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3월 초순의 폭설
2024년 3월 7일 목요일
甲辰年 음력 정월 스무이렛날
다른 고장에서는
매화가 피고 벚꽃 몽우리가 터지려고 한단다.
이른 봄이라서 벚꽃축제도 3월에 시작해야만
될 것 같다고 하는 기사가 의아스럽기도 하다.
이 산골에는
오늘 또 봄꽃 대신에 눈꽃이 펑펑 쏟아지는데...
당최 알다가도 모르는 것이 날씨, 기후변화가
아닌가 싶다. 아침 기온은 영하 2도에 머문다.
그런데, 그런데...
펑펑 함박눈이 쏟아지고 있는 산골의 아침이다.
오늘 눈은 저녁때까지 내릴 것이라는 예보이다.
참으로 지긋지긋, 징글징글한 올겨울의 날씨다.
3월의 눈,
어제 오늘 겪고 있는 날씨의 현상은 아니지만
올겨울은 유난히 잦은 횟수에 정말 많이 내려
하늘이 장난치는 것인지, 심술 부리는 것인지
도통 알 수 없을 뿐더러 밉기까지 한 겨울이다.
눈이 내림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걷기운동을 하겠다며 차려입고 나섰다.
눈이 내리는데 무슨 운동이냐며 극구 말렸으나
"이 정도는 괜찮아!" 라고 하며 막무가내였다.
40여분의 걷기운동 후에
아내가 집에 들어오며 하는 말이 너무 우스웠다.
"눈을 맞으며 걷는 기분이 어쩐지 아시겠소?"
"이 할마시, 날궂이 제대로 하고 다니는구만!"
"여보시오! 얼마나 낭만적인데 그걸 모르시나?"
"아따야? 이 할마시 아직 낭만이 남았는 가베?"
일주일 가까이
감기몸살에 콜록콜록 기침을 하며 고생하더니
이제 조금 나아져 늘 하던 걷기운동이 그리웠던
모양이다. 그래도 훌훌 털고 걷기운동을 하려는
아내의 열정에 찬사를 보내며 다행이구나 싶다.
그렇기는 하지만
소리없이 펑펑 쏟아지는 눈이 정말 장난 아니다.
거의 폭설 수준이라면 3월 초순에 무슨 폭설이
내리냐며 다들 의아해 하거나 어리둥절 하겠지?
허나 오늘 산골은 금새 눈으로 뒤덮히고 말았다.
아마도 어제 촌부가
아직 한참 이른 봄마중을 한답시고 시냇물가에
가서 맑은 시냇물에 손을 담가본 것이 날궂이를
한 것 아닌가 싶다. 흐르는 물소리가 참 좋았고
너무 맑아 손을 담가본 것인데 하늘이 노했나?
한 열흘 가까이
세트로 감기몸살을 앓아 콜록거리던 산골부부가
봉평 오일장날이라 장구경도 하고 콧바람 쐬러
나갈까 싶었는데 이놈의 폭설이 발목을 잡는다.
"젠장, 소박한 그 바람도 다 틀리삤네! 바람돌이
짊어지고 제설작업하게 됐으니 참 복도 많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