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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진작 했어야 했는데...


2023년 9월 24일 일요일

음력 癸卯年 팔월 초열흘날


어제보다는 나은 오늘 아침이다.

기온은 올라 9도에 머무르지만

안개와 이슬은 어제와 다를 바 없다.

피부로 느끼는 서늘함은 여전하다.

이제 계절은 가을 문턱을 넘었으니...


아내를 도와 붉은고추 말리기를 위한

사전작업인 고추를 닦는 일로 하루를

시작했다. 요즘에 아내의 관심거리는

건조기에 넣어 말리는 붉은고추이다.

이제 이 일도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촌부의 관심사는 무엇일까?

일을 만들어 고생을 사서 한다고 핀잔

받고있는 앞마당 정리 프로젝트, 연일

하나하나 조금씩 하고 있는 그 일이다.

어제는 잠시 낮달맞이꽃을 옮겨심었다.


촌부의 일이 생각을 하고 계획을 한다고

그렇게 진행되는 것은 쉽지 않을 뿐더러

앞뒤 순서가 뒤바뀌는 일이 다반사일 수

밖에 없다. 계획을 세워놓아봐야 농사가

우선인지라 다른 일은 항상 뒷전이다.


진작 했어야 했는데,

차일피일 뒷전으로 미뤄두었던 그 일을

해볼 참으로 장비와 도구를 꺼내놓았다.

예초기, 낫, 톱에 심지어 가족장갑까지...

더덕, 두릅을 기르고 있는 언덕배기밭에

온갖 잡목과 잡초 특히 가시가 있어 아주

귀찮은 환삼덩굴을 제거하기 위해서이다.


우선 더덕밭 옆의 몬뎅이부터 예초기를

들이댔다. 칼날 장작한 예초기도 무성한

덩굴식물과 잡목에는 맥을 못추고 자꾸

감기고 멈추는 바람에 무진 애를 먹었다.

그렇다고 포기할 촌부가 아니다. 자그만

몬뎅이 하나 정리하는데 두어 시간 걸려

겨우겨우 마무리하느라 땀범벅이 되었다.


오후에는 더덕, 두릅밭 입구는 물론이고

주차장까지 넘어온 환삼덩굴을 제거하는

일을 시작했다. 이놈의 환삼덩굴은 정말

지겨운 식물이다. 번식력이 얼마나 강한

것인지 모른다. 뿐만아니라 가시가 있어

작업하는 것도 힘들다. 덩굴식물이라서

예초기로는 힘들어 낫이나 톱으로 마구

걷어내는 수 밖에 별 뾰족한 방법이 없다.

그래서 두툼한 가죽장갑을 끼어야 한다.


환삼덩굴을 거의 다 걷어내고 그 다음의

골칫거리 키가 큰 돼지감자와 온갖 잡목,

잡초를 예초기로 정리하려고 하는데 일을

중단해야 했다. 아내가 어서빨리 원주에

가서 조카 딸내미를 데려와야 한다고 했다.

장비도 제대로 챙겨놓지 못하고 부랴부랴

대충 하는 둥 마는 둥 샤워를 하고 원주로

내달렸다. 자식이 아프다는데 어쩌겠는가?

다행히 크게 아픈 것은 아니라서 주말이라

산골집으로 데리고 왔다. 한시름 놓았다.


추석명절이 가까워지고 산골집에도 선물이

하나둘 도착을 한다. 아들 녀석이 이모들과

나누라며 보낸 것은 오래되어 지난 모임때

나눴다. 후배가 와인을 보내오더니 어제는

조카 딸내미가 황태를 보내왔고 청바지클럽

회원인 아우가 생필품 선물세트를 갖다놓고

갔다. 추석명절이 다가오는 것이 실감난다.Picsart_23-09-24_04-46-14-336.jpgPicsart_23-09-24_04-44-11-419.jpgPicsart_23-09-24_04-41-39-451.jpgPicsart_23-09-24_04-39-52-444.jpgPicsart_23-09-24_04-38-23-411.jpgPicsart_23-09-24_04-36-04-950.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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