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또다시 하얀 세상
2024년 2월 16일 금요일
甲辰年 음력 정월 초이렛날
어제 내린 폭설로 또다시 하얀 세상으로 변했다.
마치 한겨울 속으로 빠져든 느낌이라고나 할까?
살다보면 알다가도 모르는 일이 많이 있긴 해도
그 중에 가장 으뜸은 날씨의 변화가 아닌가 싶다.
예보에는 틀림없이 겨울비가 내릴 것이라고 했다.
실제 비가 내렸다. 잠시뿐이었다. 이내 폭설 대비
하라는 대설경보발효 재난문자가 연신 띵동띵동,
한겨울 보다도 훨씬 더 대단한 폭설이 쏟아졌다.
그렇게 잔뜩 쏟아놓은 폭설은 오후 다섯시 무렵
그치는 것이었다.
어제는 결혼기념일이라 둘째네와 함께 밖에 나가
저녁이나 먹을까 생각했는데 폭설로 인해 그마저
할 수가 없었다. 이서방은 아랫쪽까지 눈을 치우고
염화칼슘을 뿌렸다. 그 사이 촌부는 단지에 쌓인
눈을 치웠다. 비가 내린 뒤에 영하로 떨어진 기온,
그 위에 물기를 잔뜩 머금은 폭설이 쏟아진 것이라
제설작업은 그야말로 난공불락(難攻不落)이었다.
바람돌이는 무용지물이라 넉가래로 몇 번을 나눠
밀어야만 했다. 힘이 몇 배로 더 드는 힘듦 그 자체,
어찌나 힘이 들었는지 온몸은 땀으로 흠뻑 젖었다.
이서방은 거의 사색이 되었고 녹초가 되어 얼굴이
초췌한 모습이었다. 정말 올겨울은 눈으로 인하여
고생을 엄청하고 있다. 하늘이 원망스러울 만큼...
폭설(暴雪 갑자기 많이 내리는 좋잖은 눈)이냐?
아님 서설(瑞雪 성스럽게 내리는 좋은 눈)이냐?
결코 서설은 아니다. 이런 눈은 정말이지 싫다.
그런데,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 바깥을 내다보니
설경은 그야말로 기가 막힌다. 어제의 힘든 기억,
제설작업의 힘듦과 그 생각은 아랑곳없이 말이다.
아내는 "우와~! 엄청 예쁘긴 하네. 그런데 싫어!"
라며 웃었다. 촌부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긴 해도
무슨 용빼는 재주가 있겠는가? 하늘의 뜻인지라
그러려니 하는 수밖에... "그래, 힘은 들지만 어쩔
도리가 없으니 차라리 즐기자!" 라고 하며 멍하니
바깥의 기막힌 설경을 바라보며 하루를 열었다.
이른 아침 기온은 영하 8도, 온세상이 얼어붙은
하얀 눈꽃 세상이 펼쳐진 雪多目 산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