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축제 한마당, 뒤풀이 두 세 마당
2023년 10월 8일 일요일
음력 癸卯年 팔월 스무나흗날
이제는 연일 영하에 가까운 기온의 날씨로
시작되는 하루가 이어지고 있는 산골이다.
오늘 아침도 마찬가지, 영상 1도에 머문다.
마을 사람들도 그렇고 우리 산골가족 또한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 "좋은 시절 다 갔네"
라며 계절의 바뀜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가을이 짧고 겨울이 아주 긴 산골 사람들의
마음이 바빠지고 손발이 분주해지는 그런
시기가 되었다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이런 시기에 어제 하루는 그야말로 잘 먹고
잘 놀고 신나게 즐긴 날이었다. 이른 아침에
면사무에서 준비한 대절 버스를 타고 마을을
곳곳을 돌면서 면민들을 태워 멀리 평창읍에
있는 공설운동장으로 갔다. 8개면 군민들이
모여 노산문화제를 겸한 평창군민의 날 행사,
축제 한마당을 펼쳤. 각 면마다 그 지역특색,
향토문화를 표현한 모습의 입장식은 너무나
멋지게 보였다. 어떻게 저렇게 기발하고 멋진
아이디어를 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감동에
감탄사가 저절로 나왔다.
우리같은 나이는 운동경기는 무리가 따르니
입장식 외는 그저 젊은이들 뛰는 경기 관전을
하는 것에 참석 의미를 두게 된다. 오랜만에
만나는 면민들과 부녀회에서 정성껏 맛있게
식사를 하며 한잔 술을 나누는 것이 전부이다.
어떤 행사이든 준비를 하는 분들과 부녀회와
같은 분들이 뒤에서 수고를 해주고 있어 우린
그 분들의 노고에 고맙고 감사한 마음으로 이
축제를 즐기게 된다. 그 분들의 수고가 빛나는
것이라서 우리 마을의 부녀회장 제수氏에게
다가가 수고한다는 인사와 함께 아주 맛있게
잘 먹었노라고 박수를 쳐주고 왔다.
이번 노산문화제와 군민의 날 행사장에는 아주
의미있는 것이었다. 처제의 서예작품이 전시돼
있었기 때문이다. 평창문화원에서 개최를 하는
'2023 문화학교작품전'에 봉평문화원의 한문
서예반에서 붓글씨를 배우고 있는 처제가 작품
한 점을 출품하였고 전시를 하고 있어 형부로서
안가볼 수가 없었다. 한문서예를 시작한 것이
얼마 안되었는데 아주 잘 쓴다. 전시작품 약간
삐뚜름하여 바르게 해놓고 있는데 관계자분이
누구신데 작품을 만지냐고 하여 당당하게 우리
처제작품인데 약간 삐뚜름하여 바르게 해놓는
것이라고 했더니 그러시냐며 처제 칭찬을 했다.
괜시리 당사자도 아닌데 어깨가 으쓱해지는 것,
가족이라서 우쭐했다고나 할까?
일찌감치 집으로 돌아와 뒤풀이 겸해 카페에서
이서방이 내려주는 향긋한 커피를 함께 마셨다.
이장 부부, 멘토 맥가이버 아우, 둘째네 부부와
우리 부부가 모였으니 청바지클럽 모임이 되고
말았다. 학열 아우가 빠져서 아쉬기는 했지만...
기왕 만난 김에 저녁식사를 하자고 하여 모두
인근 평창한우마을로 이동해 소주까지 곁들여
즐겁게, 맛있게 아주 잘 먹었다. 우리는 일정한
날짜, 시간, 장소를 정해놓는 모임이 아니라서
어떤 격식이나 틀에 얽매이지 않으며 즉흥적인
모임을 갖곤 한다. 서로 부담없는 범위내에서...
식사후 음식점 한켠에 있는 야외공연장에서는
'꿈꾸는 사람들'이라는 혼성듀엣 유튜버 가수의
공연이 펼쳤지고 있었다. 관객석 뒷쪽에는 아주
제대로 피운 모닥불까지 있어 가을밤을 멋지게
수놓고 있었다. 거의 대부분이 젊은 관객들인데
우리 일행은 노땅들이라 분위기를 망치는 것이
아닐까 염려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들이
더 신나게 응원하고 호응을 하여 모두들 박수를
쳤다. 한번도 현장공연과 유튜브 접속을 하면서
경험한 공연은 없었으나 어제 처음으로 해봤다.
정말로 모처럼 멋진 문화체험을 했다고나 할까?
아무튼 어제는 신난 축제 한마당을 즐긴데 이어
두 세 마당의 멋진 뒤풀이까지 즐거운 하루였다.
분주하게 움직였던 일도 일단 끝냈고 추석부터
시작해 어제까지 잘 놀며 즐겼으니 오늘부터는
천천히 밀린 숙제도 하고 일도 좀 서둘러 정리를
해야겠다.





이태백의 산중문답에 나오는 글귀군.. 역시 한문지도사 자격까지 따신 분이라 선문하는 눈이 탁월하시우!
왜 푸른 산속에 사느냐고 내게 묻거든, 웃으며 대답하지 않더라도 마음은 한가로워라....!
용식이네 식구들의 유유자적하는, 자연을 관조하는 모습을 그린 넉넉한 글이구만. 처제의 글 솜씨와 필력이 대단하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