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설날은 지나가고...
2024년 甲辰年 2월 11일 일요일
음력 甲辰年 정월 초이튿날
이른 아침 기온 영하 10도, 어째 좀 스산하다.
옛말은 틀린 것이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되면서
허전함까지 엄습하는 설연휴 사흘째 아침이다.
'든자리는 몰라도 난자리는 안다.' 그 말이 맞다.
아내도 그랬다. "어제 아침과 달리 오늘 아침은
느낌이 다르네. 듬직한 아들이 있어 좋았는데..."
라고 하면서 못내 아쉬워하는 것이 아닌가?
오늘 아침이 우리의 평소 일상의 시작이 맞는데
아들과 함께했던 2박 3일 너무 후딱 지나가버려
즐거웠던 마음은 아랑곳없이 아쉬움만 남아있다.
자식 생각하고 자식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이겠지?
아침에 일찌감치 아들과 함께 조촐한 차례상 차려
차례를 지냈다. 잠시나마 작고하신 부모님 생각을
했다. 두 분 생전에 첫 손주라며 아들 녀석을 엄청
챙기셨다. 자나깨나 내 새끼, 내 새끼라고 하셨던
기억이 떠올라 차례를 모시며 울컥했다. 두 분께서
그렇게 사랑을 주셨던 녀석인데 이젠 불혹이 지나
나름 사회에 공헌하는 일을 열심히 잘하고 있다.
지금까지 부모님 두 분이 살아계셨더라면 얼마나
대견해 하시고 좋아하셨을까? 그 생각에 더 울컥
하는 마음이었다. 하나뿐인 자식이지만 참 잘한다.
세배를 받았다. 혼자 절하는 녀석의 옆에 함께하는
며느리가 있었더라면 얼마나 더 좋을까 하는 생각,
다음 명절에는 꼭 그렇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눈발이 굵어져 함박눈이 펑펑 내려 부랴부랴 짐을
챙겨 아들 녀석을 보냈다. 좀 더 붙잡아두고 싶은
마음은 꿀떡 같았지만 기왕 보낼 것이라면 고생을
덜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많이 아쉽지만 보내야만
했다. 결과적으로 잘 보냈구나 싶다. 정월 초하룻날
부터 바람돌이를 짊어지고 아랫쪽 진입로 초입까지
제설작업을 했으니 말이다. 두어 시간쯤 되었을까?
한군데도 밀리지 않고 잘 도착했다는 연락이 왔다.
녀석은 세배하며 봉투를 주었다. 며칠뒤 다가오는
어미, 아비 결혼기념일에 맛있는 식사라도 하라고
했다. 이래저래 자식 덕을 보고 산다. 예약을 해놓은
새 자동차도 아들 녀석이 마련을 해주는 것인데...
아들 배웅하고 올라왔는데 둘째네가 장인, 장모님
차례를 지냈는데 올라와서 절을 올리겠냐고 했다.
아내와 함께 올라가 처제가 정성껏 장만하여 차려
놓은 차례상에 술 한 잔 올리고 절을 했다. 아내도,
촌부도 순간 울컥했다. 그동안 우리 부모님 차례를
모시느라 장인, 장모님 차례를 모시지 못해 마음이
늘 좋지않고 죄스러운 마음이었다. 너무나 고맙게
처제와 이서방이 차례를 모시겠다고 했다.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이번 설에는 오겠다던 막내네가
사정이 생겨서 못왔다. 시집간 딸내미를 기다리는
친정엄마처럼 아내는 조카 딸내미가 좋아한다며
식혜를 만들고 막내네 오면 줄 것이라며 이것저것
챙겨놓는 것이었다. 못온다는 연락에 많이 서운해
하는 눈치였다. 예약을 해놓은 자동차가 나왔으면
아마 바리바리 챙겨 오늘쯤 영주로 갔을 것이다.
뭐 특별한 것은 아니지만... 그놈의 자동차가 하필
이 무렵에 퍼지고, 예약을 한 자동차도 아직이라서
그저 마음뿐이다. 이렇게 산골부부의 설날은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지나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