을 골라서 카트에 담았다.
케익을 왜 샀느냐면,
오늘은 아내가 68살이 되는 생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선물없이
달랑 생일케익 하나로 떼우려고 샀다.
마음이 많이, 너무 무거운 느낌이었다.
어쩌겠는가?
처해진 지금의 현실이 이것밖에 안되는
것인지라 고생많은 아내에게 잊지않고
있다는 그 마음만 전하려는 내가 참 밉다.
말없이 웃고 서있던 아내에게 미안했다.
뿐만아니라
오늘은 이태 전 작고하신 엄마 생신이다.
큰딸을 당신 생일에 낳았고 66년 세월을
딸과 생일을 함께하셨다. 지금은 우리와
함께 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이 세상에서
존재하는 한 이 날은 잊을 수가 없을 게다.
어찌되었거나
엄마 없이 혼자만의 두 번째 생일을 맞는
아내의 생일에 구차한 변명, 갖은 핑계로
일관하는 나의 처지가 참으로 한심하다는
생각이다. 그래도 어쭙잖게 선물이랍시고
눈 위에 글을 적고 사진을 찍어 생일카드를
만들었다. 아내 반응이 어쩌려나 모르겠다.
난롯불을 지펴놓고 있는데
뒤늦게 잠에서 깬 아내가 2층에서 내려오며
"오늘은 몇 도야?"라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생일 축하합니다!"라고 큰소리를 질렀더니
"아이구~ 깜짝이야!"라고 하며 껄껄 웃었다.
이렇게
엄마의 생신이자, 아내의 생일날을 맞았다.
분명히 멀리 도시에 혼자 사는 아들 녀석이
지엄마에게 생일 축하한다는 전화를 할게다.
오늘은 이렇게 보내고 머잖아 주문한 새차가
나오면 아내와 함께 맛있는 먹방 여행이나
한바퀴 돌고 오는 것으로 생일 선물을 대신
하려고 하는데 새차가 언제쯤에 나오려나?
아들 녀석이 넉넉히 준 용돈도 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